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산물이 귀중한 자원이 되는 시대를 기대하며
해양수산부산물이 귀중한 자원이 되는 시대를 기대하며
  • 뉴제주일보
  • 승인 2022.06.0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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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유진 제주대 수산생명의학전공 교수·논설위원

요즘은 환경이라는 단어를 빼고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 됐다. 최근 기업들의 경영 조차도 ESG경영을 강조하며 ESG를 추구하는 기업에만 투자하는 비중이 점점 늘고 있다. ESG란 Environmental(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의 앞 글자를 딴 약자로, 기업의 비(非)재무적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을 의미하는데, 기업은 ESG를 추구함으로써 기업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개선한다는 실증론적 기준으로 2005년 처음 등장해 지금은 보편화되고 있다. 여기에서도 첫 번째가 바로 환경인 것이다.

환경에는 기후변화와 탄소배출, 수질과 대기오염, 물부족 등과 더불어 폐기물관리가 포함돼 있다. 전통적으로 해양수산자원을 어획 및 양식생산하고, 가공판매하면서 다양한 해양수산 폐기물 혹은 부산물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것을 제대로 관리해 자원재순환화하지 않을 경우 환경의 지속가능성은 점차 멀어지게 돼 있다.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해양수산부산물을 재순환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연구와 산업화를 체계적으로 진행해 왔다. 아이슬란드의 경우 어류가공시 발생하는 부산물의 80% 이상을 재순환해 사용하도록 법규로 정해놓고 의무화했으며, 이를 통해 관련 산업계 규모는 25년간 약 3000%나 증가했고, 직간접적인 일자리 창출 700개 이상, 관련 스타트업 기업도 70개나 생겨나면서 연간 가치가 약 5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대표적인 해양수산부산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범사례 국가가 됐다.

국내에서는 해양수산물을 어획하면서 약 40만t, 양식업에서 38만t 그리고 수산가공업에서 6800t의 해양수산부산물을 발생시키고 있다. 해양수산부산물은 양질의 단백질은 물론 오메가지방산과 기능성 식이섬유, 다양한 폴리페놀성분의 파이토케미컬 등을 함유하고 있어 바이오자원으로서 가치가 매우 높다. 콜라겐 단백질의 경우 예전에는 육상동물 유래의 것을 많이 사용해 왔으나 요즘에는 해양수산동물에서 추출한 것을 고품질원료로 비중 있게 사용되고 있다. 어류유래 콜라겐 원료의 수입현황을 보면 2018년 16건인데 비해 2020년에는 483건으로 급증한 것으로만 봐도 국내 해양수산부산물을 재순환해 이용할 경우 매우 높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최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주연구소 강도형 소장팀은 2022년도 해양수산부 연구개발사업으로 ‘해양수산부산물의 바이오소재화 기술개발’을 수주해 향후 6년간 정부지원금 300억원과 민간부담금을 포함 총 연구개발비 327억8000만원의 예산으로 건강기능성식품원료 4건 등록, 의약원료 5건, 화장품원료 3건을 포함한 ▲국내외특허출원 및 등록 ▲기업에서의 산업적 활용을 위한 기술 이전 ▲저명한 과학기술지에 논문게재 ▲원료 및 제품생산의 규격화와 표준화 달성 등 다양하고 가치 있는 연구성과를 목표로 제시하고 올해부터 기술개발에 착수하게 됐다. 이 사업을 위해 제주대학교 등 총 20개의 연구기관에서 약 170여 명의 교수, 연구원, 대학원생들이 참여한다.

이 거대한 국가연구개발사업에서 주관기관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주연구소로, 전국적으로 지차체와 연구기관이 협력기관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연구개발을 진행하게 됐다. 특히 제주도를 중심으로 해양수산의 거점지자체인 부산시, 경상남도, 전라남도를 비롯해 충청남도와 강원도, 인천시 등 연안을 끼고 있는 거의 모든 지자체와 함께 ‘해양수산부산물의 바이오자원화’를 위해 제도화하는데 협력해 나갈 것이지만, 무엇보다 이들 지자체의 높은 관심과 행정적인 도움 없이는 사업의 성공을 담보할 수가 없기 때문에 지자체와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경제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나, 환경과 경제를 함께 고민하면서 폐기물이나 부산물을 선진국수준으로 관리해 또 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할 때이다. 따라서 해양수산부산물을 폐기물이 아닌 생명자원으로 그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해양수산인과 관련 연구자들의 책임이자 의무인 것이다. 향후 연구개발사업이 성공적으로 완수되고 나면 해양수산부산물이 귀중한 생명자원으로서 그 가치를 발휘할 것으로 확신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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