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감협, 감귤농가에 부끄럽지 않나
제주감협, 감귤농가에 부끄럽지 않나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07.18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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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감귤 농가들의 구심체인 제주감귤협동조합이 내부 파열음을 드러내 감귤농가들의 마음을 상하게 만들고 있다. 가뜩이나 제주감귤산업이 지난 2년간 침체의 길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조합 내부의 ‘좋지 않은 문제’들까지 일선 조합원들에 노출되면서, 제주감협이 생산자 단체로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만들고 있다. 그 대표적 사례가 최근 불거진 조합 경영진과 노조를 중심으로 하는 직원들 간 갈등이다. 본지 보도에 의하면 제주감협은 ‘협동조합 이념교육’을 실시한다면서 공휴일인 토요일 오후 전 직원들에게 회의참석을 지시했다.

목적은 협동조합 이념교육을 강화해 조합 사업발전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이 행사에 감협 전 직원은 필히 참석하도록 했다. 조합 이사와 대의원 등에는 자율참석 원칙을 정했다. 이에 노조는 반발했다. 노조는 조합원 교육 업적평가를 직원들이 대신 교육을 수강하도록 한 뒤 (업적평가를) 충족시키려 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특히 주중 퇴근 후 교육을 할 수 있는 데도 주말 오후를 선택한 것은 휴일보장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질타했다. 이에 앞서 제주감협은 올 초에도 일부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조합장이 독선으로 조합을 운영해 조합이 위기에 처했다고 반발하는 등 조합원 간에도 갈등을 드러내 파장을 낳기도 했다.

당시 한 조합원은 “조합장이 조합 사업계획 심의에서 대의원 다수가 반대하는 사업계획 예산안을 일방적으로 날치기 통과 시켰다”며 “조합장이 추진하는 사업 방향이 일부 맞을 수 있지만 소통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제주감협 경영진 입장에서 보면 이들 노조원과 조합원의 주장이 말 그대로 ‘일부의 주장’이라고 내세울 수 있다. 조합 경영진은 나아가 이 같은 주장이 언론에 나오는 것 그 자체를 불편해 할 수 있다. 그러나 외부에서 이들 문제를 접하는 다수의 선량한 감귤 농가들 입장에선 각자 주장의 사실여부를 떠나 조합 내부의 파열음이 밖으로 튀어나오는 것 자체를 ‘조합운영의 문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제주감귤협동조합은 말 그대로 제주 감귤농가들이 조합원인 생산자 단체다. 제주 전역 1만1000명이 넘는 조합원과 2만5000명이 넘는 준조합원(2014년 기준)은 제주감귤산업의 버팀목이다. 250명의 임직원은 이들의 위임을 받고 생산자 단체인 감협이라는 조직을 ‘선량한 관리자의 입장’에서 사심 없이, 그리고 성실하게 운영해야 한다. 2년째 가격 폭락으로 조합원들은 악전고투 하는데 이를 위임 받은 조합내부에서 이런 저런 파열음이 외부에까지 공공연하게 나온다면 이는 조합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현실에 맞서 힘겹게 버티고 있는 감귤농가에 힘이 되지는 못할망정 이들의 마음을 상하게 해선 안 된다. 조합원을 떠난 조합은 존재할 수 없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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