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첫 블랙박스 공연장 가능성 시험대…제주 그림책 이야기 '꿈틀'
도내 첫 블랙박스 공연장 가능성 시험대…제주 그림책 이야기 '꿈틀'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2.10.16 1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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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속 제주 이야기’ 초연
24일까지 블랙박스 공연장 비인
그림책 속 제주 이야기 출연진이 마지막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나영 기자.

도내 1호 블랙박스 공연장의 첫 기획 공연으로 공연장 흥행 가능성이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제주 그림책 속 주인공과 배경이 실감공연으로 재탄생하며 공간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드러냈다.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원장 김영훈)은 오는 24일까지 블랙박스형 공연장 비인(BeIn;)에서 제주의 그림책을 활용한 실감공연 ‘그림책 속 제주 이야기’를 초연해 선보이고 있다.

블랙박스형 공연장은 말 그대로 ‘검은 빈 사각형 상자’에서 출발, 무대와 객석 구분 없이 연출 의도에 따라 자유롭게 변화시킬 수 있어 실험적, 융복합적 공연에 적합한 공간으로 조성됐다.

이번 실감형 공연은 제주 그림책 4권을 토대로 실감형 미디어아트로 살아나는 그림책 속 배경과 뮤지컬 배우의 노래, 춤이 융합된 옴니버스식 실감형 공연이다. 16일 비인 공연장. 어린이 동반 가족 관객을 중심으로 객석이 채워졌다.

진흥원이 제작한 안내 음성 중 ‘제주어’ 음성이 나오자 순간 어린이 관객들은 화들짝 놀라며 집중하기 시작해 공연장이 조용해졌다.

공연 시작과 함께 관객들은 바닥까지 포함해 무대 화면 전체를 가득 채운 ‘제주 바다’ 풍경에 탄성을 질렀다.

화면 전체가 넘실대는 파도와 모래를 스치는 물결, 밭, 해녀 등의 풍경이 실감형 미디어아트로 살아 움직이듯 연출되면서 관객 몰입도를 높였다.

이를 배경으로 뮤지컬 배우들이 등장해 쉽고 유쾌하게 풀어낸 연극과 창작곡(제주어 창작곡 포함), 무용으로 해녀가 되고픈 우도 해녀 3총사(김정희 작 애기해녀학교)와 제주 밭담 전설과 농사 이야기(박소영 작 흑룡만리), 해녀 엄마와 딸의 사랑 이야기(박은혜 작 숨비소리), 함덕 아이들의 추억 놀이와 상상 이야기(김정희 작 청청 거러지라 둠비둠비 거러지라)를 차례로 풀어냈다.

특히 공연 마지막에 제주의 깅이(게)가 무대 가득 펼쳐지고, 어린이 관객이 전부 무대 위로 올라와 움직이는 깅이 형상을 따라가 잡아볼 수 있게 연출하는 등 관객 참여를 확장했다.

이번 공연에서 극중 상황에 따라 이질감 없이 은은하게 변화하는 미디어 아트 작품과 출연 배우들의 연기력과 가사 전달력,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유쾌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대사와 연출까지 관객들은 작품에 몰입하기 충분했다.

뿐만 아니라 그림책과 어울리는 창작곡부터 제주어가 포함된 창작곡까지 잇따랐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다만 공연 관람 대상이 36개월 이상부터였던 만큼 유아들의 집중도를 오랫동안 유지하기에 80분 공연 시간은 다소 길었다.

아울러 스크린이 바닥 끝까지 내려오게 하기 위해 상하 스크린을 덧대어 연결시킨 부위에 주름이 남으면서 다소 집중감이 떨어지기도 했다.

20여 년 간 어린이 공연과 뮤지컬 작품 등을 연출해 온 제주 이주 공연 연출가 김진희 총괄 프로듀서(화이브행크 대표)는 “내년부터 지역 인재를 발굴해 이번 공연의 네 작품 속 이야기를 하나씩 보완해 제주시 원도심 활성화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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