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숙 선생의 교육정신, 브룬디에도 전할게요"
"최정숙 선생의 교육정신, 브룬디에도 전할게요"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2.02.20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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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룬디 최정숙여고 졸업 제주 유학생 인터뷰
제주대에서 한국어 수학 후 제주관광대에서 조리 전공
입학 후 제주 유학이란 같은 꿈 꾼 '절친'
"제주에서 배운 많은 걸 브룬디로 돌아가 전할 것"
제주에 유학 와 한국어와 조리 기술 등을 익히고 있는 다이사바 테디안(왼쪽)과 시자 신씨아. 향후 이들은 브룬디로 돌아가 최정숙여성센터에 배운 기술을 전수하게 된다.

“가난한 사람을 보면 돕고 싶었지만 방법을 몰랐죠. 하지만 교육의 힘은 저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단 걸 깨닫게 했어요. 한국에서 배운 많은 걸 브룬디로 돌아가 전할 겁니다.”

아프리카 브룬디에서 제주 출신 국내 1호 여성 교육감 고(故) 최정숙 선생의 교육 정신을 이어 받은 여성 인재 두 명이 제주에 입도해 꿈을 펼쳐나가고 있다.

지난해 9월 입도한 시자 신씨아와 다이사바 테디안은 도내 비영리단체 최정숙을기리는모임(회장 현은자) 후원으로 아프리카 브룬디 땅에 세워진 국립 최정숙여고의 첫 졸업생이다.

가족이 10명 이상인 두 학생 모두 여성 형제 중 처음으로 대학에 진학한다.

서로 다른 마을에 살았지만 최정숙여고에서 만나 기숙하며 한국 유학이란 같은 꿈을 꿨던 절친한 사이다.

입도 후 6개월 간 제주대학교 한국어 과정 연수를 마친 이들은 다음 달부터 제주관광대 관광호텔조리과에 입학해 제빵 기술을 익힌다.

이후 본국으로 돌아가 향후 최기모가 브룬디 여성을 위해 세울 최정숙여성센터에 제빵, 컴퓨터, 양재 기술 등을 전수한다.

본지는 지난 18일 제주관광대학교에서 이들을 만났다.

고교시절 브룬디에서 경험한 제주 여성교육에 대해 학생회장이던 신씨아는 “최정숙여고 근처에 살며 학교가 동네 사람들에 의해 지어지는 과정을 모두 지켜봤다. 2018년 준공식 때 가족과 모두가 구경 가 기뻐했고, 저도 이 학교를 다니길 바랐다. 어머니는 일 하지 말고 공부에만 집중하도록 통학이 아닌 기숙사에 가라고 말씀하셨다”며 “어릴 적부터 가난한 사람을 돕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배움의 기회로 저도 브룬디의 가난한 여성을 도와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정숙여고 1기 졸업생(51명) 전원이 대학 자격 시험에 합격하는 영예를 안았다.

현지 대학 입학 등 많은 선택권 중에서도 제주행을 택한 이유로 성적 우수생이던 테디안은 “최정숙여고에 입학하고 한국에 갈 연수생을 뽑는다는 걸 들 들었다. 외국에서 공부할 기회에 관심이 많아 열심히 공부해 한국에 가고 싶었다”며 “제주 도착 후 6개월 간 한국어를 배웠다. 한국문화도 가르쳐줘 윷놀이 같은 여러 한국 놀이를 배웠다. 제주 가정에서 머물며 느낀 한국의 친절함과 편안함도 좋다. 한국에서 많이 배운 걸 브룬디로 돌아가 친구들에게 만들어주고, 가르쳐줄 것”이라고 밝혔다.

신씨아와 테디안은 다가오는 제주와 고국에서의 계획에 대해 “제주관광대에 다니며 제빵과 바리스타, 요리 등의 기술을 익힌다. 한국에서 제빵 분야 기술 자격증을 따는 게 목표”라며 “향후 고국에 돌아가 현지 여성을 위한 여성센터에 우리 친구들과 후배들, 가난한 여성들,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결혼해버린 여성들에게 기술을 알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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