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문 활짝 열 열쇠, 이곳서 찾다
취업문 활짝 열 열쇠, 이곳서 찾다
  • 박미예 기자
  • 승인 2016.07.04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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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

4일 오전 7시20분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교장 정경애) 컴퓨터 교실.

강의에 집중한 학생들 속 밀려오는 졸음의 무게에 몸이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어져가는 한 학생이 눈에 띄었다. 눈을 아무리 부릅떠보아도 이내 눈꺼풀이 천근만근 내려앉는 모습이었다. 그러면서도 희미해져가는 의식을 붙잡기 위한 모습이 안쓰러웠다. 그러다 옆자리에서 필기에 열중하고 있는 친구를 눈에 담더니 공부 의지가 불타올랐는지 자세를 바짝 고쳐 앉았다. 그러고는 곧 모니터에서 펼쳐지는 금융 자격증 강의에 눈을 반짝였다.

제주여상은 매일 정규 수업 시간 전과 방과후 시간을 활용해 한 시간씩 금융아카데미반(취업 동아리) 활동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각자 배정된 컴퓨터에 앉아 학교가 지원해주는 다양한 금융 자격증 인터넷 강의 중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해 듣는다.

취업 목표가 뚜렷한 40명의 학생들로 구성된 금융아카데미반은 다른 학생들보다 한 시간 빨리 등교하고 한 시간 늦게 하교한다. 학생들이 단잠의 유혹을 떨쳐내고 매일 아침 금융 강의를 들으러 오는 이유는 그 나름대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쟁취한 자리이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금융계 취업자를 다수 배출하고 있는 금융아카데미반은 제주여상이 자랑하는 대표 취업 동아리인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올해 초 1학년 신입생 20여 명을 뽑는 데 2배가 넘는 학생이 지원했을 정도이다.

매년 치솟는 인기에 얼마 전 학생 선정을 위한 일 대 일 면접도 생겼다. 면접에서 희망 취업처, 준비하고 싶은 자격증 등 구체적인 의지가 확인돼야 비로소 통과다.

이렇게 알차게 꾸려진 금융아카데미반은 양질 취업 명문 학교로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제주여상의 주요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2년 째 금융아카데미반에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2학년 강민경양은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는 취업 동아리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입학 초 금융아카데미반에 대한 설명을 듣고는 바로 지원했다”며 “지금까지 동아리 활동으로 은행텔러, 증권투자권유대행인 등 총 4개의 주요 금융 자격증을 땄다”고 활짝 웃었다.

제주여상은 이와 같은 우수한 취업 맞춤형 동아리를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제주여상은 현재 ▲회계·금융 분야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회계금융과’ ▲각종 유통 판매 부문 및 관리 부문의 유통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글로벌유통과’ ▲웹 콘텐츠를 창의적으로 기획하고 효율적으로 구현·운영할 수 있는 IT 전문 인력 및 다양한 콘텐츠 제작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디지털콘텐츠과’ 등 3개 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취업 동아리도 이들 학과에 맞춰 IT 영재반, 쇼핑몰 구축반, 회계 영재반, 디지털콘텐츠 영재반, 취업 대비반, 유통 영재반 등 다채롭다.

이 가운데 유통 영재반은 현재 제주상공회의소(회장 김대형) FTA활용지원센터로부터 ‘특성화고 FTA 활용교육’을 지원받고 있다.

이 교육을 통해 지난해 제주여상 학생 2명이 도내 최초이자 전국 최연소로 원산지 관리사 자격을 획득하는 성과를 거뒀다. 원산지 관리사는 FTA 컨설팅, 원산지 확인서 기준 충족 여부 확인, 원산지시스템 구축 및 관리 등을 하는 전문 인력으로, 자격시험은 난이도가 높아 종사자들도 합격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여상은 제주상의뿐만 아니라 공무원연금공단, 농협은행, 제주은행, 제주감귤농협, 중소기업중앙회, MG새마을금고, 라온레저개발, 넥슨, 오라관광, 제주테크노파크, 제주여성인력개발센터 등과 산업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해 학생들에게 현장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양질의 취업처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제주여상이 양질의 취업에 강한 또 다른 이유는 면접 역량 강화 프로그램에 있다. 호흡, 발성, 발음 연습을 통해 면접 점수를 높이는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모의 면접, 실전 면접, 면접 전략 세우기 등 학생들이 실제 면접에서 좀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특훈’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취업 성공을 위한 팁, 자기소개서 클리닉, 리더십 함양 캠프, 취업 진로캠프, 마인드업 인성함양 캠프, 진로 탐색 페스티벌, 특성화 동아리 경진대회, 선배 직업인과의 대화 등 취업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취업 맞춤형 프로그램에 힘 입어 지난달만해도 제주여상 학생 3명이 삼성화재, 현대엘리베이터 등 대기업 공채에 합격했다.

정경애 제주여상 교장은 “‘선(先) 취업 후(後) 진학’ 제도를 홍보하며 전문적이고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따뜻함을 품은 학교, 행복으로 가는 교실’을 교육 지표로 모든 교직원들과 함께 인격과 실력을 겸비한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미예 기자  my@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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