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넘치는 학과서 ‘만능 인재’ 양성
개성 넘치는 학과서 ‘만능 인재’ 양성
  • 박미예 기자
  • 승인 2016.06.20 1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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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제주고등학교

1970년 개교 이래 도내 농업인 배출 요람 '자리매김'

시대 흐름 맞춰 1999년 관광 중심 특성화고 전환

통합형 직업교육 거점학교 지정…어학교육도 병행
 

“가자미는 너무 익히면 안 돼요!”

지난 17일 오전 제주시 제주고등학교(교장 허경태)의 조리 실습실. 흰 조리복을 말끔히 차려입은 관광조리과 3학년 학생들이 각자의 조리대에서 요리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앳된 얼굴과는 상반되는 노련한 칼끝이 시선을 끌어당겼다. 요리 시작 20여 분이 지나자 평범한 재료들은 어느새 침샘을 자극하는 맛있는 음식으로 바뀌어 있었다.

같은 시간 또 다른 조리 실습실에서는 2학년 학생들이 팀별로 반죽 기계 앞에 둘러앉아 반죽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학생들은 “기본 반죽이 다 되면 새로운 빵을 만들어볼 거예요”라며 “까다로운 과정이긴 하지만 열심히 하면 그만큼의 결과가 나오게 돼있어요”라고 웃음지었다.

조리 실습실을 빠져나와 몇 걸음을 옮기자 또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교내에 마련된 넓은 공터에서 관광시스템설비과 학생들이 굴삭기와 지게차 운전대를 잡고 중장비 운전자격증 준비에 몰두해 있었다.

바로 옆 실습장에선 자동차 정비 수업이 한창이었다. 3학년 학생들은 전문가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숙련된 정비 실력을 뽐냈다.

이뿐만 아니다. 과별로 외국어 회화, 관광서비스 실무, 원예 등 학생들의 꿈에 힘을 실어주는 내실 있고 다채로운 실습 과정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관광그린자원과, 관광호텔경영과, 관광외국어과(중국어반·일본어반·영어반), 관광조리과, 관광시스템설비과…….

가지각색의 개성 넘치는 학과들은 그 이름처럼 ‘관광’이라는 큰 줄기로 묶여있다.

우선 제주고 100년 역사의 맥을 잇고 있는 관광그린자원과는 농생명산업 분야의 전문 직업인을 양성하고 있다. 농업의 기초 기술에서부터 생활원예, 조경, 작물 생산 기술, 농업기계운전, 관광농업 등을 교육한다.

관광호텔과는 관광·호텔과 관련된 이론과 실무 교육을 통해 서비스 마인드와 현장실무능력을 갖춘 호텔리어를 양성하고 있다. 관광일반, 비즈니스매너, 관광경영실무, 음료서비스실무, 관광서비스실무, 관광중국어 등 실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 교육과정으로 이뤄져 있다.

관광조리과는 현장실무 능력을 갖춘 전문 인재를 목표로 식품과학(재료 및 영양), 조리, 가공, 위생에 대한 기초 지식·과학·기술 등을 교육한다. 한식, 일식, 중식, 양식 등 각종 조리사 자격증과 제과제빵, 식품가공 기능사 자격증 등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관광시스템설비과는 각종 산업기계의 활용 및 정비 기능을 습득해 산업사회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자동차 기계 분야와 공조냉동기계, 기계제도/CAD, 용접 중심의 산업설비 분야에 대한 체계적인 이론 교육과 코스별 실습을 운영한다.

중국어반, 일본어반, 영어반으로 구성된 관광외국어과는 관광이라는 기본 개념 아래 각 언어에 대한 구사 능력을 키워준다. 관광 외국어, 회화, 독해, 문화, 외국어 듣고 해석하기 등 체계적이고 다양한 외국어 학습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고는 이들 학과 중 어느 하나의 학과를 꼽아 집중 육성하기보다 ‘학생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학교’가 되고자 한다. 제주고는 또 ‘통합형 직업교육 거점학교’ 지정·운영학교이기도 하다. 매주 제주시 및 외곽지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을 초대해 제과제빵, 도자기 제작 등의 직업교육을 제공하며 학생들의 꿈을 응원하고 있다.

1907년 ‘사립제주의신학교’로 개교한 이래 도내 농업인 양성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해온 제주고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1999년 관광 중심의 특성화고로 체제를 개편했다. 지나온 100년을 기반으로 앞으로의 100년을 준비하기 위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제주고는 ‘미래를 선도하는 글로벌 융합 인재 양성’을 교육 목표로 실무 능력, 인성 등을 고루 갖춘 만능 인재 양성의 산실로 힘차게 도약하고 있다.

 

박미예 기자  my@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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