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 급급 마을사업 자성할 때…'제주다움' 극대화가 우선
유치 급급 마을사업 자성할 때…'제주다움' 극대화가 우선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07.06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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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안순 ㈔제주도 농어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장
① ② 지난 2일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는 청수리곶자왈에 서식하는 반딧불이를 보존하기 위한 반딧불이 지킴이 발대식을 가졌다. ③ 낙천리 아홉굿마을의 의자공원 전경. 이곳에서는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보리피자 만들기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다. ④ 조수1리 농산물 직거래 장터인 ‘농부의 아침’ 전경. 마을청년회가 운영하는 이곳은 지역 내 각종 농산물을 무인 판매하고 있으며 향토문화 전시관을 갖추고 있다.

우리 모두가 특별자치도의 도민이 된지 10년, 많은 변화가 있었다. 4개 시·군은 없어지고 2개 행정시가 그 역할을 나눠 왔다.

과연 우리 농촌마을들은 어떠한 변화들이 있었을까?

2000년대 초부터 마을사업의 형태는 상향식 사업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익숙하지 않았던 이 시스템의 형식은 상향식이었지만 여전히 행정주도적인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명칭도 생소한 녹색농촌체험마을과 어촌체험마을, 산촌생태체험마을, 전통테마마을, 정보화마을 등 더 나아가서 단위사업 대상 마을에 70억원까지 지원해 주는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최근에는 창의 아이디어사업, 창조적 마을 만들기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사업들이 특별자치도 10년에 이뤄지고 있었다.

하지만 경쟁적으로 마을사업을 유치하기에만 급급했었지 정작 유지·관리를 위해서는 어떤 역량을 갖춰야 되며 제대로 된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마을에는 어떤 보수교육이 필요한지를 알고자 하는 노력은 마을이나 행정에서 모두 손을 놓고 있지 않았는지 반성해 봐야 한다.

당초 마을에서 하고자했던 멋진 계획대로 진행되며 사후관리가 되고 있는 마을사업이 과연 얼마나 되는지 전수조사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달 30일 제주도의 마을들이 지역주민들을 대거 동원해 봉개동에 있는 ‘명도암참살이마을’에 모였다.

농림축산식품부가 3년째 추진하고 있는 ‘행복마을만들기 콘테스트’에 참여하기 위해 특별자치도 대표 마을을 선정하는 제주도의 콘테스트였다.

‘행복마을만들기 콘테스트’는 마을공동체의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마을만들기 활동을 조장하고, 그 성과를 평가·공유함으로써 지역발전과 주민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활동이다.

제3회 행복마을만들기 콘테스트 홈페이지에 신청된 120개 마을(제주시70, 서귀포시 50) 가운데 양 행정시에서 추천된 마을은 읍·면 농촌운동에 2개 읍·면, 체험‧소득에 2개 마을, 문화‧복지분야와 농촌운동분야에 각각 2개 마을, 경관·환경부문에 3개 마을이 경쟁에 참여했다.

치열한 경쟁과 공정한 심사 끝에 마을만들기(제주시), 읍·면 농촌운동(안덕면), 체험‧소득(낙천 아홉굿마을), 문화·복지(조수1리), 경관‧환경(청수리), 농촌운동(신도2리)가 선정돼 오는 8월31일 전국광역단체에서 선발된 기관 그리고 마을들과 경쟁을 하게 된다.

필자도 그 자리에 참석해 제주도 대표 선발전을 지켜보면서 많은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행복마을만들기 콘테스트라는 이벤트가 한두 달 전에 기획된 것이 아니라 세 번째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양 행정시나 마을들이 적어도 거의 1년이라는 준비 기간의 여유가 있었다.

제2회 대회가 끝나고 바로 준비할 수 있어야 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제주도에서 각 분야의 대표로 출전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차별화되고 경쟁력을 갖췄다는 제주도이기 때문에 입상도 중요하지만 더더욱 중요한 것은 ‘제주다움’을 표현하고 그 가치를 내륙지방의 모두가 인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급조된 모양새를 보여주는 것은 이제는 그만해야 한다.

내년에 있을 제4회 행복마을만들기 콘테스트에 참여할 것이라면 지금부터 준비하자.

이제 제주도도 중간자원조직인 마을만들기 종합지원센터가 개설됐다.

그동안 행정력이 미치지 못했던 부분에 다양한 전문가들이 소명의식을 가지고 사업을 하고자하는 마을에 많은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으리라고 보여진다.

종합지원센터가 충분히 각 마을에 알려지고 그 조직의 기능이 선순환된다면 제주도 마을만들기 사업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지난 칼럼에 게재했던 청수곶자왈에 대량 서식하고 있는 운문산반딧불이에 대해 다시 한 번 확인차(행복마을만들기 콘테스트에 출전하는 경관‧환경부분에 대표마을이기 때문에) 지난 2일 곶자왈 입구를 방문했다.

지역주민들 자체적으로 반딧불이 지킴이 발대식을 진행하고 있었고 많은 관광객들이 궂은 날씨임에도 소박한 행사를 격려해 주었다. 더더욱 큰 감동을 받은 것은 제주도 각처에서 활동하고 있는 자연환경해설사협회의 구성원인 해설사들의 자원봉사 모습이었다.

어떠한 반대급부가 주어지지 아니함에도 청수곶자왈 운문산반딧불이가 제주를 대표하는 생태계의 보물로서 오래도록 이 지역에 머물기를 바라는 염원으로 교래리에서, 성산포에서, 1100도로에서 업무를 마치고 득달같이 청수리로 달려온단다. 36명의 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반딧불이를 관찰하는 것은 더욱더 만족을 크게 해줬다.

매일 3명에서 6명까지 배치돼서 제주도 야간관광에 핵심주체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

그렇다. 이것이 바로 제주도의 에너지이며 미래다. 이제 특별자치도 출범10년, 제주특별자치도의 100년 후의 그림을 다시 그리자.

10년도 내다보지 못하는 행정력에 지역주민들의 피로는 더욱 쌓이고 있다. 우리는 특별한 제주도민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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