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제주서 소 그린 증언 多…기증 미술품 진일보 계기
이중섭 제주서 소 그린 증언 多…기증 미술품 진일보 계기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1.11.0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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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이중섭과 서귀포’에서 제언
서귀포시와 조선일보 주최
서귀포문화원 주관

서귀포가 국민화가 이중섭의 작품세계를 풍요롭게 했음이 다시금 확인됐다. 아울러 미술품 기증이 지역 내 미술관 생성, 시설 확충 등 진일보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됐다.

이는 지난 8일 오후 4시 서귀포칼호텔에서 서귀포시와 조선일보 주최, 서귀포문화원 주관으로 마련된 세미나 ‘이중섭과 서귀포’에서 제시됐다.

이날 기조발표를 맡은 전은자 이중섭미술관 학예사는 서귀포가 이중섭 미술에 미친 영향을 조명했다.

그는 “이중섭 가족은 서귀포 피난 시절 끼니를 해결하고자 바닷가로 나가 게를 잡아 반찬으로 삼았다. 이중섭은 게에게 미안해 이후 게를 소재로 한 그림을 많이 그렸고 서귀포를 떠난 이후에도 게는 마치 가족처럼 이중섭의 그림과 편지에 자주 등장한다"고 말했다.

전 학예사는 또 "흔히 이중섭 대표작으로 소를 많이 꼽는데, 서귀포의 자구리 해안 인근에서 이중섭이 소를 그리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증언이 여럿 있다. 이중섭이 서귀포를 떠난 지 2년여 만에 통영에서 그토록 힘차고 역동적인 소 그림을 완성할 수 있었던 건 일본 유학시절 미술해부학에 열중하며 골격습작을 되풀이 한 것과 서귀포에서 끊임없이 소 그림을 스케치했던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서귀포에서 이중섭의 흔적은 초상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중섭은 초상화를 그리는 걸 좋아하지 않았는 데, 서귀포 이웃 주민과 집주인의 간곡한 부탁을 받고 한국전쟁에서 사망한 세 사람의 작은 사진을 초상화로 그려줬다. 이중섭이 스스로의 원칙을 파기한 건 전사자의 초상화가 제사용으로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또 집주인 송태주에게는 서귀포를 떠나기 전 고마움의 표시로 그의 초상화를 그려줬다. 이중섭의 초상화는 사실상 서귀포에서만 볼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전 학예사는 “이번 삼성가 기증까지 합해 이중섭미술관 소장품은 모두 299점이 됐다. 이 가운데 이중섭 원화는 60점이다. 전체 소장품 중 86.6%가 기증으로 이뤄졌고, 이중섭 원화도 40%가 기증을 받은 것”이라며 “이중섭미술관은 2002년 미술품 기증으로 세워졌고, 올해 삼성가 기증으로 주변 부지를 활용해 미술관 시설을 넓이려는 새 계획이 나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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