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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생태’ 중요시하는 농촌관광 70년…저력이 살아 숨쉬다임안순 ㈔제주도 농어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장
제주일보 | 승인 2016.07.20

[제주일보] 이 여름은 이제 초복을 지나 폭염의 정점을 향해 뜨겁게 대지를 달구고 있다.

해마다 즐겁게 또는 힘겹게 여름을 나고 있지만 이 시기를 조금만 더 견디면 풍성한 수확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희망이 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우리 농촌에서는 변함없이 감귤 병해충 방제와 토양 소독, 참깨밭 잡초 제거는 물론 숨쉬기도 어려울 것 같은 비닐하우스에서 한라봉·천혜향 메달기 등으로 이른 새벽부터 동네 어귀에 모여 있는 아낙네들이 너스레와 수다가 귀를 간지럽힌다.

지난 6일부터 16일까지(9박 11일)제주도 농어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 회원마을들의 대표들과 함께 유럽 농촌마을 사례탐구를 위한 견학을 다녀왔다.

프랑스와 독일, 네덜란드 3개국을 짧은 일정 동안 보고 느끼고 그리고 토론하는 과정들을 반복했다.

그들이 일궈온 결과를 보는 것이 아니라 농촌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서 어떠한 마인드로 애를 썼는지 그 과정을 확인하고 배우고자 하는 일련의 투어였다.

단순 여행이 아닌 학습을 위한 투어를 할 때마다 경험하는 것이 있다. 출발전의 설렘과 외국의 선진 사례를 느끼기 위한 기대가 해당 나라에 도착하자마자 몸의 피곤함과 참가자 개개인의 다양한 관점, 빠듯한 일정 등과 겹치며 사소한 충돌 및 미묘한 마찰이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거친 다음에 상호 간에 이해와 배려를 느끼고 더 나아가서 갈등의 봉합을 이룬다. 이 모든 것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필자는 이번 투어를 포함해 8번째 외국 농촌마을 사례탐구 투어를 진행했다. 여지없이 똑같은 모습이 나타내는 것을 보면서 슬그머니 쓴 웃음을 짓기도 했다.

충분한 사전교육을 했지만 새로움을 마주한 그들의 심신과 눈은 충분히 피곤했고, 특히 시차 적응에 많은 곤욕을 치렸다.

그러나 이들은 제주도 관광상품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 각각의 마을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마을대표들이다. 이번 투어에서 이들이 투자한 시간과 비용은 향후 우리 농촌마을에 100배 이상의 가치로 변해 돌아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방문 때마다 유럽 농촌에서 느끼는 것이 있다. 그들이 단순히 농촌공동체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큰 철학으로 무장돼 있다는 것이다.

토양을 생명의 원천으로 여겨 친환경적인 영농을 하는 것은 물론 탄소를 줄이기 위한 부단한 노력, 흔들임 없는 정체성의 확보를 위한 절제된 모습, 사소함도 결코 가벼이 여기지 않는 그들의 현장….

너무나 당연한 로컬푸드를 활용한 6차산업 더 나아가서 그들이 지켜나가는 마을의 아름다움을 유지·보전하는 것 등…. 이 모든 것들이 단순해 보이지만 결코 우리가 쉽게 따라하지 못하는 그들이 70여 년 동안 쌓아온 농촌관광의 저력이라고 생각된다. 확실하게 그들만의 맛과 멋 그리고 색과 향기를 가지고 있다.

프랑스 농촌마을 사례탐구를 위한 첫 번째 방문지는 노르망디지역의 ‘Rue lles’ 농장이었다. 이곳은 1650년대에 지어진 농가 건물을 리모델링해 게스트하우스로 활용하고 있다.

축사를 개조해서 만든 브리핑룸과 세월이 멈춰버린 것 같은 건물 외관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친환경 농업이 생태계를 보존하고 더 나아가서 지구 온난화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는 거시적인 시각으로 농업을 영위하고 있었다.

또 자연 상태로 재배·수확한 사과를 이용한 와인과 시드르(cidre) 생산, 대량 생산이 아닌 퀄리티 높은 농가만의 특별한 향을 입힌 와인 생산으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분히 충족시켜주고 있었고 이에 대한 대단한 자긍심을 느낄 수 있었다.

1980년대에는 10종의 새가 터를 잡고 있었는데 30년이 지나면서 이제는 42종의 새가 농장에서 서식하고 있단다. 그들이 얼마나 생태와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이들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 화석연료를 쓰지않고 식물 등에서 축출한 바이오연료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두 번째 방문지는 롱쥐모시의 ‘petit brin de paille’ 동물농장이었다. 이곳은 2㏊의 그리 넓지 않은 부지를 롱쥐모시로부터 무상으로 임차해 동물농장학교를 운영하고 있었다.

연간 8만여 명이 방문해 체험을 하고 있으며 체험비는 롱쥐모시와 교육청에서 지원받아 운영되고 있어 우리에게는 무척이나 부러움을 주는 사례였다.

행정기관과 교육기관이 프랑스의 어린이들과 학생들에게 인성을 채워줄 수 있는 투자를 아낌없이 한다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오늘날 프랑스 농촌체험관광이 전 세계의 으뜸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시설 및 구축물 역시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자재나 버려진 자재를 활용한 최소의 비용으로 설치돼 있어 번듯한 시설을 추구하는 우리에게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커 새삼 반성해 보기도 했다.

또한 회원들의 재능 기부로 인건비 지출을 최소화하고 가축주들과의 파트너십으로 동물과 사료들을 렌털(rental)하는 시스템은 우리에겐 생소한 콘텐츠라고 여겨진다.

특히 바로 이웃해 고등학교와 민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민원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은 지역 주민들의 이해도와 관심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 농촌마을에서는 기대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아닌가 싶어 부러움이 배가가 되는 느낌이었다.

이 동물농장 대표자는 조조란 이름의 사람이었는데 너무나도 행복해 보였다.

시차 적응도 되지 않은 우리 농촌마을 대표들은 그에게 열심히 질문하고 들으며 “바로 우리 마을에 접목해 봐야 겠다”고 토론을 벌였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번 투어가 결코 시간과 비용이 아깝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으로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우리는 흔히들 농촌이, 마을이 희망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렇다. 우리가 의지하고 기댈 곳은 농어촌이다. 이제는 그 희망에서 우리들이 하고자 하는 농촌마을사업에 대한 확신을 쌓는 연습을 하자. 그것은 우리의 신념이 돼야 한다.

그 신념은 마인드의 변화를 이끌 것이고 이를 통해 우리 농촌마을은 실천하는 마을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기에….

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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