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다운 속살’ 품은 농어촌이 관광 질적 향상 이끈다
‘제주다운 속살’ 품은 농어촌이 관광 질적 향상 이끈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05.25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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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안순 ㈔제주도 농어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장
① ② 가족 또는 단체가 몸만 가도 모든 것이 해결되는 농촌마을 중심에 위치한 캠핑장. 입장하는 순간 힐링이 된다. ③ ④ 소비자 중심의 콘텐츠와 프로그램으로 자유여행객들을 유인하는 최근의 관광농원. 자유여행객들에게 힐링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시설과 구성으로 제주 농촌 관광의 질 향상을 위한 새로운 거점으로 거듭 날 것으로 예상된다.

때 이른 더위가 농어촌을 달구고 있다.

이제 우리의 농어촌은 눈코 뜰새 없이 바빠질 것이다.

보리 수확, 마늘 수확과 더불어 여름작물 파종 준비로 새벽 어스름부터 어두워질 때까지 모든 작업 가능한 노동력과 농기계가 밭으로 향한다.

더구나 찌는 듯한 더위를 이겨내며 시설에서는 만감류의 적과가 한창 진행 중이다. 어촌에서는 요즘 파시를 이뤄야 할 자리 떼가 전년도에 비해 60% 정도의 어획량을 보인다고 한다. 기상변화에 따른 자리 떼의 이동이라고 여겨진다.

적어도 50대 이후가 기억하는 보리 수확기에 지천에 널려있는 제피(초피)를 썰어 넣은 자리물회와 보릿대에 구워먹는 자리구이는 더위를 이길 수 있는 제주에서만 가질 수 있는 웰빙 로컬푸드였다.

자리나 멜(멸치)을 어촌마을보다 먼저 중산간 마을이 맛을 봤던 “자리 삽서~멜 삽서~”라는 이동 장사치들의 넉넉한 마음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이제는 단순한 추억거리가 된 것 같다.

최근에 우리 도가 제주 관광산업에 대한 정책 변화는 늦은감이 없지 않지만 무척이나 다행스럽게 여겨진다.

양적 팽창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질적 성장을 위한 맞춤형 마케팅을 강화하고자 하고 트렌드를 반영한 콘텐츠를 개발해 지원한다고 한다.

하지만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걱정이 앞선다.

도에서 추진하고자 하는 콘텐츠는 이미 각 분야에서 성업 중이거나 부분적인 문제점들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직까지는 입도여행객의 75% 이상이 내국인임에도 그들을 통한 충분한 프로모션으로 상품의 질을 높이는 구체적인 방안 도출을 해야 됨에도 중화권 등(그들만의 잔치를 하는)에 대한 마케팅을 하겠다는 것은 조금은 전시성 마케팅이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우리 도는 이미 16개 이상의 마을이 농‧어촌 체험 휴양마을 사업자로 지정이 돼 있어 다양한 농·어촌의 체험과 관광객들을 체류시키기 위한 부단한 노력들을 전개하고 있다.

매회 칼럼 때마다 강조하고 있지만 진정한 제주도만의 색깔과 맛·멋, 그리고 향기를 보여줄 수 있는 곳이, 가장 제주다운 속살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 도 전역에 있음에도 그 마을들의 가치높이기 위한 추가 정책들이 펼쳐지고 있지 아니함은 무척 안타까울 뿐이다.

전체 여행객들의 91%를 차지하고 있는 FIT(Frequently Independent Traveler·자유여행객)들이 자연스럽게 농·어촌으로 향하게 하기 위해서는 대외적인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우선 이미 조성돼 있음에도 효용성을 극대화 시키지 못하는 마을공동체의 사업들을 전면 재검토해 원인 분석과 대안 제시를 위한 보수 교육 등으로 그들이 제주 관광의 질적 향상을 위한 첨병이 될 수 있도록 해야 될 것이다.

다만 농·어촌 마을공동체사업이 마을이 자생적으로 이뤄 낸 성과가 아니라 중앙정부·지방정부의 지원금으로 조성됐기에 조성 후 나타나는 모든 문제점들을 지원금으로 해결하려는 자세 또한 변화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어차피 우리 모두는 제주 관광산업에서 소외되거나 무관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30여 년 전 농촌에 농어촌소득원개발촉진법에 의해서 각처에(서귀포를 중심으로) 관광농원개발사업이 한창 진행돼 왔었다.

농·어촌 관광 소득원을 개발하는 정책적 수단으로서 1984년부터 1989년까지는 관광농업만을 개발해 왔다.

1990년 제정된 농어촌발전특별조치법에 의거해 농어촌휴양단지, 관광농업, 민박마을 등 관광 소득원 개발정책을 적극 추진해 왔으나 초창기 관광농원 사업 등이 보여줬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더구나 여행 패턴의 변화와 다각화로 개별사업자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그 트렌드에 걸맞게 준비를 하지 못해 큰 성과를 거양하지 못하고 말았다.

과거에 여름철 피서의 일환으로 바닷가나 계곡에 캠핑을 하는 것이 젊은 가족 여행객들의 로망이었으나, 이제는 농촌마을 안으로 들어와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줄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춘 캠핑장과 글램핑장들이 속속 개장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 중심의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구성한 관광농원들이 하나·둘 농촌마을에 개장을 하고 있다.

30여 년 전과는 전혀 다른 콘셉트로 소비자들을 유도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과거 매스투어리스트들을 유도하기 위한 식당과 농산물 판매장만 갖춘 것이 아니라 자유여행객들에게 힐링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시설과 구성이 제주 농촌 관광의 질 향상을 위한 새로운 거점으로 거듭 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이제 마을공동체사업과 그 마을에서 개별사업자들이 운영하는 농촌체험관광 상품들을 적절히 패키지하는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여겨지며, 그러한 결과들이 소비자들에게 더 큰 감동과 만족을 줄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

우리 도가 추진하고 있는 제주 관광의 질적 향상을 위한 정책들이 행정·관광업체의 전문가들에 의해서만 입안이 된다면 반복되는 시행착오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유럽 관광 대국들의 사례를 보아서 알 수 있다시피 농촌 관광이 그 큰 틀을 감당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지 아니할 때 제주 관광의 질적 향상은 더디 갈 수밖에 없고 많은 비용이 소모적으로 낭비될 뿐이라고 걱정스러운 생각을 적어본다.

제주 관광의 질적 향상은 행정이 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제주다움을 유지 간직하고 있는 농어촌이 해 낼 것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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