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주말,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행 에세이' 읽어 볼까
[책] 주말,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행 에세이' 읽어 볼까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6.06.02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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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세계 곳곳 여행기'

‘여행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때로는 타지 생활의 애환과 향수를 담담하게 그리고, 가끔은 유쾌한 식도락과 모험담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그의 여행기는 소설 못지않게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가 최근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라는 신작을 발간하면서 다시 한번 그의 여행 에세이가 주목받고 있다. 신작과 함께 그가 그동안 썼던 여행 에세이를 소개한다.

“‘라오스(같은 곳)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라는 베트남 사람의 질문에 나는 아직 명확한 대답을 찾지 못했다. 내가 라오스에서 가져온 것이라고는, 소소한 기념품 말고는 몇몇 풍경에 대한 기억뿐이다. 그러나 그 풍경에는 냄새가 있고, 소리가 있고, 감촉이 있다.”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는 신비로운 종교의 도시 라오스 루앙프라방을 비롯해 와인의 성지 토스카나, 미식가들의 새로운 낙원 포틀랜드 등이 담겨있다. 이어 광활한 자연 속의 여유를 즐기는 핀란드와 아이슬란드, 재즈 선율이 가득한 뉴욕의 밤과 근대문학의 흔적을 간직한 일본 구마모토까지, 전 세계의 매혹적인 여행지에 대한 하루키식 리뷰가 수록됐다. 문학동네. 1만4000원. 

‘시드니!’는 매일 400자 원고지 30매씩, 무라카미 하루키가 써내려간 올림픽 관전기 및 여행기를 담은 책이다. 만화가 이우일이 그린 100여 컷의 일러스트를 수록해 재기 발랄한 그림체로 내용과 사진의 환상적인 궁합을 선보인다. 하루키는 평소 자타공인 달리기 마니아로서 전문가 못지않은 식견으로 경기장 안팎의 분위기를 전하는가 하면, 짬짬이 지구 반대편 남반구의 낯선 도시 시드니의 매력을 소설가 특유의 풍부한 감수성으로 말한다. 비채. 1만4000원.

‘비 내리는 그리스에서 불볕천지 터키까지’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1988년에 그리스와 터키를 여행한 뒤 쓴 원고를 묶어 낸 여행에세이다. 사정없이 쏟아지는 비와 햇볕을 뚫고 그리스와 터키를 돌아다닌 하루키. 단순히 고된 여행에 대한 술회라고 보기에 이 책은 재미이상의 의미가 있다. 세속적 쾌락과는 동떨어진 그리스정교의 수도사들을 보며 ‘성’에 대해 생각하고, 공공연하게 담배를 뇌물로 요구하거나 융단을 파는데 혈안이 된 터키의 현실을 보며 ‘속’에 대해 떠올린다. 문학사상. 1만4000원.

‘나는 여행기를 이렇게 쓴다’는 하루키가 일본을 비롯한 미국, 멕시코, 몽고 등을 여행한 뒤 쓴 책이자, 그의 행적에 대한 일종의 자기 기록이다. 하루키는 ‘작가들의 성지’라고 부르는 미국의 이스트햄프턴에서 동료 작가들을 만나기도 하고, 며칠을 버틸 작정으로 일본의 한 무인도를 찾았다가 벌레 때문에 하루 만에 도망을 치기도 한다. 하루키는 멕시코에서 자꾸 식중독에 걸렸으며, 맛기행을 떠나서는 “우동 가락이 코에서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먹었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문학사상. 1만3000원.

2)잃어버린 창의성을 찾아서

누구나 창의적이기를 원하지만 어떻게 창의성을 개발해야 하는지 묻는다면 스스로 답을 내리기란 쉽지 않다. 이 책은 창의성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8일간의 창의성 여정을 통해 실상과 본질을 캐낸다. 창의성은 정신의 영역인 동시에 실제 세상의 변화를 다루는 과학의 한 분야이기도 하다. 따라서 창의성을 제대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인문학과 심리학, 자연과학을 넘나드는 폭넓은 지식이 필요하다. ‘잃어버린 창의성을 찾아서’는 인지융합학자 모기룡 박사의 문답형 창의성 개발서로, 창의성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독자들이 읽기 쉽도록 소설의 형식을 빌려 대화체로 구성했다. 글로세움. 값1만5000원.

3)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

아이는 천천히 배운다. 아이가 낯선 상황과 주어진 조건을 이해하고, 뇌에서 그것을 처리하고 행동으로 옮기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린다. 이때 부모는 ‘참아 주는 것’이 아니라 ‘당연히 기다리는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아이는 어른이 아니다. 부모만큼 빨리, 체계적으로 생각하지 못한다. 아이가 울면 부모들은 ‘빨리’ 그치라고 채근한다. 부모가 옆에서 아이에게 채근할수록, 아이는 부모가 주는 새로운 자극을 처리하느라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또한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는 법을 배우지 못한다. 최고의‘육아 멘토’라 불리는 오은영의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는 감정 조절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반드시 필요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코리아닷컴. 1만6800원.

박수진 기자  psj8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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