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항일운동 90주년 특별전을 개최하며
제주해녀항일운동 90주년 특별전을 개최하며
  • 뉴제주일보
  • 승인 2022.11.0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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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용식 제주도 해녀박물관장
제주해녀항일운동 90주년 특별전이 다음 달 18일까지 해녀박물관 2~3층 특별전시 공간에서 열리고 있다.
제주해녀항일운동 90주년 특별전이 다음 달 18일까지 해녀박물관 2~3층 특별전시 공간에서 열리고 있다.

‘역사의 발전은 역행치 않는 것이며, 민중의 역량은 불패이다.’

제주해녀항일운동 90주년을 맞이해 ‘빗창들고, 호미들고 불꽃바다로’ 특별전의 내용을 한 마디로 집약해 놓은 문구이다. 역사의 원동력은 대중이고 대중의 힘에 의해 발전하며, 대중에 의해 열매를 거둔다는 뜻이다.

제주의 역사는 가혹하고 고난의 역사였다. 중앙정부 권력의 영향 하에 있을 때부터 제주는 수탈과 박해의 대상이었다. 척박한 자연환경에 의한 가난과의 싸움은 스스로 자주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했고 그 원동력은 천혜의 ‘바다’였다. 그 바다는 빈약한 농산물을 대신해 주는 해결점이기도 했다. 

해녀는 제주도의 특수한 직역이다. 외지로 나가 출가 노동을 통해 가정 생활을 꾸려 나갔고 제주 경제에도 나름 밑바탕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제국주의가 조선을 병탄하기 시작하면서 그 마수는 제주도에도 미치기 시작한다. 일제는 1910년대 ‘토지조사’에 의해 농지 수탈 정책을 펴 나갔을 뿐만 아니라, 제주해녀를 대상으로 한 착취는 한층 고도화 돼 간다. ‘제주도 해녀어업조합’을 중심으로 해녀를 기만하고 착취하는 행위는 제주 여성으로서 참을 수 없는 분노로 표출되고 만다.

평생 물질과 밭일 등으로 고단한 삶을 살았던 가련한 제주여성의 항일 투쟁은 제주의 역사를 보여 주는 것이며, 척박한 자연환경에 적응하면서도 부정한 시대에 대해서는 단호히 거부할 줄 아는 불굴의 제주의 정신을 보여줬다. 1931년 12월, 제주도 해녀어업조합 사무실을 점검하기 위한 집단 행동을 시작으로 1932년 1월까지 자신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피나는 싸움은 가히 제주의 집단적 저항의식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90년이 지난 지금, 해녀박물관 주변 우도, 구좌, 성산 일대에는 일본 제국주의에 맞선 해녀들의 피맺힌 절규와 항쟁의 독특한 기운을 느낄 수가 있는 곳이다. 어느 한 곳이라도 제주해녀의 숨결이 와 닿지 않는 곳이 없다. 해변 길, 돌담, 불턱 등은 고단했던 해녀의 삶을 볼 수가 있고, 이러한 삶은 ‘순비기 꽃’으로 승화돼 역사적 사실로 남을 것이다.

제주해녀를 위한 전시, ‘빗창 들고, 호미들고 불꽃바다로’ 특별전은 이번이 끝이 아니다. 제주해녀는 항일운동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영토주권의 상징 ‘독도’ 지킴이에도 나서기도 했다. 이러한 제주해녀의 삶을 확산시키기 위한 자료 발굴과 더불어 좀더 진지하고 발전된 내용으로 다음의 특별전을 준비하고자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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