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다시 읽는 아리랑
8월에 다시 읽는 아리랑
  • 부남철 기자
  • 승인 2016.08.03 19: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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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부남철기자] 아이들의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같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다가 좋은 책을 같이 읽어보면 어떻겠는가 하고 생각했다.

우선은 내가 최근 들어 책을 제대로 읽어본 기억이 없고 고등학교 1학년과 중학교 1학년인 두 딸 역시 학기 중에는 학생부에 올리기 위해 억지로 읽는 책 외에는 거의 책을 안 읽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독서를 결심했다.

아이들이 학교 공부를 하면서 아내의 노력 탓에 한국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고 이런 관심을 연장시켜 줄 책을 찾기 위해 고심했다.

책을 선택하지 못 하고 고민하다가 아무 생각 없이 사무실 책상 위의 달력을 보게 됐다. 방학 전이기 때문에 7월말이었고 다음달이 8월이었다. 그 때 떠오른 책이 조정래 작가의 ‘아리랑’이었다.

분명히 예전에 읽었다. 지삼출, 송수익, 신세호, 장덕풍, 백종두 등의 인물의 이름이 기억은 나는데 줄거리가 생각나지 않았다. 읽지 않고 읽었다고 생각하고 있는지 의문도 생겼다. 당연히 집에 이 책이 있을 리는 없고 무작정 책을 구입하고 1권부터 읽기 시작했다. 1권 첫 페이지를 펼쳤을 때는 이 책을 안 읽었다고 생각했다. 너무 낯설었다. 그런데 점차 옛 생각이 나기 시작했다.

1991년 기자가 대학교 3학년 때 이 책을 읽기 시작했고 1995년 마지막 권인 12권이 출판될 때까지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생각났다. 그리고 그 등장인물들이 하나씩 다시 생각이 나기 시작했다. 1권을 다시 읽고 딸에게 넘겼다. 딸 역시 열심히 읽고 있다. 재미있다고 한다. 다만 전라도 방언이 낯설다고 한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시대 상황을 잘 알 수 있다고 덧붙인다. 그런데 딸이 일제강점기라고 하는데 상황이 그렇게 낯설지 않다고 한다. 지금 우리 사회와 다른게 없다고 말을 한다. 딸에게 이유를 묻자 간단하게 대답한다. “우리 사회의 모습이 과거의 모습과 달라진 게 없다.”

깜짝 놀랐다. 기자 역시 2016년 8월 현재 아리랑을 읽으면서 과연 우리의 모습이 70여 년 전 당시의 모습과 달라진 것이 무엇인지 되물었기 때문이다.

단채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망각하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조정래 작가도 “역사는 오늘의 좌표를 설정하는 교훈이고, 문제 해결 방법을 알려주는 열쇠”라고 했다. 역사 속에서 배운 경험을 망각하면 비극은 되풀이 된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아리랑 초반부 배경이자 조선의 부(富)와 자존심의 상징이던 ‘징게맹갱외에밋들’, 지금 말로 하면 ‘김제만경 너른 들’의 땅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일본인 소유로 넘어간다. 조선 백성들은 순간의 이익 때문에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조금 비싼 가격에 타지인들에게 넘겨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 행위는 얼마 되지 않아 자신들에게 ‘부메랑’이 된다. 소작인이 되고 소작을 얻기 위해 또다른 늪으로 빠져든다. 그리고 후회 하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 부동산 광풍은 이제 신조어가 아니라 일상적인 용어가 됐다. 그리고 모두가 우려를 한다. 하지만 돌아서면 자신의 이익을 따지고 있다. 그리고 그 열매는 소수의 사람에게 돌아가고 있다. 특히 제주도의 많은 땅이 외국인 소유라는 언론 보도도 있다. 제주도가 이를 막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대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는 우리의 땅을 보호해야 될 때이다.

기자를 국수주의자라고 평가해도 좋다. 기자는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을 뿐이다. 순간의 이익을 위해서 우리의 미래를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 아리랑을 5권까지 읽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12권까지 완독을 하면 무슨 생각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특히 아이들은 어떤 독후감을 쓸지 더욱 궁금해진다.
오는 15일은 광복절이다. 광복절은 현재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생각해본다.
부남철 기자 bunch@jejuilbo.net

부남철 기자  bunc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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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을 2016-08-09 11:46:47
아리랑을 현재 읽고 있는 중인데 우연히 이 글을 보고 공감이 되서 글을 남깁니다. 읽을수록 일제에 대해 분노가 점점 커지네요. 특히 역사책을 보면 굵직굵직한, 특히는 '유명한' 사람들에 대한 사건을 보는데 아리랑에서는 서민들의 일제에 대항한 이야기가 묘사되어 있어 더 공감이 가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