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흑우 산업의 미래
제주흑우 산업의 미래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07.11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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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필 제주대학교 줄기세포연구센터장

지난달 제주대에서 제주흑우연구센터 주최로 ‘제주흑우 심포지엄’이 열렸다. 지난해 12월 농림축산식품연구센터지원(ARC) 연구사업에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가 주관 연구기관으로 선정돼 ‘제주흑우연구센터’가 설립된 이래 두 번째 행사이다.

이번 심포지엄은 지난 6개월 동안의 연구 성과를 점검하고 앞으로 6개월 동안 실행할 연구를 재점검하는 게 목적이었다.

ARC연구사업은 BT·ICT 등 첨단기술 융·복합으로 농림축산식품 산업을 견인할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6차산업화를 실현하기 위한 국가지원 연구 사업으로 최장 10년 동안 진행되는 장기 프로젝트이다.

제주대 제주흑우연구센터를 비롯해 서울대 ‘채소육종연구센터’ 등 7개 ARC 가운데 제주대 ARC는 ‘제주흑우’ 단일품종만을 연구하는 유일한 센터이기도 하다. ‘제주흑우’가 국가 장기 프로젝트 사업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우리 연구진은 지난 6개월 동안 10마리 제주흑우에서 각각 26억쌍(총 260억쌍)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 10개체들 간의 유전적 차이(변이)를 보이는 700만개의 DNA마커를 발굴하는 개가를 올렸다.

2003년 완성된 인간게놈프로젝트는 인간생명 현상의 비밀을 풀기 위해 무려 13년 동안 30억쌍의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인간염색체지도를 완성했다.

‘제주흑우’는 현재 원종과 실용축이 각각 700여 마리, 1000여 마리로 개체수가 적어 저비용으로 DB화하기에 적합하다. 현재 700만개의 DNA마커로부터 12만여 개를 골라내 ‘제주흑우’ 품종에 적합한 DNA 칩을 제작하고 있다.

올해 안에 DNA칩이 완성되면 생산이력제가 확립돼 다른 품종의 쇠고기가 제주흑우로 둔갑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또 ‘제주흑우’ 품종 고유의 유전적 특성 파악과 일본 화우가 ‘제주 흑우로부터 유래됐는지 여부를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규격화된 고품질 ‘제주흑우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품질의 ‘제주흑우’를 대량 생산해 산업화를 앞당기기 위한 연구도 수정란 이식기술과 체세포 핵이식 복제기술을 적용해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우리 연구진은 세계 처음으로 노령으로 인해 도축된 제주흑우 씨 암·수소로부터 얻은 체세포로 사후(死後) 똑같은 유전형질을 지닌 제주흑우를 복제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또 복제된 암·수소로부터 송아지를 생산해 사후 복제된 동물도 생식능력을 가진다는 것을 밝혀냈다.

뿐만 아니라 복제수정란을 초급속으로 냉동 및 해동하는 기법을 개발해 제주흑우를 탄생시킴으로써 복제동물 산업화의 기틀도 마련했다.

‘제주흑우’의 산업화를 위한 연구사업은 3단계로 나눠 최대 10년간 206억이 투입된다. 1단계로 올해부터 제주흑우를 재료로 한 창작요리 개발과 육포 및 떡갈비 등 가공품 생산에 착수했다.

제주흑우는 불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이 낮고 아미노산 중 올레익산이 높아 웰빙식품으로 각광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얼마 전 우리 연구진이 서울에서 열린 ‘2016 푸드 그랑프리경연’에서 ‘제주흑우’의 비선호부위를 이용해 창작한식요리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 고부가가치 산업화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제주흑우’의 산업화를 위한 핵심연구는 ▲고품질 관리체계 구축 ▲대량생산 기술 개발 ▲브랜드화로 압축할 수 있다.

이 연구가 순항하기 위해서는 ‘제주흑우’를 원종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규격화된 고품질 ‘제주흑우’로 개량하는 것이다.

‘제주흑우’의 유전력을 평가하는 올해 연구사업이 중요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연구에 필수적인 혈액 샘플 채취에 농가뿐만 아니라 산‧학‧연‧관의 긴밀한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10년 후 규격화된 고품질 ‘제주흑우’가 제주 관광산업과 함께 6차산업의 원천으로 이어져 농가수익창출과 지역산업 활성화에 주역이 되길 기대해본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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