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사람들은 공포에서도 희망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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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경혜 기자
  • 승인 2015.12.0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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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지슬 작가 김금숙…유럽 아르테미시아상 그래픽노블 분야 후보

“제가 의미를 뒀던 이 동굴 속 장면, 영화도 그렇지만 갇혀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이야기합니다.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희망을 만들지요”

영화 ‘지슬’을 만화로 그려내 주목을 받은 김금숙 작가의 말이다.

서울시청 1층에서 만화 ‘지슬’의 원화 작품 39점이 전시되고 있다. 제주의 오름을 볼 때마다 어머니같고, 해녀같다는 김 작가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무참하게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선뜻 작업에 나선 것”이라며 “영화에서 젊은 군인이 한 여성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모습이 우리 근현대사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준다고 생각했고 그 모습이 가장 강렬하게 남아 있다”고 말했다.

오멸 감독의 영화 ‘지슬’은 한국영화 최초로 선댄스영화제 최고상 수상, 브졸국제아시아영화제 황금수레바퀴상, 이스탄불영화제 특별언급상, 부산국제영화제 4개 부분 수상 등 국내외에서 이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면 현재 만화 ‘지슬’은 아르테미시아 만화부문(그래픽 노블부문) 작품상 후보에 오르는 등 국제적 조명을 받고 있다. 국내작가가 이 상의 작품상 후보에 오른 건 처음으로, 영화의 권위로 대표되는 프랑스 칸 영화제와 더불어 유럽에서 그래픽노블 분야의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상이다.

이날 전시회에 참석한 부청하 재경제주4.3유족회장은 “어제가 부모님의 제사였다”며 “6살 때 북촌학살현장에서 살아남아 살아왔는데, 작품에서 북촌학살현장의 어린 아이가 꼭 저와 닮은 것 같다”고 잠시 울먹이기도 하였다.

이날 전시회에는 정문현 재경제주4.3희생자유족회장과 양성완 노무현재단 제주위원장, 허상수 육지사는 제주사름 공동대표를 비롯 작품을 제안한 서해문집 김선정 주간 등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김 주간은 “안타깝게도 많은 이들이 제주4.3을 그린 영화나 만화 등의 작품을 접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수묵화 기법으로 역사의 깊이를 담아내고, 제주의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작가가 바로 김금숙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원화 39점이 공개되고 있으며 7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서울시청 본관 1층에서 이어진다. 또 전시회에선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당시 제주4.3에 대한 정부정책과 함께 과거사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지는 읽을거리도 마련돼 있다.<서울=변경혜 기자>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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