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처리장 포화, ‘제주팽창’의 결과물
하수처리장 포화, ‘제주팽창’의 결과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09.1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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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시 19개 동지역 하수를 처리하는 제주시 도두 제주하수처리장이 제 기능을 상실하면서 갖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하수를 정화해 줘야 할 미생물이 폐사하고 또 유입되는 하수의 양 또한 처리용량을 초과하면서 하수처리장이 말 그대로 처리기능을 잃고 있다. 오염수가 그대로 바다로 흘러가는 최악의 상황이 실제 벌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상황만 놓고 볼 때 지난해 6월19일부터 12월31일까지 125일간 제주하수처장에서 방류된 하수의 수질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이 같은 상황은 올 들어서도 계속됐다. 올 1월부터 8월까지 244일 가운데 197일간 수질기준을 초과한 오염수가 방류됐다.

이유는 단순하다. 하수 양이 특정시점에서는 시설용량 한계를 넘어서는 용량초과 때문이다. 제주하수처리장의 1일 최대 처리용량은 13만㎥. 현재 1일 평균 유입량은 처리용량의 91% 수준인 11만9000㎥ 내외다. 그런데 저녁시간에는 시간당 유입 하수량이 시설처리용량을 초과하고 있다. 상황이 이처럼 악화되자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 10일 제주하수처리장을 직접 방문, 대책마련을 관계관들에게 지시했다. 또 도두동 마을회를 찾아 지역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제주 전역에서 최근 사실상 통제 불능에 가까운 수준의 난개발이 이뤄지면서 발생하는 문제는 한 둘이 아니다. 쓰레기 문제를 비롯해 교통문제, 환경오염 문제 등 그동안 수면아래 있던 문제들이 한꺼번에 현실화되고 있다. 제주하수처리장 문제는 누가 보더라도 제주시 급속팽창의 결과물이다. 이는 조금만 주의를 두고 살펴보면 단번에 확인할 수 있다. 개발이 이뤄질 수 있는 곳엔 어김없이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이 뿐만 아니다. 늘어나는 관광객에 편승, 대규모 호텔건설이 붐을 이루고 있다. 투숙객들이 몰리면서 제주시내 호텔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다. 이들 호텔을 중심으로 대규모 생활하수가 동시다발적으로 배출돼 제주하수처리장을 먹통으로 만들었다.

물론 이 같은 급변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선제적 대응책을 수립하지 못한 지방정부의 책임이다. 하수종말처리장 시설을 제 때 확장하는 등 대책들을 준비했어야 했다. 제주하수처리장 포화상태로 발생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문제의 시작일 뿐이다. 제주가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신규 하수종말처리장을 건설한다는 것은 요즘의 제주지역 주민정서를 고려할 때 사실상 불가능 하다. 이는 쓰레기 매립장 또한 마찬가지다. 제주도는 우선 목전에 닥친 하수처리장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쓰레기 교통, 환경 등 주요 분야에 대한 대책들을 재점검해야 한다. 그런 다음 예상되는 문제들에 대한 선제적 대응책을 수립, 집행해야 한다. 제주하수처장 사태와 같은 제2, 제3의 ‘고비’가 머지않은 곳에서 제주를 기다리고 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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