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다습한 기후에 콜레라 확산…집중호우 탓 대기근까지
고온다습한 기후에 콜레라 확산…집중호우 탓 대기근까지
  • 현대성 기자
  • 승인 2023.01.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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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기상 100년사] 3. 도민 어려움 빠뜨린 제주날씨

[편집자 주] 2023년은 제주지역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지 100년째 되는 해다. 

제주지방기상청은 기상 업무 100년을 기념해 ‘제주 역사·문화와 함께하는 제주기상 100년사’를 발간했다. 

본지는 지난 100년 제주 역사와 문화 속에서 걸러낸 날씨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소개하며 도민과 함께해 온 제주기상 100년의 의미를 조명한다. 

제주지역 대기근 기간인 1956~1957년간 월별 강수량. 1956년 9월과 1957년 6월에 강수량이 집중됐다.

▲ 1946년 제주 콜레라 창궐

1946년 6월, 제주에 처음 발생한 콜레라는 예년에 비해 더운 날씨와 많이 내린 비로 급격히 확산했다. 

제주4 ·3사건 진상보고서에 따르면 1946년 8월 29일자 미군 보고서는 사망자 369명, 신규 환자 424명으로 제주 콜레라 환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후 기록이 없어 정확한 사망자 수는 알 수 없다.

8월 말 전국 콜레라 사망자가 7193명이었다는 점으로 볼 때 제주지역 사망자가 369명에 그쳤다 가정하더라도 다른 지역에 비해 제주도의 콜레라가 심한 편임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제주지역 콜레라 피해가 컸던 이유는 당시 여름이 예년에 비해 매우 더웠고, 강수량도 많았기 때문이다.

제주도에서 콜레라가 창궐했던 1946년 6월 평균기온은 22.3도, 평균 최고기온은 26.3도였다.

이는 제주도가 기상관측을 시작한 1923년부터 2022년까지 100년간 매월 6월 기온을 비교했을 때 각각 역대 13위, 6위 기록이다. 

특히 6월 상순 평균기온은 21.9도, 평균 최고기온은 26.2도로 100년 중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더웠다. 

1946년 8월 강수량은 433.1mm로 역대 9위를 기록했다. 특히 8월 20일 하루에만 223.1mm의 폭우가 쏟아져 한 달간 내린 비의 절반 이상이 내렸다. 

▲ 해방 이후부터 1950년대까지 이어진 대기근

해방 이후 1950년대까지 나타난 제주의 대기근은 제주의 날씨와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다.

1956년 5월 19일자 제주신보는 대기근 상황에 대해 “이번 봄은 유달리 양식이 떨어진 절량(絶糧) 실정이 심각했다. 5월에는 농가 호수의 50%에 해당하는 2만3071호가 절량됐다는 조사 집계가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1956년 대기근은 많은 비가 내리면서 보리를 비롯한 밭작물 수확이 어렵게 되면서 발생했다. 

1956년 9월 강수량은 636.7mm로 100년간 9월에 내린 비 중 두 번째로 많은 양이었다. 1956년 연 강수량은 2015.9mm로 역대 6위를 기록했다. 

특히 8월 14일(129.7mm), 9월 8일(115.8mm), 9월 9일(107.5mm)은 하루에 100mm가 넘는 비가 내려 농작물 생장과 수확에 어려움이 컸을 것으로 분석된다. 

1957년 3월 가뭄과 6월 폭우도 제주 대기근을 더욱 심각한 상황에 빠지게 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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