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있는 주말
책이 있는 주말
  • 박수진 기자
  • 승인 2016.05.26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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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초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 맨부커상선정위원회는 지난 16일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2016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으로 발표했다. 당시 심사위원장을 맡은 영국 인디펜던트 문학 선임기자인 보이드 턴킨은 채식주의자에 대해 “압축적이고 정교하고 충격적인 소설이 아름다움과 공포의 기묘한 조화를 보여줬다”는 찬사를 보냈다. 맨부커상 수상으로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 서점에서도 한강의 책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지난 25일 그의 따끈따끈한 신작 '흰'이 출간되면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럽혀지지 않는 어떤 흰 것에 관한 이야기....  신작 '흰'

지난 25일 출간된 ‘흰’은 저자가 2013년 겨울에 기획해 2014년에 완성된 초고를 바탕으로 글의 매무새를 닳도록 만지고 또 어루만져서 2016년 5월인 오늘에야 간신히 꿰맬 수 있게 된 책이다. 삶과 죽음이라는 경계를 무력하게 만드는 이 책은 벽을 모래로 허물고, 삶과 죽음이라는 단단함을 무르게 만들고, 삶과 죽음이라는 당연함을 낯설게 하고, 삶과 죽음이라는 평면을 입체로 분산시킨다. 저자로부터 불려나온 흰 것의 목록은 모두 65개의 이야기로 파생되어 ‘나’와 ‘그녀’와 ‘모든 흰’이라는 세 개의 부 아래 스며있다. 구름, 백열전구, 흰나비, 아랫니, 진눈깨비, 흰 개, 소금 등 각각의 하얀 것에 대한 이야기들이 그 자체로 밀도 있는 완성도를 자랑하기에 때론 65편의 시가 실린 한 권의 시집으로 읽힘에 손색이 없다. 책에는 ‘작가의 말’이 실려 있지 않다. 한강은 이에 대해 “이 소설 전체가 다 작가의 말”이라고 설명한다. 이 한 권의 책에서 저자의 소설에 관한 모든 것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 난다1만1500원.

광주민주화 얘기 다룬 '소년이온다'

‘소년이온다’는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간 있었던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상황과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소설이다. 저자는 철저한 고증과 취재를 통해, 밀도 있는 문장으로 계엄군에 맞서 싸우다 죽음을 맞게 된 중학생 동호와 주변 인물들의 고통 받는 내면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중학교 3학년이던 소년 동호는 친구 정대의 죽음을 목격한 이후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들을 관리하는 일을 돕게 된다. 매일같이 합동분향소가 있는 상무관으로 들어오는 시신들을 수습하며 주검들의 말 없는 혼을 위로하기 위해 초를 밝히던 그는 시신들 사이에서 친구 정대의 처참한 죽음을 떠올리며 괴로워한다. 저자는 5·18 당시 숨죽이며 고통 받았던 인물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진다. 저자는 이 작품에서 진심 어린 문장들로 무고한 영혼의 말을 대신 전하며 그 시절을 잊고 무심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저자는 또, 잊을 수 없는 봄날의 오월을 지나 여름을 건너가지 못한 이들과 살아남은 것이 오히려 치욕으로 여기며 매일을 힘겹게 견뎌내는 이들에게 우리가 어떤 대답을 해줄 수 있는 가를 묻는다. 창비. 1만2000원.

삶과 죽음의 날카로운 경계 위에서 괴로워하는 순간.... '바람이 분다 가라'

나직하면서도 힘 있는 문장과 시정 어린 문체로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과 삶의 진실을 탐문해온 저자는 삶과 죽음의 경계 위에서 간절하게 숨 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촉망받던 한 여자 화가의 의문에 싸인 죽음을 두고, 각자가 믿는 진실을 증명하기 위해 마치 격렬한 투쟁을 치르듯 온몸으로 부딪치고 상처 입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400여 페이지에 걸쳐 전개된다. 새벽의 미시령 고개에서 40년이란 시간의 차이를 두고 일어난 두 차례의 사고, 그리고 거기에 얽힌 인물들의 내밀한 사연과 진실이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펼쳐진다. 

저자는 우리들에게 질문한다. 매 순간 흔들리고 번민하는 삶의 날카로운 경계 위에 서 있는 우리는 지금 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살아내는 것으로 진실한 빛을 얻을 수 있는가를 말이다.

저자는 2005년 가을 무렵부터 구상에 들어가 계간 ‘문학과사회’에 2007년 가을부터 이듬해 가을까지 일 년 반 동안 이야기의 중반을 연재했다. 이어 저자는 다시 일 년 남짓의 시간을 들여 무려 4년 6개월여의 긴 시간이 투여된 작품이다. 문학과 지성사. 1만2000원.

 

스마트하게 성공하는 법 다룬 '1등의 습관(찰스 두히그 저)

뉴욕타임스 기자이자 '습관의 힘' 등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오른 찰스 두히그가 '1등의 습관'이라는 책을 펴냈다. 책은 9개월 동안 단 하루도 쉴 수 없을 만큼 바빠서 인생의 위기에 몰렸던 찰스 두히그가 위기를 스스로 극복하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그는 책을 펴내기 위해 구글의 인력 자원국 최고 책임자, 미국 해병대 4성 장군, 디즈니사 최고 창의성 책임자와 '겨울왕국'제작진, 하버드 의대 교수, FBI 국장과 수사관 등 세계 최고의 인재들을 만났다. 그 결과 여유롭게 일하면서도 세상을 움직이는 인재들이 지닌 놀라운 비밀 여덟 가지를 찾아냈다. 독자들은 직업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삶에 대한 만족도까지 높은 사람들의 특별한 비결을 엿볼수 있다. 알프레드. 1만6800원.

박수진 기자  psj8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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