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향교 대성전 보물 지정 단상
제주향교 대성전 보물 지정 단상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07.12 19:59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봉오 제주문화원장

얼마 전 제주향교 대성전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1902호로 지정됐다. 유림의 한 사람으로서 축하하고 또, 제주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쌍수를 들어 축하할 일이다.

대성전은 1827년 이건 이후 현 위치에서 큰 변형 없이 원래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면서, 특히 도내에서는 관덕정과 함께 조선시대 건축물로 남아있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기능적인 측면과 함께 제주의 자연조건에 순응해 축조된 건축양식이 창건 당시의 전통원형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때문에 금번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지정은 당연한 결과라 할 것이며, 제주도의 입장에서는 관덕정과 탐라순력도 등 기존 국가지정문화재로 등록된 6가지 보물에 더해 새롭게 보물이 추가되는 것이다.

조선은 인재양성과 유교이념의 보급을 위해 건국 초부터 대학(大學)으로 수도에 성균관을 두었고, 소학(小學)으로 중앙에 사학(四學)과 지방에 향교를 두어 자제들을 길러냈다.

결론적으로 제주향교가 설치된 것은 태조 원년인 1392년으로, 지방향교로는 가장 일찍 설립된 예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 권38, 제주목 학교조에 보면 김처례의 ‘제주향교건학비기(濟州鄕校建學碑記)’에 “태조 원년에 학교가 이루어지고, 세종 17년에 다시 지어졌다(金處禮碑 我太祖元年壬申 學校成 世宗十七年乙卯 鄕校再造)”라고 했다.

1394년 창건론은 ’태조실록’ 3년의 기사에 “제주에는 일찍이 학교를 설치하지 아니하고, … 지금부터는 교수관을 두고 토관의 자제 10세 이상을 모두 입학시켜”라고 한 것에 근거로 두고 있다.

그런데 이 기사의 주 내용은 교수관의 파견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지 향교 설치를 주장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향교가 없이 어떻게 교수관이 파견됐겠는가?

금번 보물로 지정된 대성전을 일컫는 ‘대성(大成)’은 중국 원나라 무종이 내린 공자의 시호이다.

고려 충렬왕 때 안향이 이 시호를 따서 공자를 모신 전각으로 대성전을 처음 신축했다고 전한다.

여하튼 제주향교는 창건 이래 대성지성문선왕(大成至聖文宣王)인 공자의 성훈(聖訓)과 유덕(遺德)을 추모하고 봉사하는 묘우(廟宇)로서 공자의 위패를 정위로해 안자 증자 등의 4성과 공문 10철, 송조 6현, 동국 18현 등의 위패를 모시고 매달 삭망일에 봉향을 하며, 봄과 가을에는 석전대제를 봉행하면서 제주 유림의 정신적 구심체의 역할을 해 오고 있다.

건물에 있어 계성사뿐만 아니라 옛 문서에 있어서도 제주향교에는 갑오방에 급제한 고득종 선생 외 55인의 명단을 기록한 조선시대 과거 급제자의 명부인 제주도유형문화재 제10호 용방록을 비롯해 제주도유형문화재 제11호인 연방록과 청금록, 향안 등의 중요한 유형의 자산이 원형 그대로 잘 보전돼 있다.

이러한 건물과 옛 문서에 대해서도 금번 대성전 보물 지정과 함께 지속적으로 제주도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oooo 2016-07-19 18:49:08
봉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