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제의 성장세는 계속될 것인가
제주경제의 성장세는 계속될 것인가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10.2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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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철 한국은행 제주본부장

[제주일보] 제주경제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아야 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다른 지역이 시샘을 낼 정도이다. 제주의 경제규모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역총생산(GRDP)은 2015년 기준으로 15조원을 상회하고 있다. 2010년 10조원을 넘어선 이후 5년 동안 연평균 5.4%의 고속성장을 이어가, 같은 기간 평균 3%에 머문 우리나라 전체 성장세와 비교된다.

그렇다면 이같은 제주의 고성장 배경은 무엇일까? 특히 세계경제가 부진한 가운데 우리경제도 내수 및 수출이 약화되고 조선 • 해운 • 철강 등 주요 제조업체의 리스크가 확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은 제주 자연환경에 대한 새로운 조명이다. 1990년대 신혼여행 특수가 사라지며 난관에 처했던 제주관광은 2007년 올레길 개통과 UNESCO 세계자연유산 선정 등으로 새롭게 주목받게 되었다. 이와 함께 힐링(healing) 열풍에 힘입어 제주방문 관광객은 2013년 1,000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금년에는 8월 들어 이미 1,000만 명을 넘어서 제주경제 성장의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

두 번째로는 인구증가를 들 수 있겠다. ‘청정 제주’에서 살고 싶어 하는 우리 국민들의 소망이 이주열풍으로 이어졌다. 2007년 56만 명에 머물며 인구유출을 나타냈던 제주인구는 2016년 9월 현재 64만 명에 이를 정도로 빠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힘입어 제주도 내의 자체 수요가 크게 증가하여 경제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다른 요인으로는 첨단과학기술단지, 혁신도시 및 영어교육도시 조성을 통해 주요 기업과 공공기관, 국제학교를 정책적으로 유치한 것이다. 이렇게 유치한 기관들이 상당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으며 제주를 영어교육의 메카로 만들어 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성장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인가? 답은 ‘YES’일 수도, ‘NO’일 수도 있다. 즉, 제주가 눈앞에 직면한 여러 리스크들을 어떻게 대비하고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천혜의 자연환경, 이주열풍 및 기업유치에 힘입어 제주지역이 비교적 순탄한 성장세를 보였으나 향후 전개되는 국내외 경제변화는 새로운 어려움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먼저 금년말 이후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이 전망되고 감독당국도 가계대출 규제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내 부동산시장과 가계부채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높은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외국인 관광객의 85~90%)로 인해 중국 이슈에 관광산업이 과도하게 좌우되고 부정청탁금지법 시행으로 농림수산업 등은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도내 산업구조의 2.3%에 불과한 낮은 제조업 비중은 제주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을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상존하고 있다.

그러므로 대출자와 금융기관은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와 차입을 자제하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나가야겠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의 다변화를 위한 정책을 고민하는 가운데 부정청탁금지법의 영향이 큰 일부 업종에 대한 지원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IT·BT 등 미래의 신성장동력을 집중 육성하는 한편 교통, 환경 등 고성장 과정에 수반되는 부작용과 이로 인한 갈등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야 하겠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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