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을 버리자
집착을 버리자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10.25 19: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태용 수필가 / 제주동서문학회장

[제주일보] “나라는 것과 내 것이라는 것을 표시해 두게 되면 괴로움이 생기게 된다.” 이 말은 불교 경전인 ‘금강경’에 나오는 말이다. 한마디로 무소유를 강조한 부처님의 설법이라 할 수 있다.

요즘, 집착 때문에 자기의 인생과 생명을 자포자기(自暴自棄)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사랑하고 사모하는 사람을 너무 집착한 나머지 상대방이 조금만 소홀해도 절망에 빠져 자신을 돌아보지도 않고 괴로워하며 스스로 불행을 자초하는가 하면 재물과 명예와 권력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결국은 헤어나지 못하고 삶에서 낙오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

집착은 오래가면 정신적 스트레스와 육체적 스트레스가 응고물이 되어 그것이 곧 우울증은 물론 암 같은 질병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인연 따라 마음을 일으키고 인연 따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좋지만 집착만은 놓아야 하는 이유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위하고 자기의 행복만을 위해서 살아간다. 따지고 보면 자신의 행복이란 다른 여러 존재들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부정하려 해도 부정할 도리가 없다. 이기심을 깨고 아상을 깨고 몸과 마음을 닦아야 건강해진다고 보면 이기심을 녹여내고 번뇌를 녹여낼 때 곧 질병은 스러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랑을 하되 집착이 없어야 하고, 미워하더라도 거기에 오래 머물러서는 그때부터 분별의 괴로움은 시작된다.

불가에서 집착과 번뇌를 멀리하도록 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수행의 근본으로 삼는 것도 따지고 보면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도모하려는 부처님의 거룩한 가피의 발로일 것이다. 불교 교리에 동사섭(同事攝)이란 말이 있다. 4섭(攝)의 하나로 사업을 하되 이익을 같이하면서 고락을 같이하고 화복을 함께 함으로써 진리의 길로 이끌어 들이는 것을 뜻한다. 세상살이에 있어서 자기를 낮추는 자세는 정말 중요하며, 주위에 가난으로 고통 받는 사람이 있다면 무시하거나 깔보지 말고 위로를 해줘야 하며, 눈물 흘릴 때 눈물을 닦아주고 슬플 때 같이 울어주고 괴로울 때 같이 고통스러워 해주는 것이 진정한 동사섭 정신이라고 한다.

부정적으로 세상을 본다거나 하면 자신도 괴롭고 남들도 따라 힘든 삶을 살게 된다. 그래서 인생관(人生觀)을 어떻게 가지느냐 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괴로움의 원인인 집착을 떨쳐 바르게 살아가는 삶을 해탈의 삶이라고 한다면 모든 구속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이 아닌가 싶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