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君子)의 인간상(人間象)
군자(君子)의 인간상(人間象)
  • 제주일보
  • 승인 2016.05.17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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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오 제주문화원장

군자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학문을 해야 한다. ‘학식의 구비’가 군자의 첫째 요건이다.

군자는 학문을 진정으로 좋아하여(好學) 먹음에 배부름을 구하지 아니하고(食無求飽), 거처함에 편안함을 구하지 않으며(居無求安), 일처리에 민감하고(敏於事), 언어구사에 신중하며(愼於言), 스승에게 나아가 자신을 바로 잡는다(就有道而正). 군자의 학문은 형이하학적 일상적 지식과 수양에서부터 형이상학적 심오한 철학에까지 이른다.

공자께서 말씀하신, “독실한 믿음으로 학문을 좋아하고, 죽을 때까지 지키면서 도를 닦는다(篤信好學 守死善道)” 라는 말이나, 또는 “아침에 도를 깨우치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朝聞道 夕死可矣)” 라고 한 구절이 좋은 예이다. 군자다우려면 항상 예(禮)에 부합한 행위를 하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학문을 두루 익힌 다음에 예로써 절제해야 함이 군자가 되는 길이다. 예는 인간이 자립하는 바탕이라 여겨진다.

 유학의 이상적 인간은 성인(聖人)을 비롯하여 군자(君子), 현인(賢人), 인인(仁人)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성인은 어느 한 부분도 부족함이 없다고 산정된 일종의 완전인(完全人)으로서 예로부터 이를 ‘생이지지(生而知之)’ 곧, ‘나면서부터 아는 사람’이라 부르며 모든 일을 뜻한 바대로 편안히 실행해 가는 ‘안이행지(安而行之)’하는 사람인데, 이는 실제 현실에서는 거의 실현하기 힘든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군자 등은 ‘학이지지(學而知之)’라 하여 배워서 알고, ‘이이행지(利而行之)’ 곧, 착한 본성을 따르는 것을 이롭게 여겨 행하는 사람으로, 이는 현실에서 실제로 성취할 수 있는 이상적 인간상이 된다. 이런 맥락에서 공자께서 “나는 성인을 볼 수 없었다.” 라고 하신 말씀은 곧, “군자는 볼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군자, 현인, 인인 등 시제로 성취가능하다고 여긴 인간들이라도 이들이 똑같은 비중으로 중요시되거나 논의되지는 않은 것 같다. ‘논어’에서 군자는 여러 차례 설명되지만, 현인은 한두 차례 언급되고, 인인은 그 중간쯤으로 논의되고 있음이 확인된다. 이들은 서로 분별되면서도 공통적인 성격과 내용을 지닌 상이(相異)하면서도 상동(相同)한 인간상이라 할 것이다.

 이상적인 인간이 되려면 호의호식(好衣好食) 곧, 포식(飽食)과 안거(安居) 따위에 구애받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일은 군자가 현실에서 성취 가능한 이상적 인간이 될 수 있는 자격조건이기도 하다.

옛 성인이 남긴 글 속에서 군자의 인간상을 돌이켜 생각해 본다. 그 인간상 속에서 오늘, 풍요 속에 사는 우리들의 삶을 되돌아보고, 인생 여정(旅程)에 자신의 모범으로 삼아봄은 어떨는지.

제주일보 기자  startto@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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