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불렀냐'는 볼멘소리 귀 기울여야
'왜 불렀냐'는 볼멘소리 귀 기울여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05.1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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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크루즈 관광을 활성화한다면서 다른 지방 여행사들을 불러 놓고도 회의는 1시간 남짓에 그쳤는가하면 그것도 모자라 회의조차 비공개로 진행했다고 해서 언론으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고 있다. 오죽했으면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내려왔던 다른 지방 여행업체 한 관계자는 서로 인사나 나누기 위한 상견례 같은 간담회 자리였다면 귀한 시간을 허비하면서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한심한 노릇이다.

아직도 제주도가 이같은 잘못된 행정 행태를 답습하고 있다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말로는 공개행정, 투명한 행정을 하겠다면서 실제로는 공개를 꺼려하고 언론에 보도되면 좋은 게 하나도 없다는 식의 경색된 행정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면 그것이 바로 대표적인 관료주의이다. 결국 관료주의는 도민들의 불신을 사게 될 뿐만 아니라 업계에 대해서는 갑질마저 서슴지 않는 풍조가 만연될 수밖에 없다. 불참할 경우 어떤 불이익을 받을지 몰라 고민 끝에 참석했다는 한 참석자의 말에서도 그 행태가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다.

이번에도 똑같은 경우였다. 제주도는 지난 18일 제주웰컴센터에서 제주 크루즈관광산업의 실태를 파악하고 문제점을 공유하면서 질적 성장을 모색하기 위한 ‘제주도내 크루즈 여행업계 간담회’를 가졌다. 주관은 제주도 해양산업과였고 제주관광공사 제주도관광협회 제주크루즈산업협회 등 유관기관과 크루즈 인바운드 여행사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여기에는 다른 지방의 여행업체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그런데 정작 회의가 열리기 전까지도 참석자들 대부분은 간담회의 취지나 안건 등 세부적인 내용을 듣지 못했다고 한다. 제주지역 크루즈 관광산업의 실태를 파악하고 제반 문제점을 논의하겠다는 자리를 마련하면서도 어떤 간담회인지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면 무엇을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인지 모르겠다.

더구나 간담회 시간도 겨우 1시간에 불과했다면 더더욱 무슨 목적의 간담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회의 시간이 불과 1시간이라면 인사말과 참석자들에 대한 소개가 이어지다 보면 정작 듣고 싶고 말하고 싶은 얘기를 충실히 개진할 수 없다. 그래서 참석했던 다른 지방의 여행업체 관계자의 볼멘 소리가 제주도정을 질타하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았던 것이다. 바쁜 사람을 왜 불렀느냐는 힐책이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참석자들이 자신들의 의견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꺼려하는 여행업체의 사정을 감안해 비공개로 진행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다. 주관부서였던 제주도 해양산업과는 허튼 변명을 하기 전에 충실한 간담회를 위해 노력한 흔적이라도 보였어야 했다. 그것마저 없었다면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행정’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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