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학관’ 건립논의
‘제주문학관’ 건립논의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07.2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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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후 작가/ 칼럼니스트

[제주일보] 괴테 하우스(Goethe House)는 독일 헤센주(州) 프랑크푸르트암마인에 있는 괴테의 생가이다.

괴테가 ‘파우스트’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 수많은 작품들을 집필한 방이 있는데 항상 서서 글을 썼던 그가 사용하던 높은 책상이 있다.

단테의 생가(Dante's Birthplace)는 시인 단테(1265~1321)가 태어난 집이다. 단테 알리기에리 거리(Via. Dante Alighieri)에 있으며 내부에는 작은 박물관이 있다. 13세기 당시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다.

아리랑문학관은 조정래 소설 ‘아리랑’의 원고와 시각 자료를 전시한 문학전시관이다.

우리 근현대사의 수탈당한 땅과 뿌리 뽑힌 민초들, 그리고 항쟁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 ‘아리랑’의 주무대였던 김제만경(징게맹갱)의 상징성을 부여받아 세워진 문학관이다.

세계여성문학관은 숙명여대 도서관 내에 설립돼 세계여성문인에 관한 4만여 권의 단행본과 관련 참고도서를 소장하고 있으며 3500여 명의 여성문인 웹 인명 정보를 구축해 독자 및 연구자들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여성문인들의 작품집 초판본을 상설 전시하고 있으며 문인의 친필원고, 애장품, 각종 전시회 자료 등 실물 자료를 비치하고 있다.

그동안 잠잠했던 제주문학관 건립에 대한 논의가 다시 시작됐다.

제주문인협회가 제주문화예술재단 후원으로 제주문학관 건립을 위한 세미나를 시작하더니 곳곳에서 문학관 건립에 대한 타당성 논의가 다시 이뤄지고 있다.

민선6기 이후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문학관 건립을 위한 타당성 기초조사 연구용역도 시작했다.

제주문학관을 건립하자는 주장이 제기된 지도 만 10년이 됐다. 처음 제주작가회의가 2003년 7월 문학관 건립문제를 공론화했으며 이어 2005년 8월 제주문화예술재단 주최로 제주작가회의와 제주문인협회가 공동주관으로 ‘제주문학관 건립을 위한 심포지엄’을 갖고 이어 2005년 9월 5일 제주문학관건립추진위원회가 구성되기도 했다.

정부도 문학진흥정책위원회 설치, 국립근대문학관 설립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문학진흥법을 지난 2월 제정, 공포했다.

그렇지만 국립문학관 부지 공모를 서둘러 진행하면서 여러 억측을 낳고 말았다.

급기야 유치에 나선 24개 지자체의 경쟁이 과열돼 수습 곤란의 상황에까지 치닫고 말았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국립한국문학관 건립 추진과 관련해 지자체 간 배수진을 친 유치경쟁이 과열되면서 불필요한 갈등과 혼란은 심화됐다.

또한 후보지가 선정되더라도 반발과 불복 등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되기도 했다.

그래서 현 상황에서 건립 후보지 선정 등을 서두르는 것이 최선이 아니라는 판단 하에 당초 계획을 변경·조정하기로 했다.

제주문학관 건립은 이제 출발 선상에 놓여있다. 그렇지만 전국적으로 난립하고 있는 수많은 문학관들을 보면서 ‘속 빈 강정’이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필자 생각으로는 4․3문학관부터 건립하는 것을 제안한다. 4․3문학은 이제 국내․외적으로 작가와 연구자도 많이 배출해 절정에 오른 느낌이다.

4․3문학관이 새로 건립된 제주 4․3평화교육관 내에 실험적으로 들어선다면 관람객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국립한국문학관 건립 추진을 거울삼아 제주문인협회, 제주작가회의, 국제펜클럽제주지부, 제주수필문학회, 제주시조문학회 등 문학 단체들이 머리를 맞대어 ‘제주문학 진흥 및 제주문학관 건립 공동준비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해 제주문학의 미래를 여는 심도 있는 논의가 지금부터 이뤄져야 할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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