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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 관심·투자로 행복마을 '제주형 모델' 만들어내야임안순 ㈔제주도 농어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장
제주일보 | 승인 2016.09.21

[제주일보]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과 친지들….

이래서 추석이 좋은가 보다. 모두가 바쁘게 생업 현장에서 치열한 삶들을 계속하다 보니 그들의 고향인 시골, 즉 우리 농촌은 그들에게는 쉴 수 있는 유일한 곳이 됐다.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머무는 공간인 이 아름다운 농촌은 많은 도시민들이 지향하는 동경의 대상으로 변화되고 있다.

가을이라 함은 한 해의 농작물들이 풍요로운 수확을 앞둔 여유를 갖는 계절로 인식돼져 왔다. 내륙지방의 대부분의 농촌마을들은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네 농촌은 다르다. 양배추와 무, 당근, 콜라비, 양파, 마늘 등 다양한 월동작물이 새로운 수확을 준비하며 온 대지를 파랗게 물들인다.

모든 전답이 황금빛을 띠어야 제대로의 가을을 느낄 텐데 제주의 농촌은 다르다.

언젠가 강원도가 고향인 한 천주교 신부가 제주도로 3년간 파견 나왔다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처음엔 제주의 사계절 파란 모습이 신기하고 생동감 있고 너무 좋았는데 3년차 접어들었을 때는 지루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뚜렷한 계절의 변화를, 각 계절마다 보여주는 색깔과 멋을 제주에서는 느낄 수 없다고, 더더욱 농촌의 사람들은 일만을 위해서 살아있는 것 같다고, 도시민들에게 휴식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제주도 농업인들에게 진정한 쉼이 필요한 곳이라는 말이 이 계절에 다시 생각난다.

항상 두어 차례 제주농업에 큰 영향을 주었던 태풍도 제주를 피해 다녔고 최근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태풍 ‘말라카스’도 제주를 비껴갔다. 무척이나 다행이다.

양배추는 심어놓기만 하면 평당 6000~7000원에 포전거래가 앞다퉈 이뤄지고 있고 이제 착색이 시작돼가는 감귤도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관당 2000~2500원에 거래가 되고 있단다. 올 겨울 우리네 농촌은 조금은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생기가 돌 것 같다.

지난 8월 31일에 대전광역시 KT인재개발원에서는 ‘행복마을 만들기 전국 콘테스트’가 열렸다.

이 콘테스트는 전국 2667개 마을이 참가 신청을 했고 시‧군 예선과 각 도에서 결선을 치른 각 분야별(문화·복지, 환경‧경관, 체험‧소득, 마을농촌운동) 대표 마을들(36개 마을)이 현장 심사를 거쳐 상위 5개 마을이 마을 자랑과 퍼포먼스를 무대에서 보여주고 그 과정을 심사해 순위를 정하고 시상하는 경연이다.

또한 행정에도 시‧군 마을 만들기 분야와 읍·면 농촌운동 분야가 신설되면서 대한민국 모든 농촌마을들과 행정기관들이 지난 여름 폭염과 싸우면서 경연을 준비했었다.

제주는 시‧군 분야에서는 제주시, 읍·면 농촌운동 분야에서는 서귀포시 안덕면, 경관‧환경 분야에서는 제주시 청수리, 마을농촌운동 분야에서는 서귀포시 신도2리가 현장 심사를 통과해 전국의 기관·마을들과 경연을 펼쳤다.

영광스럽게도 안덕면과 신도2리가 금상인 대통령상, 청수리가 동상, 그리고 제주시가 입선으로 장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제주도민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사례라고 여겨진다.

또한 제주 예선과 현장 심사에서 아쉽게 탈락한 마을들이 사례탐구를 위해 현장 참관을 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모습이었다.

필자도 경연 현장에 참석해 제주 농촌마을의 쾌거에 축하와 환호를 보냈지만 마음 한구석에 조그만 아쉬움이 생기는 것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

경연이라 함은 순위를 정하고 시상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물론 동기를 부여하기 위한 무엇인가가 있어야 한다는 데에는 전적으로 동의를 한다.

그러나 참가하는 모든 마을들이 경선 결과에만 너무 집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여겨진다.

행복마을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마을의 가치를 알리고 마을주민들이 화합과 결속으로 농촌공동체가 하나가 돼가는 과정들이 너무나 소중하다는 것을 간과하는 것 같다.

물론 모든 마을들이 그러하지는 않겠지만 어느 날 준비과정 없이 행정기관의 독려에 의해서 참여하고 경연만을 위해서 준비하는 것에는 찬성하기가 어렵다. 제주도 예선을 끝내고서도 지적했었지만 마을은 하루아침에 가꿔지거나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변함없이 가꿔나가야 한다.

각 분야에 참여한 마을들이 경연이 끝난 후 과연 그들이 자랑했던 부분에 대해서 얼마나 역량을 투입하고 있는지는 확인 할 길이 없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에서도 적어도 경연에서 수상한 마을들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로 그 가치가 극대화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영광스런 수상을 한 마을들이 경연 후 더욱 분발하고 마을을 가꿔나가는 모습이 우선이겠지만 경연에 참여했던 모든 마을들이 꾸준한 노력이 전제된다면 제주의 행복마을들은 제주형의 모델을 창출해 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유럽의 농촌마을들이 고풍스런 모습들이 방문객들에게 감동을 준다면 우리는 행복 바이러스가 방문객에게 전이 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 농촌은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 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서 제주도 다양한 형태의 농촌마을 자랑사업을 만들어 우리 농촌공동체가 매일매일 진화하는 유기체로 탈바꿈 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제주도민은 전국 1%가 아니라 1%가 99%의 전국을 견인할 수 있는 저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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