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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년대 건물 오롯이…원형미 담은 '마을 가꾸기' 빛났다임안순 ㈔제주도 농어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장
제주일보 | 승인 2016.08.10

[제주일보] 지겨울 정도로 반복되는 폭염과 찜통. 뜨거워도 너무 뜨겁다. 파종된 참깨와 콩잎은 겨우 목숨만 연명하면서 이파리가 말라있고 감귤대란이 예상되는 감귤나무도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고 생기를 잃은 채 축 늘어져 있다.

최근 단비같은 소나기가 내렸다. 이제 농촌은 더욱 바빠질 것이다. 폭염이 결코 농촌의 생활과 에너지를 잠재울 수 없기 때문이다. 트랙터들이 힘차게 빈 밭을 갈고 토양을 소독하며, 양배추 등 월동작물 파종이 시작되고, 우량상품을 만들기 위한 감귤솎기 작업의 손놀림은 더욱 바빠질 것이다.

유럽연수에 관한 두 번째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프랑스 파리에서 출발해 독일과 접경지역인 아름다운 도시 스트라스부르에 짐을 풀고 알퐁소 도데의 대표 소설 ‘마지막 수업’의 배경지인 알자스지방 와인가도의 마을들 중 리버빌레와 리퀴뷔르를 거쳐 콜마르를 둘러보았다.

너무나 아름다운 농촌마을들을 마주하면서 다시 한 번 우리의 현실을 반추해본다.

이곳 마을들은 1500년대에 지어진 건물들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서 잠시 중세에 와있는 착각에 빠져들게 한다. 그 많은 여행객들이 왜 프랑스의 농촌마을로 향하는지를 알 것 같다.

마을 안에 들어서는 순간 마음이 평온해지며 얼굴엔 자연스레 미소를 짓게 만든다. 만나는 사람마다 아주 자연스럽게 ‘봉쥬르’를 가볍게 건넨다.

주말 아침인데도 마을 어귀에 있는 주차장은 대형버스가 만원이다. 앤티크한 건물마다 레스토랑과 지역에서 생산되는 포도를 이용한 다양한 와인과 샴페인들이 손님을 반긴다. 그리고 자그마한 기념품 가게도 아침부터 바쁘다.

여행객들은 마을 레스토랑에서 아침부터 바케트와 와인을 즐긴다. 테라스마다 꽃으로 가득차고 건물 입구마다 건축년도가 암각돼 있으며 저마다 차별화된 특색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돋보인다.

기념품 가게의 주인은 앞치마를 두른 채 중세에 만들어진 도로에 쌓인 먼지를 진공청소기를 사용해 쓸어 담는다. 이렇게 평화로울 수가 없다. 치열한 경쟁은 어디로 가고 그저 편안함만이 남는다.

이것이 진정한 힐링이 아닌가? 우리의 마을 가꾸기의 방향을 전면 재수정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모든 사업의 가시적인 성과를 빨리 얻고자 하는 우리의 조급증이 마을공동체의 모습을 기형적으로 만드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본다.

마을 가꾸기 혹은 만들기는 결국 서둘러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가장 사소한 것부터, 가장 쉬운 것부터 해 나가는 것 이라고 여겨진다.

내 집의 담장(담장이 없었으면 더욱 좋으련만)부터 가장 아름답게, 내 집 입구부터 가장 농촌답게, 만나는 사람마다 기분좋은 인사말을 건네는 우리의 마당을 각각의 색깔로 가꾸고 담장을 없애는…. 머릿속에 그려본다. 비록 알자스의 마을들처럼 고풍스럽지는 못해도 이러한 마을을 만들 수 있고 가꿔 나갈 수 있을 때 우리의 농촌마을들은 경쟁력을 갖춘 마을이 될 수 있음을,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우리가 행복해질 때 방문객들은 더 큰 감동과 만족을 느끼게 됨을, 그로 인해 농촌의 6차산업이 자연스레 생겨날 수 있음을….

지난달 말 제주도의 하반기 정기인사가 있었다. 제주도의 발전을 위해서 많은 고위직들이 2선으로 물러서면서 더욱 많은 공직자들에게 다양한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예외없이 마을사업 관련 부서에서도 자리 이동이 이뤄졌다. 그러나 아쉬움이 강하게 남는다. 물론 행정공무원들은 다양한 업무 경험과 스펙을 쌓아야 함은 당연하다. 그들의 역할이 도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행정서비스의 제공자들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러하지 못하다. 적어도 마을사업과 관련된 행정은 특히 농촌마을사업과 관련된 행정은 지속성과 연속성 더 나아가서 발전가능성까지 겸비해야 한다. 마을의 전문가를 육성해나가야 된다고 모든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주장하지만 정작 마을전문 행정가를 양성해야 된다는 소리는 상대적으로 작다.

농촌마을의 과거와 현재 더 나아가서 실천가능한 미래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담당공무원이 팩트만 전달하거나 단순한 정책수행자로서의 역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우리 농촌마을의 미래를 얘기하려면 담당공무원들은 기본적인 행정서비스 제공뿐만 아니라 농촌마을 전문가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식견과 정책 개발 능력, 농촌마을 컨설턴트로서의 역량도 가지고 있어야 된다고 여겨진다.

이러한 탤런트(재능)를 확보하려면 공직자들의 역량 강화가 선행돼야 한다. 물론 매년 100시간 이상(5급이하)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있지만 그 과정들이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데에 얼마나 큰 역량을 축적시킬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리고 역량은 하루 아침에 갖춰지는 것이 아니라 동종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토론하며 다양한 사례들을 경험해야 하며 그 사례들을 적용하고 피드백 할 수 있는 노력과 실천이 선행돼야 한다. 그래야 진정으로 보물섬 제주의 농촌마을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행정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농촌마을 담당자들이 단순히 순환보직으로만 계속 반복된다면 수많은 마을 사업들을 진행하더라도 시행착오를 반복하게 되는 것은 물론 답보상태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필자가 칼럼을 게재하고 나서도 수차례 마을사업들에 대한 점검과 계획에 대해서 재검토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더불어 필자가 속한 위원회에서도, 공직자들과의 토론장에서도 주장을 해본다, 뻔히 내다 보임에도 도전하지 못하는 행태가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농촌마을사업을 부단히 진행해야 한다. 우리가 가야할 길은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미증유의 길이어서 시행착오를 범할 수밖에 없다. 다만 그 시행착오의 횟수를 줄여나가야 한다.

유럽 농촌마을들이 현재의 모습을 보면서 부러움의 시각으로만 볼 것이 아니다. 유럽은 우리와 다르다는 관점으로 볼 것이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그들이 어떠한 노력들로 오늘에 이르고 있는지 철두철미한 연구와 실천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는 보물섬 제주의 특별한 농촌마을이기 때문에….

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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