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나는 인재-기업 '선순환 구조'…"공무원·대기업만이 답 아냐"
탐나는 인재-기업 '선순환 구조'…"공무원·대기업만이 답 아냐"
  • 현대성 기자
  • 승인 2021.11.28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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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더큰내일센터 개소 2년 성과와 미래 (2)
지역 사회 인재, 기업 실무 참여로 높은 만족도
참여 기업도 조직에 활력되는 인재 확보에 반색
"중요한 것은 '적성 찾기'…취업시장 시야 넓혀야"

제주더큰내일센터(내일센터)가 지역 사회 내 일자리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참가자인 ‘탐나는 인재’는 물론 참여 기업인 ‘탐나는 기업’들도 프로그램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더큰내일센터는 취업시장에 대한 막연한 인식과 공무원·공기업·대기업 등으로 발생하는 쏠림 현상을 바꿔놓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본지가 만난 더큰내일센터 출신 인재들은 “내일센터의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취업 시장에 대한 시야가 넓어졌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초등학교 6년부터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교 4년까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 하는지 몰랐던’ 인재들은 내일센터의 프로젝트를 만나 자기 자신을 알아가게 됐다.

탐나는 인재를 받은 ‘탐나는 기업’ 또한 내일센터의 프로젝트를 통해 조직에 활력을 줄 수 있는 젊은 인재를 수혈하게 되면서 대체로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막연하게 공무원 시험 준비…“내게 맞는 일 찾아”

‘탐나는 인재’ 1기 수료생인 이하림씨가 실습·인턴 프로그램을 거쳐 입사한 기업 ‘제우스’에서 홍보 제품을 들어보이고 있다.

“공무원 시험을 오래 준비 했어요. 대안이 없었죠. 그때는….”

내일센터 ‘탐나는 인재’ 1기 수료생인 이하림씨(32)는 흔한 ‘공시생’이었다.

대학교를 다니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대학을 휴학하고 서울에 올라가서 공무원 시험에 올인했고, 다시 제주에 내려와선 아르바이트 등을 병행하며 공무원 시험에 매달렸다.

“제 친구들이 대부분 이과에요. 대부분 간호사나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죠. 저에게도 선택지는 두 개뿐이었어요. 공무원이 좋아서 공무원 준비를 했던 게 아니라 그냥 다들 하니까 저도 하게 됐죠.”

하지만 속속 합격 소식을 전해오는 주변 친구들과 달리 이씨에게는 3년이 지나도록 기쁨이 찾아오지 않았다.

이씨를 안쓰럽게 본 아버지가 내일센터 지원을 권유했다. 그의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찾아왔다.

“처음 내일센터 면접에서 ‘너 뭐 하고 싶어?’ 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잘 모르겠다고 하면 안 뽑힐 거 같은 거에요. 그래서 제가 농학과니까 제주도에서 1차산업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고 싶다고 했죠. 그래서 농업회사법인을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씨는 내일센터에서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2단계 실습 프로그램을 통해 현재 직장인 ‘제우스’를 만났다. 프로그램 3단계인 6개월 인턴 프로그램을 거쳐 정규직이 된 지 1년. 이제 제우스에서 그는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성장하고 있다. 제우스의 복합건조기술로 생산하는 프리미엄 건조과일 스낵 브랜드 ‘별애별참’을 알리는 게 그의 주 업무다.

“2단계 실습 과정에선 주 3일만 출근을 하게 되니까 제가 맡을 업무가 없었어요. 그런데 3단계 인턴을 하게 되면서 제게 주어지는 업무가 생겼고, 그것들이 실현되는 과정을 보면서 자신감이 생겼죠. 업무들이 잘 진행되다 보니 제게 주어지는 과제들도 점점 많아졌고, 무엇인가 이뤄지다 보니 저도 만족하면서 일을 하고 있어요.”

내일센터를 만나 직업 세계에 대한 시야가 넓어졌다는 이씨는 다른 이들에게도 프로그램에 참여할 것을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아울러 현재 취업시장에 남아있는 후배들에게 중소기업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조언도 남겼다.

이씨는 “결국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 저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지만 제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았고, 만족하면서 근무하고 있다”며 “내일센터에서 같이 생활했던 친구들 중 창업한 친구도 있고, 서울의 작은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친구도 있다. 사람이 전부 다 다르지 않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만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부 잘했지만…“대학 4년 배운 것보다 값져”

‘탐나는 인재’ 2기로 참여한 손주영씨가 실습 프로젝트를 통해 인연을 맺고 입사한 제민신협에서 홍보·마케팅 업무를 맡아 꿈을 일궈나가고 있다.

“저희 학과에서 수석으로 졸업했어요. 그런데 제가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내일센터 ‘탐나는 인재’ 2기인 손주영씨(25)는 모범생이었지만 ‘꿈’이 없었다.

공부는 잘했지만, 말 그대로 학습능력만 뛰어났다. 관광개발학과를 1등으로 졸업했지만, 때마침 불어 닥친 코로나19 여파로 관광업계에는 손씨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그때 내일센터 공고가 눈에 들어왔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손씨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제가 센터에 들어가기 전엔 모든 주변 사람들이 공무원, 공기업이 최고라고 했어요. 어른들도 그랬고요. 저도 내일센터 면접 때 ‘너 뭐할 거야?’ 라는 질문에 관광협회 갈 거라고 답했죠.”

하지만 손씨는 “‘관광협회에 들어가서 무슨 일을 할 거냐’라는 면접관의 질문에 생각이 많아졌다”며 “제가 뭘 좋아하고, 뭘 잘 하는지 몰랐기 때문”이라고 돌아봤다.

자신의 재능과 직업적 선호 분야를 몰랐던 손씨가 찾은 적성은 홍보·마케팅이었다. 내일센터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구체적인 성과가 도출됐기 때문이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실제 기업 홍보와 마케팅에 적용되는 것이 손씨에게 희열로 다가왔다.

“2단계 주 3일 실습 때 제민신협과 매칭이 돼서 주 3일제 근무를 하게 됐어요. 그때 제민신협의 SNS를 만드는 것이 업무였죠. 상부에서는 밴드를 하자고 했는데, 저희는 MZ세대 공략을 위해 인스타그램을 해야 한다고 했어요. 그런 의견이 받아들여지고, 잘 진행이 되니까 성취감을 느꼈어요.”

손씨의 능력을 높게 산 제민신협은 프로젝트 도중 손씨를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손씨는 곧바로 내일센터에서 퇴소해 제민신협 기획관리부에서 새롭게 발견한 꿈을 일구고 있다.

손씨는 ‘조기 퇴소’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제주도 입장에선 손씨에게 지급해야 할 훈련 지원비를 아낀 셈이고, 기업은 내일센터를 통해 소개받은 우수 인재를 조기에 확보한 것이다.

손씨는 “내일센터를 6개월밖에 다니지 않았지만, 이곳에서 배운 것이 제가 대학교 4년 동안 배운 것보다 더욱 값지고 기억에 남는다. 프로그램이 정말 좋은 것 같다”며 “제민신협 상무님이나 다른 상사 분들도 내일센터를 통해 우수한 인재를 얻었다며 만족하고 계신다”고 전했다. <끝>

※ 이 기사는 제주경제통상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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