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의 삶은 제주어를 통해 이뤄진다"
"제주에서의 삶은 제주어를 통해 이뤄진다"
  • 김태형 기자
  • 승인 2016.10.06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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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맞아 훈민정음 원형 간직한 제주어 관심...제1회 제주학대회서 방언사전 필요성 공감대
삽화 김경호 화백

[제주일보=김태형 기자] 오는 9일로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을 지닌 ‘훈민정음(訓民正音)’이 반포된지 570돌을 맞는다. 신분을 떠나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고 소통하기 위한 원천적 수단인 한글은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언어로 의미가 강조되고 있다.

한글은 시대 변천사에 따라 표준어가 변형됐고, 이에 훈민정음의 고유한 형태도 부분적으로 변화해왔다. 이런 가운데 아직까지 훈민정음의 원형을 간직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 지역방언이 있다. 바로 아래아(·)를 쓰고 있는 ‘제주어’다.

‘제주어’ 역시 외형적 화려함을 앞세운 현대사회 발전과 맞물려 점차 쓰이지 않는 이른바 ‘촌말’로 외면당하는 현실에 놓여 있다. 유네스코는 제주어를 아주 심각하게 위기에 처한 소멸 위기 언어 4단계로 분류하기도 했다.

다행히 최근 들어 제주사회 각계에서 제주어의 아름다운 가치를 살리기 위한 보전·육성 등에 초점을 맞춘 다각적인 활동들이 잇따라 펼쳐지는가 하면 제주 사투리를 맛깔스럽게 사용한 드라마들까지 잇따라 선보이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같은 제주어 보전을 위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하나가 바로 ‘사전’이다. 제주어 사전은 1947년 발간된 ‘제주도 방언집’(석주명 저)이 최초로 전해지고 있다.

이후 1960년대 ‘제주방언연구’(박용후 저)와 ‘제주도방언연구’(현평효 저)를 거쳐 1995년 ‘제주어사전’(제주대박물관 저), 2007년 ‘제주말 큰사전’(송상조 저), 2014년 ‘표준어로 찾아보는 제주어사전’(현평효·강영봉 저) 등이 발간돼 제주어 사전의 계보를 이어왔다.

이들 사전이 제주어 보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새로운 사전의 방향성을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돼 주목을 받았다. 6일 제주발전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센터장 박찬식) 주최로 제주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회 제주학대회 제주어 세미나가 그것이다.

이날 세미나 주제는 ‘제주 방언사전의 역사와 방향’으로, 발표에 나선 오승훈 제주학연구센터 전문연구원은 “제주 방언사전은 다른 지역 방언사전보다 대략 35년 정도 역사가 앞서 있다”며 제주어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한 인식이 앞서 있음을 피력했다.

오창명 제주국제대 교수는 “기존 방언사전마다 표기법이 다르게 적용되면서 혼란을 주고 있어 일정한 표기 원칙을 지켜야 하는 것은 물론 제주 방언을 제대로 풀이해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상조 (사)제주어보전회 고문은 “제주에서의 삶은 방언을 통해 이뤄진다”며 “여러 분야의 제주어 속에는 지역민들의 삶의 애환이 투영돼 있는데, 이런 것들이 제대로 드러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새로운 제주어 사전의 조기 편찬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종합해볼 때 이날 세미나의 대명제는 명쾌했다. 바로 ‘사전을 통한 제주어의 보존 및 부흥’, 어쩌면 언어적 측면에서 제주의 미래 가치를 높이는 또 다른 시작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태형 기자  sumbad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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