해녀 삶과 마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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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미예 기자
  • 승인 2016.11.04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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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해녀박물관…''제주해녀'의 모든 것을 한눈에

[제주일보=박미예 기자] 제주 해녀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가 더 이상 염원이 아닌 ‘사실상 확정’이라는 현실로 다가오며 제주문화의 저력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제주 해녀문화에는 척박한 생의 한 가운데서 삶의 지혜를 강인하게 일궈온 제주인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

이제는 제주 대표 브랜드를 넘어 세계적 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제주 해녀문화를 보고 듣고 느끼며 의미 있는 추억을 남겨보는 것은 어떨까.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해녀박물관을 방문하면 3개의 전시실을 통해 제주해녀의 생활상, 일터, 생애 등에 대한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해녀박물관 제1전시실 ‘해녀의 생활’에 들어서면 초가집과 그 속에 전시된 제주해녀의 세간에 시선을 사로잡히게 된다. 이는 이남숙 해녀(1921~2008)가 실제로 사용했던 유품을 가족들로부터 기증받은 것으로, 1960~1970년대 해녀의 생활상을 잘 보여준다.

또 어촌마을 모형, 제주 음식, 잠수굿 등이 모형과 그래픽을 통해 전시되고 있다. 특히 한쪽 벽면에 뱃고시, 지드림, 미역해경, 원담쌓기 등 물질과 관련된 주요 월별 행사를 제시해 해녀의 1년을 엿볼 수 있도록 했다.

해녀박물관의 핵심으로 꼽히는 제2전시실 ‘해녀의 일터’에서는 제주해녀들의 바다 일터, 역사, 공동체 의식 등이 담긴 다양한 전시물이 관람객들을 맞는다.

제주해녀들이 물질 작업 전과 후 옷을 갈아입거나 휴식을 취했던 공동체 문화의 전신격인 ‘불턱’ 모형, 실제 숨비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제주해녀 물질 영상 등이 어우러진 곳이다.

고무옷이 생기기 전 작업복이었던 물소중이, 고무옷, 갯닦이 도구, 까꾸리, 빗창, 테왁망사리, 물안경 등 실제 물질도구가 전시돼 있는 곳이기도 하다. 1702년 ‘탐라순력도’ 속에 그려진 해녀의 물질 모습도 제주해녀의 역사 코너에서 함께 소개된다.

제3전시실은 해녀들의 생애로 꾸며졌다. 실제 해녀들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 첫 물질부터 상군해녀가 되기까지의 일, 출가물질 경험담 등을 그들의 목소리로 들어볼 수 있다.

또 공동체 문화의 상징적 장소인 해녀 작업장(현대식 불턱)이 ‘데이비드 알란 하비’ 작가의 사진과 함께 전시되고 있으며, 자랑스러운 해녀의 얼굴 등도 관람 포인트 중 하나다.

전시실 이외에도 어린이들이 해녀 관련 놀이기구를 만지고 놀 수 있는 ‘어린이 해녀관’도 운영되고 있어 가족단위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어당기고 있다.

박물관을 나서 조금만 걸으면 제주해녀항일운동기념탑도 살펴볼 수 있다.

이 기념탑은 1931~1932년 구좌면과 성산면, 우도면 일대에서 일제의 수탈과 민족적 차별을 견디지 못해 해녀들이 일으킨 ‘제주해녀항일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북제주군(현재 제주시에 통합)이 1998년 8월 15일 건립했다.

제주해녀항일운동은 연인원 1만7130명이 참여한 대규모 항일운동으로, 해녀들뿐 아니라 청년과 일반 농민층도 함께한 국내 최대의 여성 주도 항일투쟁이자 최대의 어민봉기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를 찾을 수 있다.

해녀박물관을 통해 제주해녀에 대한 기본 지식을 얻었다면 구좌읍 평대리 불턱을 비롯해 성산일출봉 해녀물질공연 등 실제 해녀 문화를 생생하게 접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아 추억을 더하는 것을 추천해본다.

박미예 기자  my@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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