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요 즐겁게 노래하는 이 시간/노래는 아주 멋진 세상 만들고 있죠/즐거운 멜로디와 아름다운 하모니로/우리가 꿈꾸는 세상 만들고 있죠(동요 ‘노래가 만든 세상’ 중)”
마지막 순간에 제주 어린이는 ‘희망’을 노래했다.
1961년 창단해 60년 이상의 역사를 이어온 KBS제주어린이합창단이 지난 19일 오후 4시 화목원 별관에서 졸업콘서트를 끝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이날 김훈 지휘자의 지휘로 어린이 단원 22명의 목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자가 격리로 1명의 단원은 공연 시작 전 짧은 노래 영상으로 대체됐다.
1부 무대에서 크림색 저고리에 분홍빛 치마를 입은 소녀들과 같은색 저고리, 푸른 빛 바지를 입은 한복의 어린이들이 등장해 관객을 중심으로 원형으로 섰다.
이들은 ‘소녀의 꿈’을 부르며 현재 자신을 막아서는 게 있어도 힘을 합치면 해낼 수 있다는 곡을 촛불을 든 채 노래했다. 2층에 소년이 노래를 부르며 무대 활용도를 높였다.
이후 샌드아트로 시작된 ‘다시 일어나요’는 아파하고, 눈물 흘리던 시간이 가고 다시 힘을 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 노래했다.
2부 공연에서는 협주를 맡은 SJ앙상블이 사랑의 인사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중 지금 이 순간을 연주하면서 현악 4중주의 매력을 선보였다.
3부 공연부터는 분홍빛 단복으로 갈아입은 어린이 단원들이 사랑스런 율동을 가미해 노래의 선한 영향력을 노래했다.
즐겁게 노래하는 이 시간 세상이 변화됐음을 말하는 ‘노래가 만든 세상’부터 혼자 고민하지 말고 주위를 둘러보면 친구가 있다고 말하는 ‘다 잘될 거야’ 등이 공개됐다.
이후 단원들을 지도한 스태프 중 지역 성악가인 김훈, 권효은, 박선영씨가 나와 홀로 빛으로 들어가야 하는 순간 반드시 이겨낼 거라고 말하는 ‘Because We Believe’를 불렀다.
이후 어린이 단원과 스태프들이 함께 ‘Why We Sing’을 통해 우리가 노래하는 이유에 대해 말했다.
한편 KBS제주어린이합창단은 KBS본사의 재정악화 등을 이유로 해단된다.
도내 어린이합창의 구심점이 없는 가운데 지역 어린이를 문화 시민으로 길러내는 투자인 공립 소년소녀합창단 설립에 대한 요구도 가팔라지고 있다.
현재 공립 소년소녀합창단이 없는 지역은 제주와 새종 뿐이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