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동 예체능’
‘중앙동 예체능’
  • 뉴제주일보
  • 승인 2021.11.17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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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범 서귀포시중앙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장·논설위원

서귀포시 중앙동은 작년 11월에 국토부가 선정한 도시재생 지역으로 최종 선정되었다.

밤낮없이 열정적으로 공모에 임하여 네 번째 도전 끝에 이뤄낸 성과에 관계자 및 서귀포시 도시과 도시재생팀에게 여전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서귀포시 원도심의 유일한 도시재생 지역으로 선정된 사업명은 “중앙동 예체능”이다. 서귀포시 중앙동은 전형적인 구도심 지역이다. 신시가지 개발과 함께 젊은 층이 떠난 상권은 쇠퇴하였고

인구의 고령화와 유입인구의 감소는 지역의 공동화 현상으로 이어졌다. 인근 지역에 비해 주민들이 느끼는 박탈감도 상당하던 중에 중앙동은 향후 4년간 약 200억 원이 투입되는 도시재생의 기회를 갖게 되었다.

도시재생사업은  중장기적 계획의 수립과 지역의 현안을 직시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도시재생은 그 역사가 길지 않고 아직까지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없으며 도시재생에 관한 각자의 견해도 일치하지 않는다.

사회 불균형과 저성장에 대한 인지 및 원인을 규명하는 체계는 분야별로 상이함에도 공통적으로 도시개발 일변도 시절의 관성은 얼마간 남아 있다. 행정과 실무자들의 상당수 역시 개발의 전성기를 경험한 세대인 것도 사실이다. 또한 중앙 주도 방식의 대규모 사업에 익숙한 고령의 주민들에게 지역 주도의 소규모 사업의 효용과 의미를 알리고 설득하는 일 역시 아직은 생소한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처음 도시재생 사업을 마주하는 주민들이 사업 주체가 되어 스스로 생산하고 소비까지 이끌어내는 것은 얼핏 듣기에는 이상적이지만 현행 시장의 흐름을 놓고 보면 매우 어려운 일이다.

기획 책임자의 관점에서 경험한 몇 가지 불합리와 정부와 지역의 엇박자를 감수하면서도 포기할 수 없는 경로는 ‘문화재생- 예체능’ 이었다. 문화예술과 생활체육 그리고 적정기술을 통해 수많은 상상을 구현할 수 있다. 그 시작을 생활체육 동호회의 지원과 생활체육 대회의 활성화로 가닥을 잡았다. 즐길 거리가 없는 지역의 현실과 생활문화로 이어질만한 콘텐츠의 부재를 정확히 진단하고, 서귀포시 중앙동의 브랜드화를 위한 ‘예체능’ 거점 사업을 통해 외부 유입 인구를 증가시키고 그들이 먹고 마시고 즐기는 생활문화를 통한 소비가 지역민의 수혜로 돌아가게 하고자 한다. 엘리트 교육의 체계가 굳건한 한국 사회에서도 예술, 체육, 기능기술 분야에 관한 대중의 관심과 수요의 증가 추세는 고무적이다.

코로나로 모두가 움츠리는 시기가 지나면, 중앙동 생활체육의 각종 대회를 유치할 계획이다. 신설되는 중앙동 생활체육센터 외벽에는 정식규격의 인공암벽을 계획하고 있다. 체육대회와 각종 행사의 수요에 대비하고, 폭증하는 외부 활동을 감안하여 지역민들 스스로 행사와 대회 유치의 실무 경험을 갖춰 나가며, 소규모 행사는 지역 축제로 지역 대회는 전국 규모의 정규 대회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무교육을 통한 주민들의 역량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작은 버스킹 행사가 지역 대표 축제가 되고 대학교 동아리 대회가 국제 대회로 완성되는 그림의 활기찬 중앙동을 그려본다.

서귀포시 시민회관과 소방서가 철거된 자리에 문화광장이 조성될 예정이다. 그곳의 한 귀퉁이라도 작은 스포츠 활동이 움트는 공간이 조성되면 어떨까? 예를 들어 중문에서 서핑을 즐기는 젊은 활력이 모여 중앙동 광장의 스케이트보드 대회로 이어지는 흐름과 동선은 재생 차원에서 어떠한가? 그저 조용하고 관리가 힘든 광장은 제주시에도 이미 존재한다. 중앙동 예체능 브랜드는 도심 속 활기 넘치는 광장을 기대해 본다. ‘생활문화’로 이어지는 활동이 무엇보다 절실한 서귀포시 원도심 중앙동에서 도시재생의 활로를 찾을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지난 올림픽의 개최국 이웃나라는 도시재생 분야의 세계적 강국이다. 일본의 10대 소녀가 스케이트보드 금메달을 획득했고 한국의 10대 소녀는 스포츠클라이밍에서 선전했다. 문화광장 내 신축될 시민 복합 체육시설 및 예체능 거점공간과의 연계를 통하여 ‘중앙동 예체능’ 브랜드가 국민 모두에게 인식되길 기대한다. 변함없는 관심과 사명감을 보여주시는 공공건축가 및 서귀포 시청 관련 부서 공무원 그리고 지역구 김용범 의원께도 깊은 감사를 전한다. 다음에는 생활예술의 활성화와 중앙동에 신축 예정인 예술 거점 공간에 대한 소개를 이어가고자 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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