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결코 지진안전지대가 아니다
한반도, 결코 지진안전지대가 아니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09.1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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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지난 12일 밤 전국민을 놀라게 한 경상북도 경주의 지진은 한반도가 결코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다시 실감시켰다. 이날 오후 8시32분에 경주시 남남서쪽 8㎞ 지점에서 일어난 규모 5.8의 지진은 179회의 여진에도 불구하고 큰 피해가 없었다. 그럼에도 전국민이 아직도 지진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지진의 진앙지였던 경주가 천년고도 신라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있는 곳인데다 인근 지역은 월성 원전 등 원자력발전소가 밀집된 지역이어서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이번 경주의 지진은 인명피해로서는 부상 8명, 재산피해신고 253건으로 집계됐을 뿐 지금까지 건물이 무너지거나 문화재가 훼손되는 큰 피해는 없었다. 지역별 진도를 보면 경주.대구가 6도로 가장 높았고, 부산.울산.창원이 5도였다.

이번 경주 지진은 제주지역에서도 제주시 오등동에 설치된 지진관측소 무인장비 지진계에서 진동이 기록될 만큼 영향이 컸다. 이날 밤 제주소방본부에 신고된 지진 감지 전화만 해도 400여건을 이르러 제주도 전역이 경주지진의 간접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특히 고충건물이 많은 제주시 노형동과 연동지역에서 신고전화가 가장 많았다고 한다. 경주 5.8의 지진은 기상청이 지진을 관측한 이래 국내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이다. 진도 6이면 많은 사람들이 놀라서 밖으로 나가거나 무거운 가구가 움직이며, 진도 5에는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며 그릇이나 물건이 깨진다고 한다. 진도 4에도 건물 실내에 서있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은 과거의 기록에서도 나타나 있다. 조선 숙종 때인 1681년에 강원도 양양 삼척에서 진도 7.5 규모의 지진이 발행했고, 신라 혜공왕 때인 779년에는 경주에 지진이 발생, 주민 100여명이 사망했다는 기록이 삼국사기에 나오고 있다.

최근들어 일본의 지진발생 횟수가 잦아지고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만큼 한반도의 지진 여파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지진학자들의 한결같은 견해이다. 평소 지진을 남의 일처럼 여겨왔던 우리에게 이번 경주의 지진은 다행히 큰 피해를 주지 않고 많은 교훈을 남겼다. 지난 7월 일본 규슈에서 발생한 7.0의 규모 지진이 우리나라에서 발생할 경우 서울의 절반이 무너질 것이라는 예측을 그냥 예사로 넘길 일이 아니다.

한반도가 지진의 안전지대라는 고정관념을 버리자. 언제 어느 곳에서 발생할 지 모르는 지진에 대비해 국가재난안전처 등 관련시스템을 전면 재편하고 모든 건축물에 대한 내진설계를 의무화해야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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