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의 죽음>
1957년 발간된 제주4·3사건과 관련한 최초의 소설 ‘까마귀의 죽음'이, 30여년만에 새로운 판본으로 옷을 갈아입고 독자들을 만난다.
재일제주인 2세이자 제1회 제주4·3평화상을 수상한 김석범씨의 ‘까마귀의 죽음’은 번역가 김석희씨에 의해 한국어로 번역, 1988년 국내에서 처음 출판된 바 있다. 하지만 발간 직후 절판되면서 30년간 구해볼 수 없었다. 그러다 지난 4월 김석희씨가 제주4·3평화상 수상을 위해 제주에 와 있던 김석범씨와 조우, 그가 재발간을 흔쾌히 허락했다.
김석범씨는 “1988년 책을 발간했을 당시, 4.3의 해방 없이는 한국사회 전체의 해방을 가져올 수 없다는 문구를 썼다”며 “지금도 역시, 그 구절을 거듭 인용하는 것은 지금도 그때와 생각이 같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이어 “이제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4.3의 해방’을 완전한 해방으로 이끌어 나가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출판사인 도서출판 각은 5일 오후5시 각 북카페에서 출판기념회 ‘까마귀의 죽음이 지나는 문학성과 그 주변담’을 개최한다. 출판기념회에는 김수열 시인의 사회로 번역가 김석희씨, 제주대 김동윤 교수 등이 참여한다. 값 1만9000원.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나를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나 자신일까, 또 다른 무엇일까? 나 자신에 대한 질문인데,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다. 혹시 내가 아닌, 다른 외부적 요소들이 나를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국부론’의 저자, ‘자본주의 아버지’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는 어떤 거창한 주장을 펼쳤을까? 애덤 스미스는 이런 인간의 본 모습을 일찍이 알아차렸던 것 같다. 그는 더 나은 삶, 잘되는 나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주옥같은 해답지를 ‘도덕감정론’이라는 책에 담아냈다. 이 숨겨진 대작을 스탠포드 교수인 러셀 로버츠가 현대인의 입맛에 딱 맞게, 다시 풀어서 썼다. 250여년전 쓰여진 고전을 현대인의 삶에 맞춰 새롭게 설명한 책,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이 그것이다. 책은 ‘도덕감정론’이라는 원저의 중심 내용을 친절한 해설, 그리고 재미있는 사례와 함께 읽을 수 있다. 세계사. 1만5000원.
<댓글부대>
제3회 제주4·3평화문학상 소설 부문 수상작인 ‘댓글부대'가 최근 출간됐다. 장강명 작가의‘댓글부대’는 2012년 대통령 선거 이후, 진보적인 인터넷 사이트에 잠입해 악의적인 댓글을 달면서 여론을 조작하고 해당 사이트를 무력화하려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이 소설의 모티브는 '국정원 불법 선거개입 사건'이다. 저자는 합리적으로 안전하게 설계됐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 인터넷 공간이, 사실은 기둥 몇 개만 부러뜨리면 금방 무너질 수 있는 허약한 구조물에 불과하다는 것을 꼬집는다. 심사위원들은 “저자 특유의 치밀한 취재력과 현장감, 경쾌하고 날렵한 문체가 돋보인다”며 “서사를 밀고 나가는 힘을 한껏 증폭시켜 강력한 목소리로 부박한 현실에 정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은행나무. 1만2000원.
<짠테크 전성시대>
롤러코스터 같은 재테크 말고, 맘 편하게 꾸준히 자산을 불려주는 방법이 없을까? 월급은 쥐꼬리에, 금리는 바닥이다. 돈 불리기 힘든 시대라지만, 내 돈을 지키고 싶은 욕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목돈을 만들고 돈을 불리고 싶은데 투자부터 해야 하는지, 집부터 사야 하는지, 대출부터 갚아야 하는지 헷갈린다면 일단은 맘 편한 짠테크부터 시작하면 어떨까? 짠테크는 돈이 없어도, 시간이 없어도 , 특별한 지식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신개념의 재테크 기술이다. 궁상맞게 아끼며 무조건 돈을 쓰지 말라는 게 아니다. 새나가는 돈을 똑똑하게 막고, 현명한 소비로 인생을 즐기며, 행복한 삶을 계획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기술이다. 부자들도 처음은 절약으로 시작한다. 절약은 생각보다 돈을 빨리 모으고, 모은 돈을 더욱 단단하게 쥐고 있게 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한 시대에 걸맞게 더 똑똑해진 짠돌이카페의 42인이 소소한 절약 노하우부터 돈 불리는 방법까지 ‘짠테크 전성시대’라는 책을 통해 모두 공개했다. 길벗. 1만3500원.
박수진 기자 psj89@jejuilbo.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