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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양식산업 본고장서 제주광어 글로벌화 비전을 보다
[창간특집] 양식산업 본고장서 제주광어 글로벌화 비전을 보다
  • 신정익 기자
  • 승인 2016.09.29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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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광어, 노르웨이를 유혹하다…<상>유럽인 입맛을 사로잡다

[제주일보=신정익 기자] 제주의 광어(넙치)양식업은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한다. 1980년대 본격적으로 광어양식이 시작된 후 30여 년이라는 그리 길지 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양식어업인들의 꾸준한 노력으로 성장을 거듭하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양식광어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05년 6월 28일 정부는 제주의 활광어를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 인증서를 수여하면서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생산능력과 품질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그 후 제주광어는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생산량의 대부분을 내수에 의존하는 유통 시스템에서 탈피해야 하는 숙제를 풀어야 하는 단계에 봉착했다. 수출도 사실상 일본 위주로 이뤄지면서 시장 다변화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래서 제주어류양식수협을 중심으로 수출시장 확대를 위한 해외 마케팅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본지는 최근 연어로 대표되는 어류양식의 세계 최고 선진국인 노르웨이에서 양식수협 등이 야심차게 마련한 제주광어 마케팅 현장을 취재, 2회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주】

 

제주 광어양식산업은 그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9년 처음 연간 생산액이 1000억원을 돌파, 1165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생산량도 2000년 1만t을 넘어섰다.

‘세계일류상품’으로 지정된 이듬해인 2006년 생산액이 2048억원을 기록하면서 2000억원선을 돌파했다. 생산량은 2007년부터 2만t을 웃돌고 있다.

지난해 연간 생산액은 2652억원으로 종전 최대였던 2010년 2629억을 뛰어넘어 제주 광어양식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내수시장의 호황으로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다. 수출은 부진했지만 내수시장에서 이를 만회했다.

문제는 국내시장의 여건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점이다. 다른 어류와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하지만 돌발적인 악재를 만나면 엄청난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다른 지방의 어패류에서 콜레라 등 감염병이 발생하면 제주광어도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해외시장도 녹록지 않은 것은 비슷하다. 제주광어의 주력 수출시장인 일본은 2011년 쿠도아충이 검출된 것을 빌미로 지금까지도 추가검사 조건을 내세워 통관장벽을 높이고 있다. 이 때문에 2010년 500억원을 넘던 수출액은 매년 감소해 2014년 284억원, 지난해 299억원 등으로 급감했다. 제주광어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품질과 안전성을 강화하면서 시장 다변화를 빠르게 추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광어회와 스테이크의 매력 넘쳐요”

지난 8월 14일 오후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항 인근에 있는 고급 동양계 식당인 ‘미스타 베이(Mr bay)’에서는 주목할 만한 행사가 열렸다.

제주어류양식수협(조합장 양용선)과 ㈜제주광어(대표 한용옥)가 노르웨이 수산 관계자 등 100여 명을 초청해 제주광어의 다양한 맛을 소개하는 시식회가 진행됐다.

수산양식의 세계적 선진국인 노르웨이에 제주광어가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지는 의미있는 첫 걸음이 이뤄진 셈이다.

제주에서 항공편으로 직송한 양식광어를 이용해 다양한 요리가 선보였다. 한국인 이용상 셰프는 얇게 썬 광어에 송로버섯 오일과 베이비체소, 캐비어가 어우러진 광어회를 내놓았다.

한국은 활어회를 먹는 방법이 쌈이 주를 이루지만, 기름기와 즙에 익숙한 노르웨이의 식문화를 감안해 광어회 원재료의 질감을 충분히 살리면서 다양한 소스와 부재료를 얹었다.

이어 준비한 것은 광어찜. 두툼한 광어살을 말아 꼬치에 키운 후 김치버터를 바르고 부드러운 스팀기로 쪄 불고기 소스와 채소, 다진 신김치를 올려 한국적인 풍미를 물씬 느끼게 했다.

마지막으로 노르웨이 전문가들의 혀를 자극한 것은 광어 스테이크. 넓게 포를 뜬 광어를 육류 스테이크처럼 기름에 구워 다양한 채소류와 곁들여 즐길 수 있게 내놨다.

식당을 찾은 이들은 이름도 들은 적이 없는 동양의 작은 섬에서 생산된 광어를 이용한 요리를 신중하게 맛봤다. 잠시 후 매력적인 반응들이 쏟아졌다.

광어 스테이크를 맛본 암가밀씨는 “생선을 씹는 질감이 굉장히 좋다. 매운 맛을 첨가하는 조리방법이 신선하다”면서 흰살 생선의 광어의 매력을 처음 느꼈다고 극찬했다.

스티얀씨는 “입속에서의 질감뿐만 아니라 맛과, 색깔, 시각적인 느낌이 훌륭하다”며 “노르웨이 연어나 다른 생선과도 충분히 경쟁할만하다”고 평가했다. 트리쟈씨는 “이곳에서 제주광어를 구입할 수 있다면 연어 대신 구입할 용의가 있다. 붉은살 생선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고 치켜세웠다.

 

#“유럽인 입맛 사로잡을 자신감 생겨”

다음 날 충북 단양 출신인 김진만씨가 운영하는 식당 ‘쌈(sSam)’에서는 제주광어로 만든 스시 시식회가 마련됐다.

노르웨이는 일본에 연어를 수출하기 위해 연어스시를 개발했는데, 지금은 노르웨이 국민들이 즐겨먹은 음식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흰살 생선으로 만든 스시는 대형 가자미인 ‘할리벗(halibut)’을 이용한 스시가 있지만 연어스시에는 못 미친다고 한다.

인근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한다는 주민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연어스시를 먹는다. 가격이 저렴해서 젊은층들이 많이 즐기는 편”이라며 “광어 스시는 처음 먹어보지만 씹는 맛이 연어와 크게 달라 색다른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광어스시가 널리 알려지면 노르웨이 사람들이 상당히 좋아할 것”이라며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나름대로 의견을 피력했다.

한용선 양식수협 조합장은 “제주광어가 정말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위상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해외시장 개척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양식산업의 본고장인 노르웨이에서 그 답을 찾는 다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 조합장은 “검역조건을 충족시킨 제주광어를 선어회뿐만 아니라 스시 등 다양한 요리로 개발하면 유럽인들의 입맛을 충분히 사로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면서 “앞으로 제주광어의 세계화를 위한 본격 행보를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노르웨이 오슬로=신정익 기자 chejugod@jejuilbo.net

신정익 기자  chejugod@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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