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내려앉은 화려함과 그윽함 '가을'
제주에 내려앉은 화려함과 그윽함 '가을'
  • 부남철 기자
  • 승인 2016.10.20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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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부남철기자] 지난 여름의 뜨거움과 10월 초 제주를 강타했던 태풍의 흔적을 뒤로 하고 제주에 가을이 내려앉았다.
제주특별자치도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지난 16일 시작된 한라산의 첫 단풍이 오는 29일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한라산 단풍의 화려함은 한라산을 찾은 사람들의 넋을 잃게 만들어 깊어 가는 가을의 쓸쓸함을 잊게 해준다.
푸른 바다와 하늘, 완만한 오름을 배경으로 은빛 춤을 추는 억새의 물결 역시 제주 가을의 또다른 아름다움이다. 깊어가는 제주의 가을을 이번 주말에 만나보자.

▲영실 계곡 단풍=한라산 최고의 단풍을 보여주는 곳이다. 누군가가 뿌려 놓았는지는 모르지만 물감을 뿌려 놓은 듯 화려한 색깔은 단풍의 절경을 보여준다. 영실코스 입구의 소나무밭 지대를 지나면 단풍의 물결이 등반객들을 맞이한다. 오백장군 전망대에 이르면 탁트인 병풍바위를 일대 능선 위를 수놓고 있는 단풍의 물결은 저절로 탄성을 자아낸다. 구상나무 숲 지대까지 펼쳐지는 영실 계곡의 단풍은 환상 그 자체이다.

▲용진 계곡 단풍=관음사코스에 있는 용진계곡의 단풍은 해발고도로 가장 높은 곳에서 오색의 향연을 펼친다. 관음사 코스 최고의 명소인 삼각봉에서 능선을 따라 펼쳐지는 왕관릉과 용진계곡, 백록담 북벽의 장엄함을 바탕으로 그려진 단풍의 수채화는 한 폭의 그림과 같은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다만 이 절경을 보기 위해서는 하루 일정을 잡고 등반을 해야 하는 정성이 필요하다.

▲한대 오름 단풍=단풍은 한라산에만 가야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1100도로 삼형제오름 서쪽 약 1.5㎞ 지점에 위치한 한대 오름.  오름 자체에는 화려한 단풍이 없으나 활엽수림으로 이뤄진 오름을 향한 산길을 물들이고 있는 단풍은 아는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오름은 전체적으로 완만한 경사를 갖고 있으며 높이가 낮은 오름으로 2개의 봉우리가 산정부에서 이어져 있는 형태이다.
입구는 해송, 삼나무가 주종을 이루며 잡목이 우거지고 진달래, 꽝꽝나무, 청미래덩굴 등이 식생하고 있다. 오름 서쪽자락에는 곰취군락이 있고, 동쪽자락에는 꽤 넓은 습원을 이루면서 주변에는 물웅덩이가 많다.

▲존자암길 단풍=한라산 영실 인근에 위치한 존자암을 향해 걸어가야 하는 20여 분의 숲길은 그 고즈넉함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가을 이 숲길은 화려함을 입는다. 붉게 물든 길을 걷다보면 어느 새 자연이 일부가 돼 버린 자신을 볼 수 있다. 한라산 영실코스 주차장에서 북쪽방향으로 보면 존자암 입구가 보인다.

▲은빛 억새의 물결=제주의 가을이 화려한 것만은 아니다. 제주의 중산간 지역의 넓은 들판과 오름에 군락을 이루며 제주에 은빛 물결을 출렁이게 하는 억새는 단풍과는 다른 그윽한 가을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산굼부리, 새별오름, 따라비오름, 남조로 등 도내 곳곳에서 산과 바다를 배경으로 춤을 추는 억새는 깊어가는 가을 아름다운 추억을 안겨준다.
글=부남철 기자 bunch@jejuilbo.net
그래픽=이현충 기자 hc@jejuilbo.net

부남철 기자  bunc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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