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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마을체험 의무화…공동체 이해·일자리 창출 효과임안순 ㈔제주도 농어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장
제주일보 | 승인 2016.10.26
① ②독일 알스펠트 리셔로데 권역 환경교육센터는 250년 된 농장 창고 건물을 1994년 리모델링해 인근 50여 개 농장과 수공업자, 예술가, 건축가 등과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협력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제주 농촌 리더들이 체험 프로그램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③폐지 등을 모아 재생펄프로 만든 종이.

[제주일보] 춥다. 그리고 부끄럽다. 고독을 즐기고 추억을 떠올리며 억새꽃 사이에서 은근한 미소를 떠올리게 했던 만추(晩秋)의 기억이 새삼 그리워진다.

필자가 대학생이었던 시절, 약 3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본다. 강원도 원주의 치악산 자락의 어느 마을에서 일주일 정도 머물렀던 기억이 이맘때면 항상 자연스럽게 필자의 마음과 머리에 그려진다.

조금은 휑한 산자락의 감나무에는 까치밥이 남아있고 실개천에는 살짝 살얼음이 끼어 있으며, 그 밑으로 흐르는 가느다란 물줄기에서는 청량한 음악소리가 귀를 간지럽힌다.

새벽녘 거의 모든 농가에서는 굴뚝을 통해서 소담스런 밥 짓는 연기가 나온다. 이 모든 것을 지켜볼 수 있는 어떠한 사람도 ‘우와 좋다’라는 감탄사와 더불어 여유와 평온함을 느끼지 아니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제는 대한민국 농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새벽녘의 농촌 풍광일 것이다.

대한민국이 총체적인 난관에 빠져있다. 아니 깊은 늪에 빠져있다. 허우적거릴수록 더욱 깊이 빠지게 되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절대 빠져 나올 수 없는….

안타까운 일이다. 제주도 또한 수많은 갈등의 요인들이 넘쳐난다. 일반 서민들은 짜증나는 소식들로 도배가 된 아침 뉴스를 보며 좋지않은 기분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게 된다.

연중 전국 각처의 마을과 단체, 기관, 대학교, 전문가 그룹 등이 100여 회 이상 필자가 일하고 있는 현장과 강의실에서 두어 시간의 특강과 토론을 치열하게 펼친다.

화두는 마을가치 함양, 농촌관광을 통한 일자리 창출, 6차산업 등이다. 이 시간을 통해 수많은 의제를 발굴하고 해결 방안 등을 토론하게 된다.

물론 거기에서 도출되는 결론이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현 정권이 핵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창조경제의 맥과도 흐름을 같이 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과연 현 정권의 핵심키워드인 창조경제라는 기치가 얼마나 힘을 받을 수 있으며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는 독자들은 대충 감을 잡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전국 광역단체들이 앞다퉈 창조경제혁신센터라는 새로운 기구를 설립하고 많은 예산과 에너지를 투입했으나 과거 사례에서 보듯이 참여정부가 추구했던 금융허브, MB정부가 추진했던 로봇랜드처럼 잡초만 무성한 결과를 낳지 않을까 심히 우려가 된다.

농촌공동체의 유지·복원과 농촌가치의 함양이 제주도의, 아니 대한민국의 미래가치를 담보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필자의 눈에는 온통 나쁜 뉴스로만 가득한 정보 제공 매체에 혐오감이 든다. 왜, 착한 뉴스나 예쁜 뉴스를 제공하는 매체는 없는 것일까.

그나마 다행인 것이 공중파나 종편에서 농촌의 풋풋함과 평온함, 그리고 다양성들을 시사 프로그램이나 예능 프로그램 통해 다루면서 소비자들에게 흥미를 유발시켜주고 있다는 점이다. 조금이나마 위안이 됨은 나만의 생각일까?

이런 와중에도 탄탄한 농촌공동체의 유지가 국가 존립에 큰 에너지가 될 것이라는 신념과 소명으로 올인하는 전국의 농촌 리더들이 결코 포기하거나 손을 놓지 않기를 바란다.

새삼 유럽의 농촌공동체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더욱 절실하게 부러워진다.

대한민국 정부나 각 지방정부는 단순히 각종 사업의 대상지로 마을을 선정하고 사업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마을에 사업비를 투입하기 이전에 마을과 사업을 담당하는 관련부서에 대한 일정 기간 집중적인 교육과 학습을 유도해야 한다(일회성 교육은 안됨). 또 지속가능한 사업이 되기 위한 전문가 그룹과의 멘토링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더불어 그곳에 충분한 자금이 투입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독일 알스펠트 리셔로데 권역 환경교육센터가 새삼 떠오른다.

이곳은 250년 된 농장 창고 건물을 1994년 리모델링해 인근의 50여 개의 농장과 수공업자, 예술가, 건축가 등과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협력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청소년들에 대해서도 하나의 프로그램을 일주일 단위로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 스스로 정한 프로그램 아이템에 대해 주제별 이론과 실습, 관련 경영체 견학 등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아이들이 공동체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또 자연과 환경, 농업과 농촌, 환경의 선순환에 대한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은 아이들의 인성 함양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아이들의 농촌과 농업 그리고 농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더 큰 도움이 된다.

단순히 위와 같은 프로그램이 부러운 것이 아니라 주정부와 교육행정당국이 농촌에 투자하는 모습이 부러운 것이다. 해당 지역의 학교에서는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의 체험을 의무화하고 있다.

체험 관련 비용이 1인당 160유로에 달하지만 교육담당 행정기관이 80%, 주정부가 20%를 지원하고 있어 마을 사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더더욱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이 자발적인 참여도 있지만 농촌에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돼 자연스럽게 젊은이들에게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던 것이다. 주정부나 교육담당행정기관의 조그마한 투자로 두 마리 이상의 토끼를 잡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그리고 교육청에게 바란다. 대한민국의 균형 발전과 농업농촌의 미래 발전 그리고 인재 양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과연 어떤 투자가 필요한지 깨닫기를….

제주일보 기자  kangm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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