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강우 패턴이 바뀌고 있다
제주지역 강우 패턴이 바뀌고 있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07.1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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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희 제주대학교 화학·코스메틱스학과 교수

한반도 지역 강수량은 미소하게 증가 추세이지만 강수일수는 상대적으로 감소해 강우강도와 집중호우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제주지역 강우 역시 종종 집중호우의 형태를 띠고 있다. 제주도는 우리나라 최대 다우지역이다. 하지만 토양의 투수성이 좋아 예로부터 홍수보다는 오히려 가뭄을 걱정해야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강우가 국지성 집중호우 또는 폭우 형태로 바뀌면서 홍수, 하천의 범람 등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일반적으로 집중호우는 강우강도가 클 때 발생한다. 제주도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24년 이래 강수량은 10년에 15㎜ 정도 증가했으나 강수일수는 오히려 10년에 1.8일 정도로 감소했다. 따라서 강우강도가 증가하고 기온상승과 더불어 동남아 지역의 스콜과 유사한 형태로 기후 패턴을 보이고 있다.

태풍 ‘나리’는 2007년 9월 16일 하루에 한라산 윗세오름에 564㎜, 제주시에 420㎜의 폭우를 뿌렸다.

제주지역 연간 강수량이 2000㎜ 미만임을 감안하면 실로 엄청난 양이다.

이처럼 유례없는 강우강도 탓에 제주시내 하천은 모두 범람했고 사망 13명의 인명피해와 1600억여 원의 재산피해를 남겼다.

2014년 8월에 집중된 강우 역시 상대적으로 제주지역에 대한 피해는 적었지만 제주를 거쳐 한반도 남부로 상승하면서 주로 부산·경남 일대에 거대한 물폭탄을 쏟아 부었다. 그리고 많은 인명피해와 함께 차량 4000여 대, 부산 지하철 침수 등의 피해를 입혔고 특히 고리원전 2호기의 가동을 중단시키는 비상사태까지 유발했다.

문제는 이러한 폭우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집중호우의 원인은 지구 온난화와 관련이 크다.

기온변화에 따라 강수량, 강수특성, 증발량이 달라지면 물 순환도 변한다.

이러한 변화는 수자원 부존량, 홍수와 가뭄 빈도, 강우강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온이 상승하면 대기 중의 수증기 양이 많아진다. 바다 위에서는 수증기가 계속 공급되는 반면에 육지 대기는 상대적으로 건조한 상태를 유지한다. 이로 인해 해양과 육상의 수증기 양 차이로 더운 공기와 찬 공기가 만나 결과적으로 강한 비가 내리게 된다.

제주도는 지난 90년 간 기온상승이 1.6도로 세계 평균보다 2배 더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해수온과 해수면 상승 역시 세계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서 한반도에서 지구 온난화에 가장 민감한 지역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간협의체(IPCC)의 기후변화 5차 평가 결과를 보면 21세기 말에 기온이 최대 3.7도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경우 제주도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극한 기상현상과 강수강도 증가로 엄청난 피해를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제주도는 급속한 인구 유입과 건축물 증가로 인구 과밀화의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러한 도시화는 홍수피해의 주요 원인이 되며 하천변 저지대의 인구밀집은 풍수해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무분별한 도시 면적 확장과 도로개설은 불투수층의 확대를 야기하기 때문에 홍수피해를 가중시킬 수 있다.

또한 향후 지구온난화가 심화될수록 여름철에 집중되던 집중강우 패턴이 봄과 가을철에도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점차 다양화, 대형화되고 있는 자연재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예방적 재해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성공적인 예방 대책과 대응을 위해서는 재해에 대한 시민들의 올바른 이해가 선결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해마다 발생하는 피해복구비를 오히려 예방 방재에 투자하여 사전에 기상재해를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인 대비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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