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大盜)
대도(大盜)
  • 부영주 주필·편집인/부사장
  • 승인 2022.02.2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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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제일 상금을 많이 주는 상은 2006년 제정된 ‘이브라힘’상이다. 

노벨상(140만 달러정도)보다 4~5배 정도나 된다. 

수상자에겐 50만달러씩 10년간 총 500만 달러(약 60억원)를 준다.

이 뿐만 아니다. 이후 죽을 때까지 매해 20만 달러를 지급한다. 

자격 요건은 이렇다. 

합법적 선거로 뽑힌 아프리카 대통령일 것, 임기가 끝난 뒤 곱게 물러났을 것, 무엇보다 재임 중 부정부패 혐의가 없을 것. 즉, 집권중 부정부패를 저질러 퇴임후 법정에 서는 대통령은 안 된단 얘기다.

매해 선정위원들이 이 상을 받을 대상자를 찾는데 모래밭에서 바늘 찾듯 힘들다고 한다.

이 상은 “평생 먹고 살 돈 대줄 테니 제발 부정부패만 저지르지 말라”는 취지라고 한다.

아프리카 국내총생산(GDP)의 무려 4분의 1을 정치인·관료들이 도둑질해 먹는다니 그럴 만도 하다. 
 
▼정치인들의 도둑질은 아프리카에 국한된 건 아니다. 아시아권도 마찬가지다.

독일의 비정부기구인 국제 투명성기구가 발표한 부패 정치인들의 명단을 보면 대부분 아프리카와 아시아권 정치인들이다.

오죽하면 세계은행(IBRD)에 이런 농담이 있을까.

아프리카의 장관이 아시아의 한 장관 집에 초대받았다. 집이 상당히 호화로워 물었다.

“당신 봉급으로 어떻게 이런 집에 살 수 있습니까” 

그러자 아시아 장관은 아프리카 장관을 창가로 불러냈다.

“저기 다리가 보이죠?” “예, 보이는군요”그러자 아시아 장관은 말했다. “10%.” 그 다리 건설비의 10%를 먹었다는 것이다.

1년 후 그 아시아 장관은 아프리카 장관 나라에 초청받아 그의 집에 초대됐다. 그의 집은 더욱 화려했다.

“아니 당신 월급으로 이런 집에 살 수 있습니까?” 

그러자 아프리카 장관은 아시아 장관을 창가로 불렀다.

“저기 다리가 보입니까” 아시아 장관이 아무리 봐도 다리는 없었다. “다리가 안보이는데요”

그러자 아프리카장관이 말했다.

“100%”

그는 다리 건설비를 통째 먹어버린 것이다.

▼세계은행 직원들의 농담은 아프리카 아시아권에 돈을 대출해주면 그 나라 정치인들이 도둑질해먹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도둑은 좀도둑이다.

장자(莊子) ‘거협’편에 “갈고리를 훔친 자는 형벌을 받고 나라를 훔친 자는 제후가 된다”는 말이 나온다. 

갈고리(鉤)는 혁대 끝을 끼우는 쇠로 만든 단추로, 하찮은 물건이다. 이런 걸 훔치는 좀도둑과 달리 ‘큰 도적’, 즉 대도(大盜)는 나라를 훔친다는 의미다.

사실 우리 현실도 이런 글을 속 편히 이런 쓸 처지가 아니다. 

새록새록 드러나는 우리 정치의 부패상에 기가 막히는 요즈음이다. 

10%, 100%, 아니라 1%도 못먹는 사람만 억울하다.

선거판도 아수라장이 됐다

▼그제(18일) 용인시에서 ‘대도’ 조세형이 도둑질하다가 붙잡혔다. 

이번이 17번째라고 한다.

1970~80년대엔 비록 도둑이지만 부유층 집만 골라서 도둑질을 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준다는 소문에 ‘대도’로 영웅시됐던 그다.

‘대도’ 뉴스에 대도무문(大道無門)이란 말을 바꿔서 쓴 대도무문(大盜無門)라는 말이 다시 회자됐다.

“큰 도둑놈 가는 길에는 문이 필요없다...”

무슨 말이냐 하면 소도(小盜)는 남의 집 문을 뜯어서 들어가거나, 문의 열쇠를 따서 들어가는 데 ‘대도’는 이런 거 다 필요없이 거침없이 당당히 들어가 훔친다는 것이다.

도둑놈을 알아보는 것은 도둑이 최고라고 하니까.

조세형을 불러다가 이 정치판에 누가 도둑놈인지 가려달라고 하면 어떨까.

그러면 혹시 일본까지 원정을 해서 일본말도 배웠다는 조세형이 “민나도로보 데쓰∼”(모두가 도둑놈이다) 할건가.

부영주 주필·편집인/부사장  boo4960@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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