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상대성이론 100주년…다시 보는 아인슈타인
일반상대성이론 100주년…다시 보는 아인슈타인
  • 뉴제주일보
  • 승인 2015.11.10 16: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인슈타인을 말합니다' 최종판 다시 번역·출간

상대성이론의 과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 20세기를 대표하는 한 명의 과학자를 꼽으라면 단연 아인슈타인일 수밖에 없다.

1905년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했던 그는 10년 뒤인 1915년에 일반상대성이론을 내놔 과학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올해 11월은 그 100주년이 되는 달. 이를 계기로 아인슈타인의 어록을 집대성한 '아인슈타인을 말합니다.'가 다시 출간됐다.

이 책은 아인슈타인의 전문가로 알려진 앨리스 칼라프리스가 1996년 아인슈타인의 명언들을 엮어 내놓은 것. 최종판은 2011년에 출간됐으며 이번 책은 일반상대성이론 발표 100주년을 기념해 다시 선보이는 것이다.

책에는 생전의 아인슈타인이 했던 말 1천600개를 수록했다. 이들 명언을 통해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의 업적을 넘어 비범한 인간 아인슈타인의 삶과 생각을 살피게 한다. 1970년대부터 미국 프린스턴 대학에서 '아인슈타인 문서집' 프로젝트를 도맡았던 저자가 명언들을 주석과 함께 엮었다.

서문을 쓴 물리학의 거장 프리먼 다이슨은 아인슈타인에 대해 "초인적 천재가 아니라 인간적 천재"였다고 회고한다. 위대한 물리학자이자 열렬한 평화주의자로서 우주와 종교까지 논했던 아인슈타인의 면모를 꿰뚫은 촌철살인이 아닐 수 없다.'

그럼 이 책에 실린 명언들을 몇 개 살펴보자. 아인슈타인은 행복에 대해 "행복한 사람은 현재에 만족하기 때문에 미래를 많이 생각하지 않는다"고 갈파했다. 고작 17살 때다. 요즘 행복론에서 강조하는 '지금 여기'를 터득하고 있었던 셈.

이듬해에는 "나는 정신이 맑을 때면 내가 꼭 위험을 외면하려고 사막 모래에 머리를 처박는 타조처럼 느껴진다"고 고백한다. 그런가 하면 마흔의 나이 때는 "나는 유명해질수록 점점 더 멍청했는데 물론 이것은 아주 흔한 현상"이라고 말해 흥미롭다.

쉰이 넘은 나이 때는 "나는 평안과 행복 그 자체를 목표로 여긴 적이 한번도 없다. 그런 것에 기반한 윤리를 나는 돼지우리의 이상이라고 부른다"고 설파하기도 했다. "소유, 외형적 성공, 명성, 사치. 이런 것을 나는 늘 경멸했다. 단순하고 소박한 삶이 몸과 마음에 최고라고 믿는다"면서다.

이는 물질주의에 대한 다음과 같은 조언과도 일맥상통한다. "인간은 물질적 소망을 충족시키려는 고투에서 벗어날 때만 가치 있고 조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그 삶의 목표는 사회의 정신적 가치를 드높이는 것입니다."
상대성이론으로 세기적 과학자로 뜨자 그는 일거에 신비로운 존재가 돼버렸다. 상대성이론을 해설하는 '공연' 요청까지 받을 정도. 아인슈타인은 이 같은 대중적 소동을 두고 '상대성 서커스'라고 희화적으로 표현하기까지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한다.

"빛 굴절 결과가 발표된 뒤 사람들이 나를 컬트처럼 숭배하는 바람에 내가 꼭 이교의 우상이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별일 없으면 이 일도 다 지나가겠지요."
"손 닿는 것은 뭐든지 금으로 바뀌었다는 동화 속 남자처럼,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은 신문의 야단법석으로 변합니다."

과학자는 예술과 거리가 멀까? 전혀 그렇지 않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아인슈타인은 "개인적으로 나는 예술 작품을 접하는 데서 가장 큰 즐거움을 맛본다. 예술 작품이 안기는 강렬한 행복감은 다른 곳에서는 얻을 수 없다"고 고백한다.

예술가도 그렇지만 과학자의 최대 비결은 호기심일 것 같다. 아인슈타인 역시 별세 3년 전에 "나는 특별한 재능이 없다. 열렬한 호기심이 있을 뿐이다"고 털어놨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자기 얼굴을 보기가 싫어지는 걸까? 아인슈타인 역시 예외가 아니었던 듯하다. 역시 타계 얼마 전에 "나는 내가 찍힌 사진이 싫다. 내 얼굴을 보라. 이게(콧수염) 없다면 꼭 여자 같지 않겠는가"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낸다. 삶의 여유와 유머마저 느껴지는 고백이 아닐 수 없다.

사상에 대해서도 자유로웠다. 한국전쟁이 일어나던 해인 1950년, 그는 "소련이 교육, 공중보건, 사회복지, 경제 분야에서 상당한 성취를 이뤘다는 것, 그곳 사람들이 그 성취로부터 전체적으로 큰 이득을 보았다는 것은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다"면서 "나는 공산주의자였던 적이 없으나 만약 공산주의자라도 그 사실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소련이 국가 공식 교리로서 공포한 교조적 마르크스주의에는 전혀 공감하지 않았다.

김명남 옮김. 에이도스. 626쪽. 2만8천원.'           <연합뉴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