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新 원도심...;낡음' 버리고 '역사.문화'를 입히다
제주의 新 원도심...;낡음' 버리고 '역사.문화'를 입히다
  • 김태형 기자
  • 승인 2016.09.16 0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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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가볼만한 곳-제주시 산지천 일대, 서귀포 이중섭 거리...도심 속 느림의 미학으로 다시 생기 되찾는다

[제주일보=김태형 기자] ‘한걸음 더 찬찬히 쉬어가면 향수와 추억이 그리워지는 곳.’

원도심 풍경의 첫 번째 발자욱은 ‘낡음’이다. 세월의 흐름에 못 이겨 색 바랜 이미지는 오래된 것에서 풍겨지는 ‘연륜’보다는 바쁜 일상에 찌들어버린 삶처럼 초라하게 시들어가는 ‘쇠퇴’에 더 가깝다.

그렇게 시름시름 생기를 잃어가던 원도심 한 모퉁이에서 하나 둘씩 새싹이 돋아나기 시작하면서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의 물결이 감지되고 있다. ‘역사’라는 도화지에 ‘문화예술’이라는 색채가 칠해지면서 누렇게 물들어가던 원도심의 풍경들은 조금씩 알록달록하면서 아기자기한 추억의 향기를 풍기고 있다.

그렇게 천천히 새 옷을 갈아입는 원도심의 두 번째 시선은 ‘느림’이다. 북적이지 않으면서 장소에 따라 한산한 공간적 배경을 거닐다 보면 왠지 모를 여유로움이 몸을 감싼다. 그런 여유로움은 어느덧 향수에 젖어 어릴 적부터 성장해온 길을 다시 되돌아보게 만든다.

향수는 다시 추억으로, 그리움으로 피어나면서 살아가는 의미를 되살리는가 하면 무기력했던 삶에도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어쩌면 ‘원도심’은 인생의 또 다른 시발점이다.

▲달라진 원도심을 걷다-제주시 산지천 일대

풍요로운 추석이다. 5일간에 이르는 연휴로 오랜만에 고향을 찾았거나 관광 온 객지인들 입장에서는 짧은 시간 내에 가보고 싶은 곳이 많을 수밖에 없다. 곳곳마다 숨겨진,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어우러진 제주의 보물찾기 재미는 쏠쏠하다. 자연을 둘러본 후 ‘도심 속 역사·문화’라는 색다른 재미를 원한다면 ‘신(新) 원도심’이 안성맞춤이다.

제주시 도심지에서는 산지천 일대가 적지 않게 달라진 모습으로 손을 내민다. 탐라문화광장으로 변신하고 있는 산지천 일대에는 김만덕기념관과 객주, 아라리오뮤지엄 동문모텔 I·II 등이 모여 있어 제주다운 역사와 현대적 문화를 동시에 맛볼 수 있다.

김만덕기념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나눔 문화 전시관으로 2015년 5월 문을 열었다. 조선시대 여성 거상으로 정조(正祖) 당시 전 재산을 털어 굶주린 백성을 구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을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 추석 당일에는 문을 닫지만 16일부터 정상 운영(개관 시간 오전 9시~오후 6시)한다. 문의 759-6090.

바로 옆에 자리잡은 김만덕객주에서는 맛깔나는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다. 제주의 전통 가옥인 초가집과 평상 등에서 토속음식인 몸국을 비롯해 순대백반, 해물파전, 막걸리 등을 즐길 수 있는 현대판 객주다. 16~18일(영업시간 오전 11~오후 9시)에 문을 연다. 문의 727-8800.

아라리오뮤지엄 동문모텔 I·II에서는 신선한 주제와 현대적 감각이 뛰어난, 독특하면서도 퀄리티 높은 현대적인 전시 작품들이 관람료 이상의 만족감을 더해준다.

동문모텔 I·II 모두 추석 연휴기간 정상 운영(개장 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된다. 동문모텔 II에서는 이별의 아픔을 스토리로 엮은 ‘실연에 관한 박물관전’을, 동문모텔 I에서는 ‘아라리오 컬렉션전’을 볼 수 있다. 문의 720-8202.

산지천 일대에는 언제나 푸근한 동문재래시장과 새단장한 중앙지하상가 및 칠성로 상가, 탑동 등이 바로 인접해 있어 또 다른 매력을 찾을 수 있다. 특히 원도심 골목길 등에서 예전부터 유명한 소박한 분식·음식점과 새로운 맛집, 아기자기한 기념품 가게 등을 만날 수 있어 새로운 추억을 느낄 수 있다.

▲달라진 문화를 느끼다-서귀포시 이중섭 거리

서귀포시 도심권에서는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은 천재 화가 ‘이중섭’을 만날 수 있는 이중섭 문화의 거리가 안성맞춤이다. 이중섭이 살았던 초가 단칸방 생가에서부터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이중섭미술관, 서귀포관광극장, 차없는 거리에 들어선 특색있고 아기자기한 점포 등이 거리를 찾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큼 매력적이다.

이중섭미술관에서는 이중섭 탄생 100주년 기념 상설 전시와 특별기획전 ‘내가 사랑하는 이름’이 전시되고 있다. 추석 당일 휴관, 16일부터 정상 영업(오전 9시~오후 8시), 문의 760-3567.

서귀포관광극장에서는 18일 오후 6시 ‘가을, 드라마, 뮤지컬’을 내건 뮤지컬 갈라 공연(무료)이 펼쳐진다. 문의 732-1963.

주말에는 ‘플리마켓’도 열려 다양한 제주의 문화와 예술을 만날 수 있다.

김태형 기자  sumbad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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