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패션의 정석, 스카프이야기
가을 패션의 정석, 스카프이야기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10.25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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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KBII 한국뷰티산업연구소 수석연구원
[제주일보] 찬바람이 부는 요즘과 같은 날씨에 스카프는 그야말로 가장 멋스럽고 시크함과 스타일리시함을 담은 대표적인 스타일이라 할 수 있다. 오드리 헵번은 영화‘로마의 휴일’에서 옆으로 살짝 묶어 연출한 쁘띠 스카프로 뭇 남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고,‘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강한 편집장 역을 맡았던 메릴 스트립은 모노톤 스카프로 시크함이 두드러졌다.
 
영화 속 여배우들뿐 아니라 한 스타일 한다는 이들은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스카프를 빼놓지 않는다. 아마 스카프가 이처럼 사랑받는 이유는 쉽게 구입할 수 있으면서도 센스를 요하는 패션소품, 평범한 스타일에 변화를 줄 수 있는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스카프의 기원은 로마의 연설자들이 성대를 보호하기 위해 목 주위에 스카프를 둘렀던 것이 최초의 기록이라 추측하고 있으며 또한 기원전 3세기 중국의 진왕조 시대에 시황제의 친위병과 군인들이 정예군임을 확실하게 구별하기 위해 목 주위에 화려한 끈을 착용한 것을 기원으로 보고 있다.
 
스카프는 목에 감거나 어깨에 걸치기도 하고 머리에 쓰는 장식과 실용을 겸비한 목도리의 일종으로 프랑스어의 에스카르프(escarpe)에서 발전한 에샤르프(e‘charpe)이다. 장식과 보온, 보호의 역할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일찍이 여러 국가와 시대별로 다양한 문화권에서 천의 크기와 소재에 따라 그 사용상의 의미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왔다.
 
20세기 이후 복식에서 스카프는 장갑, 핸드백과 함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였고, 유럽과 미국에 대중적으로 보급되면서 공식석상에서 품위를 지키기 위한 에티켓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1900년대 이전의 스카프는 숄 개념이 매우 컸지만 1920년대 실크에다가 직접 손으로 스크린 프린팅하는 기법이 등장하면서 더욱 다양한 프린팅 효과를 낼 수 있었고 이 덕분에 목에 매는 길고 좁은 형태의 스카프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다. 이는 슬림한 실루엣이 패셔너블하게 여겨지는 시대의 흐름을 따른 것이었다.
 
1980년대부터는 의상과 함께 다양한 액세서리를 함께 연출시키는 토털룩이 등장함으로써 다양하고 자유로운 스카프의 연출법 및 유형이 나타났다. 21세기에는 아름답게 프린트된 스카프가 이슬람 여성들의 글래머러스한 매력을 표현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는데 현재까지 머리카락을 가려야 하는 전통에 복종을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슬람 여성들에게 스카프는 미적인 욕구를 표출할 수 있는 수단이 되고 있다.
 
그 밖에도 밝은 칼라와 화려한 패턴의 헤어 스카프는 아프리카와 캐리비안 여성들의 전통적인 복식의 요소로 널리 사용되고 오늘날에는 착장부위에 따른 다양한 크기와 용도의 스카프개발이 이루어지고 있고, 명품 브랜드에서는 각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낼 수 있는 독특한 고유의 프린팅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또한 스카프 자체에서 영감을 얻어 콜렉션 전체의 테마가 정해지기도 한다.
 
주얼리가 금속과 보석으로 여자를 반짝이게 한다면, 스카프는 소재가 가진 우아함으로 스타일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타 패션 아이템과 비교했을 때 스카프만이 가진 매력은 전체적인 룩이 심심할 때 가장 손쉽게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아이템이 바로 스카프이며 백과 슈즈, 주얼리가 단순히 스타일링의 감도를 올려주는 조연이라면, 스카프는 룩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주연이라고나 할까? 패브릭으로 몸을 감싸는 행위 자체가 옷과 동일한 힘을 지녔다고 할 수도 있겠다.
 
키가 작고 마른 체형이라면 트윌리나 스키니 스카프를 짧게 묶어 타이나 리본처럼 연출하는 것이 단점을 보완시키기에 좋다. 90~110cm의 큰 사이즈를 착용하면 자칫 스카프에 싸인 듯한 모습이 되어 체격이 더욱 왜소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골격이 큰 사람은 정사각형 스카프를 숄이나 블라우스처럼 어깨를 감싸듯 연출하면 훨씬 날씬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실크는 조직에 따라 다양한 원단으로 나뉘기 때문에 원하는 분위기에 따라 각기 다른 소재의 스카프를 착용하는게 좋다. 포멀한 스타일에는 단단한 힘이 느껴지는 실크 트윌 소재, 우아한 스타일을 원한다면 가볍게 흘러내리는 실크 시폰 소재, 캐주얼한 스타일을 원한다면 부드럽고 탄력 있는 면 실크혼방 소재 스카프가 잘 어울린다. 같은 스카프라도 어떻게 매느냐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스카프를 고를 때는 패턴보다 컬러 선정이 먼저다. 자신의 피부색과 잘 어울리는지 확인 후 얼굴이 하얀 편이라면 파스 텔 컬러나 핑크, 오렌지 같은 웜 톤 컬러가, 까무잡잡하다면 그린, 네이비 등 차분한 쿨 톤 컬러가 잘 어울린다.
 
올해의 가을색으로 차가운 듯 따뜻한 푸른색 ‘러버사이드’, 차분한 하늘색 ‘에어리 블루’, 상어를 연상시키는 시크한 회색 ‘샤크스킨’, 비비드한 오렌지 빛 붉은색 ‘오로라레드’, 은은한 겨자색 ‘스파이시 머스타드’ 등 다양한 색들이 선정되었다. 올 가을 유행 색을 참고하여 분위기있고 스타일리시한 가을을 만끽해봄이 어떨까.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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