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 줄고 중국인 회복 불투명…제주관광 ‘노심초사’
내국인 줄고 중국인 회복 불투명…제주관광 ‘노심초사’
  • 고경호 기자
  • 승인 2023.01.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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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주행 수요 작년 연말부터 줄어…제주행 좌석 감소 원인
기대 모았던 중국인 유치는 현지 코로나 확산으로 사실상 불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제주관광에 불어왔던 ‘훈풍’이 새해 들어 사그라지고 있다.

내국인 관광객들의 제주행 수요는 항공사들의 해외 노선 확대에 따라 감소세로 전환된 데다 기다렸던 중국인 여행객 유치는 코로나19 확산에 부딪혀 사실상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매달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연말 들어 감소세로 전환됐다.

실제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JTA)가 집계한 ‘제주관광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제주로 여행 온 내국인 관광객은 총 116만6901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46만5672명보다 150.5%나 폭증했다.

지난해 제주행 내국인 관광객 증가세는 3월 –2.2%를 제외하면 ▲2월 29.8% ▲4월 8.9% ▲5월 15.0% ▲6월 12.7% ▲7월 11.5% ▲8월 31.4% ▲9월 21.2% 등 매달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10월에 4.4%로 줄어들더니 11월에는 –5.4%로 반전됐다.

매달 내국인 관광객 수가 크게 늘면서 제주관광은 코로나19 이전으로의 회복을 기대할 만큼 성황을 이뤘지만 연말 들어 증가세가 꺾이더니 11월에는 아예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코로나19로 멈췄던 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국내선 운항에 집중했던 항공사들이 해외 노선을 확대해 상대적으로 제주행 항공편 좌석이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도내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내국인 관광객이 서서히 감소세로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제주행 국내선 비행기의 탑승률은 만석에 가깝다”며 “제주 기점 국내선에 치중했던 항공사들이 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국제선을 확대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제주행 좌석이 줄어들어 내국인의 제주행 발길이 감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여행상품을 취급하는 또 다른 관광업계 관계자는 “좌석 감소도 문제지만 가까운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등을 향한 내국인들의 해외여행 수요가 점차 늘고 있는 점도 장기적으로 제주행 내국인 관광객 감소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인 관광객 발길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한풀 꺾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오는 8일부터 자국민들의 해외여행을 허용할 방침이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급격하게 커져가는 현지 상황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나라 정부는 2일부터 중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중국발 항공기의 국내 기착지를 인천으로 일원화하면서 주 1회 제주와 시안을 오가던 중국 직항 노선은 오는 5일부터 잠정 중단되는 등 사실상 중국인 관광객들의 제주행 발길은 막혀있는 상황이나 다름없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 방역조치 해제로 제주관광에 훈풍이 불어왔지만 내국인 감소세에 더해 중국인 관광객 회복마저 불투명해지면서 회복의 새해를 기대했던 도내 관광업계가 노심초사하고 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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