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학교 54대총학생회(회장 양우석)·53대총학생회(회장 현경준)는 17일 제주대 인문대학 1호관 앞 진앙터에서 고(故) 양용찬 열사 기림비 제막식을 거행했다.
양 열사는 1991년 제주도개발특별법 제정에 반대, 제2차 제주도종합개발계획 폐기 구호를 외치며 분신했다.
1985년 제주대 인문대학 사학과에 입학한 그는 휴학 후 군 복무를 마치고 서귀포나라사랑청년회에 가입해 농산물 수입 반대 등 지역사회 운동에 헌신했다.
이날 제막식을 주최한 양우석 54대총학생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제주지역 생존과 자주성의 수호를 위해 온몸을 불꽃처럼 태우시면서 후배들에게 목소리를 외칠 수 있는 용기를 일깨워주신 양용찬 선배님에게 존경과 추모의 마음을 바치겠다”며 “선배님의 숭고한 정신을 깊이 새겨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유족 대표로 행사에 참석한 형 양용호씨는 “30년 동안 가족들은 ‘양용찬이 내 동생이다, 내 형이다, 내 오빠다’라는 말을 꺼내는 데 움츠러든게 사실”이라며 “오늘을 계기로 ‘양용찬이 내 가족’이라는 말을 떳떳하게 할 수 있게 됐다. 기림비 제막에 애써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고 말했다.
한편 양 열사는 지난해 12월 28일 제주대로부터 명예졸업증서를 받은 바 있다.
김동건 기자 kdg@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