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같이 억센 공직자가 되자
억새같이 억센 공직자가 되자
  • 제주일보
  • 승인 2016.10.25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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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건. 제주특별자치도 공항확충지원과

계절마다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제주는 요즘 곳곳에 은빛 물결을 수놓은 억새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제주의 강한 바람 속에서도 꺾이지 않고 가을의 정취를 더해주는 억새를 보면 참 대견하면서도 그 생명력이 강하다는 느낌이다.

억새의 줄기와 잎은 가축의 사료나 지붕을 잇는 데, 뿌리는 약으로 쓰이며 오염된 물질을 흡수해 물을 정화시키는 기능을 한다고 한다. 또 겨울에 윗부분은 말라죽어도 뿌리는 그대로 살아남아 이듬해 더 많은 잎과 줄기를 피운다고 하니 그 고마움과 강인한 생명력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최근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전면 시행됐다. 참으로 획기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한 마음이다.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법률적 취지에는 이견이 없지만 공직자의 기본 중에 기본인 청렴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도마 위에 올랐고 부정부패 방지를 위한 법률이 제정될 만큼 우리사회에 부정부패가 만연하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고 그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 같아 공직에 몸담고 있는 필자로서는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필자부터 몇 년 안되는 그동안의 공직생활이지만 다시 한 번 돌이켜보고 청렴한 공직자의 자세를 굳건히 해 본다.

한낱 여러해살이풀에 불과하지만 거센 바람에도 꺾이지 않고 오염물질을 흡수해 물을 정화하는 억새처럼 흔들어 대는 부정청탁의 유혹에도 굴하지 않는 공직자의 자세를 가진다면 사회 부조리도 정화할 수 있는 튼튼한 뿌리가 공직사회에도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 공직사회에도 푸른 빛 청렴의 물결이 장관을 이루기를 기대해 본다.

제주일보 기자  hy0622@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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