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용 vs 김우남
강지용 vs 김우남
  • 정흥남 논설실장
  • 승인 2016.08.1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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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정흥남기자]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말이 있다. 사전적으로 해석하면 사물의 간격이나 틈이 지극히 작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정의 된다. 흔히 우리는 이 말을 ‘오십 보 백보’, 더 쉽게는 도토리 키 재기 쯤으로 쉽게 해석하고 즐겨 사용한다.

그런데 이 종이 한 장의 차이가 엄청난 차이의 결과로 왕왕 이어진다. 그게 쉽게 증명되는 분야가 정치판이다. 정치판에서 정치인을 놓고 비교 할 때, 특히 선거판에서는 더더욱 경쟁 후보자간 간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이 말이 곧잘 쓰인다. 결국 이들은 선거 결과에 따라 명암을 나눠가지게 된다.

지난 4월 13일 치러진 제주지역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다 아는 것처럼 야당인 더불어 민주당 후보가 3곳 선거구를 싹쓸이 했다. 이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에서 박근혜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기간 집권여당은 제주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을 한명도 배출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제주도민들이 선택한 결과로, 집권 여당 입장에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여당은 민의를 겸허하게 수용하겠다고 고개를 떨궜다. 이에 비해 더민주는 4번의 선거에서 내리 승리하는 기염을 토했다. 민의를 받들어 더욱 겸손하겠다고 허리를 굽혔다.

#총선 때 모두 ‘쓰라린 경험’

“조직을 재정비 하고 외연을 확대해 나가겠다. 정책개발을 통해 중앙당에 올바르게 전달하겠다. 나를 성원해 준 것은 마지막으로 내년 대선을 잘 치르라는 메시지로 알겠다. 앞으로 잘 해나가겠다. 인재영입을 하는데 몸을 낮추고 삼고초려 하겠다”

“시대적 과제가 있다. 하나는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또 그 승리를 바탕으로 다음해 지방선거에서 이기는 것이다. 더 낮은 자세로 당원들과 함께 제주 전 지역을 맨발로 뛰겠다. 더불어민주당이 자랑스럽고, 더민주 당원이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함께 하겠다”

앞은 지난달 12일 새누리 제주도당위원장으로 선출된 강지용 위원장이 한 언론을 통해 밝힌 취임 포부의 일부다. 뒤는 이달 9일 더민주 제주도당위원장에 당선된 김우남 위원장이 역시 경선에서 승리한 뒤 당원들에 밝힌 소감의 일부다. 우연이 일치인지 모르지만, 제주정가의 양대 축을 이루는이들 새누리당과 더민주당 제주도당 위원장은 지난 4·13총선에서 모두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 강 위원장은 총선에서 더민주 후보에게 패배했다. 김 위원장은 당내 경선과정에서 사실상 정치 신인이라 할 수 있는 당내 후보에 패배했다.

도당위원장 선거 결과만 놓고 볼 때 결국 ‘돌고 돌아 그 사람’이라는 말이 딱 적합한 표현으로 들린다. 물론 당사자들에겐 이 표현이 탐탁지 않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들에 대한 평가조차 이들의 입맛에 따라야 한다는 법은 없다. 세상은 냉정하다.

#대선 후 ‘할 일’ 생길수도

이들은 내년 12월 20일 치러지는 제 19대 대통령선거 때 제주를 대표해 선두에서 소속 정당 후보의 선거운동을 이끌게 된다. 내년 대선은 새누리당 대통령이 연속 집권한 가운데 치러지는 선거여서 어느 때 보다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새누리와 더민주는 벌써부터 사활을 건 선거전을 예고하고 있다.

역대 대선을 치르는 동안 제주도민들에게 약속한 대선공약을 어느 당이, 얼마만큼 지켰는지 유권자들은 부연하지 않더라도 잘 알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증명됐듯 국회의원 지역 선거구 전체 253개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22석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 수도권 유권자가 총선 판도를 좌우했듯 대선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표의 논리에 휩쓸릴 수밖에 없는 선거, 특히 대선은 더더욱 수도권이 중시되고 제주는 대선후보들이 한번정도 들리면 다행인 ‘변방’이 된다. 이게 선거고 현실이다. 그렇다면 제주의 민의를 각 대선 캠프에 전달하고 이를 반영시키는 것은 이들 도당위원장의 몫이다. 대선 결과 이들은 지금의 종이 한 장 차이에서 천양지차로 그 간격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그 간격은 이들 스스로 만들게 된다. 이들이 차마 말은 못하지만 속으로 되씹고 있는 ‘대선이후의 역할’ 또한 대선 결과에 따라 갈리게 된다.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주목받는 이유 또한 이 때문이다.

정흥남 논설실장  jh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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