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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과 관광, 둘이 아니다…‘농촌체험관광’ 품격 높이자임안순 ㈔제주도 농어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장
제주일보 | 승인 2016.05.11

해마다 이맘때면 제주 1차산업의 주작목인 감귤 생산량에 대한 예측을 해보는 시기이다. 우리 도를 크게 3개 혹은 4개 권역으로 나눠서 개화 상태를 보면서 당해 연도의 생산량을 가늠해 보는 것이다.

물론 감귤 생산량의 절대량을 차지하는 산남지방의 생산량이 감귤가격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 된다.

현관문을 열고 한 걸음만 마당으로 나오면 농염한 감귤 꽃 향기가 현기증을 불러 올 정도로 환상적인 제주를 느끼게 해준다. 어쩌면 제주도의 (유채꽃에서, 메밀꽃에서 나오는 향기보다) 진정한 향기는 노랗게 완숙된 감귤의 상큼한 향기가 아니라 하얀 꽃에서 뿜어져 나오는 형언할 수 없는 내음이 아닐까 싶다.

지금 제주는 하얀 감귤 꽃의 향기가 섬 전체를 싸안고 있다. (왜, 제주에는 감귤 꽃을 매개로한 이벤트는 없을까?)

그러나 농심은 걱정으로 타들어가고 있다. 지난 겨울 한파 피해로 감귤 꽃 개화가 예전만 하지 못할 것 이라는 막연한 기대와 더불어 감귤가격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를 하고 있었던 것도 농촌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감귤산업에 대한 기대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리라.

내륙지방에서는 모내기가 시작됐다.

당연히 가을 추수걷이 할 때 풍작을 기대하면서 이양기로 월령가를 부르면서 힘듦과 고단함을 이겨내고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언제부터인가 지역적으로 특화돼 있는 작물이 풍작을 하게되면 풍악을 올리고 배를 두드리면서 즐거워하는 풍경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가격폭락과 산지폐기를 걱정해야 하는 웃지 못 할 상황들이 연출되는 것이다. 제주도도 예외는 아니다.

감귤원을 쉽게 보지 못했던 여행객들에게는 과수원마다 감귤 잎보다 더 많은 하얀 감귤 꽃과 향기를 순간순간을 포착하면서 탄성을 지른다. 하지만 농가에서는 다가오는 수확기가 걱정이다.

은근한 기대가 무너지고 가격 폭락에 따른 산지폐기가 또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이 앞서기 때문이다. 언제면 이런 악순환이 사라질까?

행정당국과 생산자단체, 농업인단체들이 오래전부터 임기응변식 대책들을 강구해 보지만 실현가능한 장기 로드맵은 눈을 씻고서도 찾을 수 없다.

지난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는 황금 연휴에 우리 도는 이미 입도 방문객이 지난 8일 기준으로 500만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전년 동기대비 14.8%나 증가했다고 하니 조금만 여유가 있고 일탈을 즐기기 위한 힐링객들이 ‘제주로 제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1360여 만명(내·외국인)이 제주를 찾아 관광 제주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하지만 관광 수입과 관련한 수혜율은 과연 어떻게 해석 될까.

불과 30년 전만해도 제주의 감귤산업의 부가가치와 관광산업의 부가가치는 약 1400억원대의 비슷한 매출을 보였으나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가점으로 그동안 제주지역 경제를 떠받치고 있던 산업 형태는 급격히 기울기 시작한다. 도시 소비자들의 소비성향이 많은 변화를 보여왔던 것이다.

이제 감귤산업의 부가가치는 약 6700억원(단순 절대 비교로는 5배가 조금 넘는 양적 성장을 보여줬다)이다. 반면 관광산업은 50배의 성장으로 7조원에 달하는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답은 여기에 있었다. 이제 우리 농촌이 가야 할 방향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 농어촌공동체가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고 거북이걸음을 할 때 관광과 관련한 산업 또는 공동체는 토끼보다 훨씬 빠른 발걸음으로 미래를 대처하고 있었던 것이다.

2014년 무려 8370만명의 해외 관광객이 세계 관광 1위 국가인 프랑스를 찾았다. 그들 중 약 37%인 3000만명 이상이 농산어촌을 찾아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했다. 그리고 이들이 그 댓가로 지불한 금액은 프랑스의 제1산업인 농업과 관련한 총 매출의 50%를 차지했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프랑스 관광 총 매출의 20%를 농촌관광이 차지한다는 것이다. 이제 농촌체험관광을 시작한지 10여 년 밖에 안 된, 제주 농촌의 입장에서는 경이로울 뿐이다. 제주의 농업·농촌과 관광산업이 상생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라는 분명한 명제가 정립되는 것이다.

이제 입도 관광객 2000만명 시대는 접근 인프라만 갖춰진다면 머지않아 우리 눈 앞에 펼쳐질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생명산업인 감귤산업, 더 나아가서 1차산업의 붕괴가 예견됨에도 방치한다는 것은 동시대를 살고 있는 행정당국과 우리 모두가 후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짓고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다행히 이제 각처에서 제주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한 논의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 다행스럽고, 고무적인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논의의 결론은 제주만의 역사와 문화, 생태 환경, 즉 농어촌의 상품들을 어떻게 여행 소비자들에게 쉽게 접근 시킬 수 있을까라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제주도의 농어촌에 투자하는 중앙정부, 지방정부의 지원방식을 전면 재검토하고 재정비해야 한다.

더더욱 중요한 것은 농촌체험관광이 제주도 전체 관광산업의 퀄리티를 높이는데 가장 핵심적인 콘텐츠라는 것을 행정당국과 농어촌 공동체 리더, 주민들이 공감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풀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행정당국의 잦은 인사로 정작 전문가가 돼야 할 행정 전문 인력의 부족과 사업 유치에만 급급한 마을 공동체, 뻔히 보이는 사업임에도 예산의 당해년도 집행이라는 양날의 칼을 어떻게 유지·관리할 것인가는 우리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아직은 늦지 않았다. 가장 제주다움을 어떻게 유지·보전하며 그것을 가치있는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또 각 분야별 넘침과 부족함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등의 분명한 로드맵이 설정이 된다면 제주도의 관광산업은 농업·농촌이라는 기틀 아래 품격높은 상품으로 재탄생 될 것이다. 그리고 여행객들은 이 품격높은 상품을 충분한 댓가를 지불하며 즐기게 될 것이다.

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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