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선배님, 모시겠습니다”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선배님, 모시겠습니다”
  • 김현종 기자
  • 승인 2016.06.19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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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흥1리-제주시·서귀포시 전우회…수년간 행사 도우미 활동 ‘훈훈’
사진 왼쪽부터 현종근 해병대전우회 서귀포시지회 사무국장, 한재환·김정수 해병대 태흥1리전우회 직전·전직 회장

“필승! 선배님 이쪽입니다. 계단 조심하십시오.”

지난 17일과 18일 강원도 양구 일대에서 열린 2016 도솔산지구전투전승행사에 참가한 제주지역 예비역 해병대원들은 팔순 이상이 다수인 가운데 상대적으로 젊은 층도 일부 섞여있었다.

젊은 해병들이라 해도 이미 장년에 접어든 50‧60대 나이임에도 연신 선배들에게 경례를 붙이며 행사 참여를 돕느라 여념이 없었다. 과연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그대로였다.

선배들은 대한민국 해병대3‧4기전우회 회원들로, 1952년 도솔산전투를 통해 ‘무적 해병’의 신화를 일군 주역이다. 후배 해병들은 태흥1리 해병전우회와 제주시‧서귀포시전우회 회원들이다.

후배들은 고령인 3‧4기 선배들이 제주에서 강원까지 먼 길을 오가는 과정에서 혹여 탈이 나지 않을까 걱정해 만사 제쳐놓고 지원에 나선 것이다. 태흥1리 해병전우회는 자리돔까지 공수해와 선배들의 입맛까지 꼼꼼히 배려했고, 제주시‧서귀포시전우회는 각각 20만원을 후원했다.

특히 제주에서 사실상 유일한 마을 단위 해병 전우회인 태흥1리 전우회는 3‧4기 선배들의 상당수가 70대 중반을 넘어가던 2009년 이후 올해까지 벌써 8년째 행사에 동행하고 있다.

한재환 전 태흥1리 전우회 회장(58)은 “도솔산 행사에 오면 도보 거리도 만만찮고 추모식 때 지역별 기수단 입장 등도 진행된다. 선배들이 연로한 탓에 고생할 수 있다는 생각에 함께 오기 시작했다”며 “졸병이 고참을 위해 심부름하는 건 당연하지 않느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한 전 회장은 “해병 특유의 끈끈한 결속이 더욱 강화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 3‧4기 선배들이 단 한 분이라도 도솔산 행사에 참가하는 한 지원도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원도 양구군=김현종 기자>

김현종 기자  taza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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