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지까지 점령한 떼까마귀…시민 불편 가중
도심지까지 점령한 떼까마귀…시민 불편 가중
  • 고경호 기자
  • 승인 2022.02.2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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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연동에 출몰한 떼까마귀 무리의 모습. 사진=임창덕 기자
제주시 연동에 출몰한 떼까마귀 무리의 모습. 사진=임창덕 기자

매년 겨울마다 제주를 찾는 ‘불청객’ 떼까마귀가 도심지역에도 출몰하면서 각종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

제주시가 떼까마귀를 포획하기 위해 ‘유해 야생동물 대리포획단’(이하 포획단)을 가동하고 있지만 퇴치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겨울 철새인 떼까마귀는 시베리아와 몽골 등 유라시아 북부지역에서 번식하다 겨울이 되면 남쪽으로 내려와 한 계절을 보낸다.

떼까마귀의 대표적인 남하 지역 중 한 곳은 바로 제주다.

매년 11월부터 2월 사이 우도 지역에 집중적으로 출몰하는 떼까마귀 무리는 갓 파종을 마친 쪽파 등 농작물의 씨앗을 파먹으면서 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떼까마귀의 출몰 지역이 제주시내 도심지역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실제 제주시 연동 신시가지입구 사거리부터 제주한라대를 잇는 ‘과원로’ 일대에 떼까마귀가 출몰해 하늘을 뒤덮고 있다는 시민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도심 한가운데 출몰한 떼까마귀 수천마리가 전선에 앉아 휴식을 취하면서 그 아래 도로와 주·정차 중인 차량 위로 배설물이 쌓이는 등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주변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떼까마귀들이 무리지어 날아다니는 모습도 흉측하지만 배설물이 도로 곳곳을 뒤덮어 걸어 다니기 힘들 정도”라며 “차 천장과 유리창에도 떼까마귀 배설물이 눌러 붙어 위생적으로도 상당히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제주시는 떼까마귀로 인한 농작물 피해와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년 포획단을 구성해 가동하고 있지만 성과는 미비하다.

포획단이 총기를 이용해 포획할 때는 떼까마귀들이 일시적으로 사라지지만 포획단이 철수하고 나면 또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도심지역에서는 총기 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총소리를 틀어놓고 떼까마귀를 쫓아내는 방법 역시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소음 공해가 될 수 있어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제주시는 지난해 까치와 까마귀 등 유해야생동물 203마리를 포획했으며, 지난 17일 우도에 포획단을 투입해 떼까마귀 257마리를 포획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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