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은 자원봉사 일감마저 빼앗아 갔다. 1365 자원봉사 포털에 따르면 자원봉사 참여 인원은 코로나19 이전 420만명에서 이후 220만명으로 절반 수준이나 줄어들었음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자원봉사 손길을 결코 멈춰서는 아니 될 사회복지시설, 무료급식소, 홀로 사는 어르신 돌봄서비스마저 ‘멈춤’ 현상에 의해 힘겨운 일상과 소외감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비대면 자원봉사활동의 하나인 ‘플로깅’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플로깅은 스웨덴 중부의 한 환경운동가로부터 스톡홀름 시내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봉투를 들고 다니며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고, 이런 활동을 다른 사람과 함께 하기 위하여 만든 웹사이트의 명칭을 ‘줍다’를 뜻하는 스웨덴어 ‘plocka upp’과 조깅을 뜻하는 스웨덴어 ‘jogga’를 조합하여 ‘플로가’(plogga)라고 붙였다.
이 활동은 곧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구성하는 이웃 나라인 노르웨이와 핀란드를 거쳐 유럽의 여러 나라로 확산되었는데,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의 알리칸테시에서 이 활동을 전국적인 환경보호 운동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만든 단체인 ‘플로깅 혁명’(Plogging Rrevolution)이 계기가 되어 ‘플로깅’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플로깅은 이후 순식간에 영국과 미국 등 여러 나라로 확산되었으며,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전국적인 열풍을 타고 알려지기 시작했다.
플로깅의 매력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참가자는 하나의 올레길을 선택하여 걷거나 고즈넉한 산책길도 무방하며 혼자든 여럿이든 시간과 장소, 인원의 제약 없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첫째 매력이다. 또한 걷거나 조깅을 하면서 건강을 챙길 수 있고, 쓰레기를 주우면서 환경보호에 앞장설 수 있으며, 투입 시간에 따라 자원봉사활동 시간도 부여받을 수 있어 그야말로 일석삼조의 매력이 있다.
서귀포시자원봉사센터는 비대면 자원봉사의 일감이 절실한 작금, 이 운동을 범시민운동으로 확산시키고자 건강은 더하고(+), 쓰레기는 줄이며(-), 봉사는 나눔(÷)을 부제로 정하여 매월 첫째 주 토요일은 산하 모다드렁봉사단, 가족자원봉사단 등 전문봉사단을 투입하는 한편 셋째 주 토요일은 범시민 참여의 날로 정하여 산하 800여 단체의 회원들과 일반 시민들의 참여로 이 운동을 대대적으로 확산시켜나갈 계획이다.
이 운동에 참여하고자 하는 시민들께서는 출발지점의 가까운 읍·면사무소 및 동 주민센터를 방문하여 종량제 봉투나 재활용 수거전용 일반비닐 봉지를 도움받아 실천할 수도 있고, 서귀포시자원봉사센터의 홈페이지를 통하여 신청한 후 함께 참여할 수도 있다. 이 경우에도 출발지점(서귀포시청 1청사)에서 안내 설명만 있을 뿐, 실제 참여코스는 한꺼번에 몰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각자 나뉘어 활동한다는 점을 유의하여야 한다.
지난 몇 주간 필자는 하영올레를 중심으로 이 운동을 전개해 왔는데, 실제 참여해 보니 거리 곳곳에 생각만큼 쓰레기가 많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환경미화원들의 정성과 수고에 찬사를 보내며 정말 서귀포의 거리가 새삼 깨끗하다는 생각을 지을 수 없었지만, 쓰레기를 줍는다는 일념(?)으로 사람의 눈길에서 벗어난 풀숲 등에서 묻히어진 쓰레기를 찾아냈다.
특히 준비해간 종량제 봉투나 재활용 비닐봉지가 금세 넘칠 경우 플라스틱류는 찌그린 후 부피를 줄이거나 곳곳에 설치된 재활용집하장에서 1차 분리수거를 마치고 다음 코스로 이동하는 방식을 이용한다면 알뜰하게 펼칠 수 있으리라 경험을 밝혀두면서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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