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소라의 성 건물, 복합문화공간 조성 감감무소식
옛 소라의 성 건물, 복합문화공간 조성 감감무소식
  • 고권봉 기자
  • 승인 2016.06.20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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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혈세 8억원 매입 후 22개월째 반쪽 활용 그쳐
올해 4억원 확보해 보수·보강만…장기 활용 계획은 언제쯤

서귀포시가 혈세 수억원을 들여 매입한 옛 소라의 성 건물을 복합문화공간으로의 탈바꿈이 아닌 유지 보수에만 급급,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시키고 있다.

서귀포시는 올해 4억원을 들여 정방폭포 인근 옛 소라의 성 건물에 대한 바닥 균열 보수와 옥상방수, 외부산책로, 안전난간 설치 등의 보수보강 및 외부시설물 개선사업을 추진한다고 20일 밝혔다.

이에 앞서 서귀포시는 2014년 4월 안전진단용역을 통해 전체적인 시설물의 안전에는 지장이 없지만 주요부재에 내구성, 기능성 저하 방지를 위한 보수가 필요하다는 C등급 판정을 받고 사업을 추진했다.

문제는 서귀포시가 2층 건물을 매입한 후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기로 해놓고 정작 빗물이 줄줄 새는 2014년 8월부터 22개월 동안 2층 건물 중 1층만 사용하면서도 장기 사용을 위한 활용 계획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옛 소라의 성 건물은 한국 현대 건축의 거장 고(故) 김중업씨(1922~1988)가 1969년 12월에 지은 근대건축물로 2003년 10월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됐다.

이후 서귀포시가 2008년 1월 건물 철거를 위해 약 8억원을 들여 매입(음식점 폐업보상비 포함)했다가 뒤늦게 보전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후 2010년 4월 정밀안전진단 후 안전 상위 등급인 B등급으로 판단, 재해위험지구 지정을 해제했다.

1층 건물은 2009년 4월부터 현재까지 올레안내센터로 사용되고 있고 2층은 (사)제주올레사무국 사무실로 사용되다가 빗물이 새는 등 문제로 인해 2014년 8월 폐쇄된 상태다.

폐쇄한 후 서귀포시는 2014년 12월 현을생 시장을 비롯해 관련 전문가가 참여한 자문회의에서 이 건물의 장기 사용을 위해 내진을 포함한 전반적인 리모델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도출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서귀포시는 활용 계획 마련을 뒤로 미룬 채 유지관리에만 혈세를 투입, 공용재산 관리를 소홀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마저 사고 있다.

이와 관련 서귀포시 관계자는 “현재 옛 소라의 성 건물은 안전 C등급이지만 언제든 D등급으로 떨어질 수 있다”라며 “누수 부분 처리와 창문틀 교체, 바닥 공사 등을 한 후 건축물의 가치를 살리면서 문화적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활용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고권봉 기자  kkb@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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